“50년 불판이, 어느덧 70년 불판이 되었다. 불판 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대선 당일인 3월9일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고 노회찬 전 의원의 묘소를 찾은 심상정 당시 정의당 후보의 한숨.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던 노 전 의원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퇴장하십시오. 50년 동안 똑같은 판에다 삼겹살 구워 먹으면 고기가 시커메집니다. 판을 갈 때가 이제 왔습니다”라고 한 발언을 염두에 둔 말. 이날 심 후보의 20대 대선 최종 득표율은 2.37%. 우리는 언제쯤 새 불판을 달굴 수 있을까.
“주민들이 오랫동안 나를 무시해서 불을 질렀다.”
3월5일 새벽 강릉 옥계면에서 토치로 산불을 낸 60대 ㄱ씨가 경찰에 진술한 범행 동기. 이번 산불로 주택 140채와 산림 4000㏊(1210만 평)가 잿더미가 됐고, 그의 80대 노모는 아들이 지른 불을 피해 이동하다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안타깝게도 끝내 숨져.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전직 해군 대위 출신 유튜버 이근씨가 3월6일 의용군에 합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 하지만 대한민국 형법 제111조는 “외국에 대해 사전(국가 명령 없이 전투하는 행위)한 자는 1년 이상 유기 금고에 처한다”라고 규정. 외교부는 정부의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이씨를 여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그의 여권을 무효화하는 행정제재에 나서기로. 어떤 이는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전력이 있는 그에게 “이렇게 정의로운 사람이 예비군은 왜 안 갔나”라고 댓글 공격.
“동물들은 숨거나 도망칠 곳이 없다.”
3월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않고 동물들을 돌보고 있는 키릴로 트랜틴 키이우 동물원 원장이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 이곳에는 직원 50여 명과 그들의 가족 30여 명이 함께 머물며 코끼리, 기린, 사슴, 말, 원숭이 등을 돌보고 있어. 직원 중 한 명인 이반 립첸코 씨는 “동물들을 살리는 게 내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방식”이라고 말해.
“그런 차원에서 나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
“후보님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질문에 대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답변한 말. 이튿날 국민의힘은 해당 기사가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됐다”라며 페미니즘과 거리를 두려고 안간힘. 하필이면 이날은 3월8일 세계 여성의날.
“이들은 똑똑하고 교육받은 사람들이다. 우리가 알던 난민이 아니다.”
3월 초 키릴 페트코프 불가리아 총리가 기자들을 만나 한 말. 그는 “현재 난민의 물결을 두려워하는 유럽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라며 ‘유럽인 난민’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혀. 미국 NBC 뉴스 특파원인 켈리 코비엘라도 방송 중 “솔직히 이들은 시리아 난민이 아니라 이웃 우크라이나 난민이다. 이들은 기독교인이고 백인이며 폴란드에 사는 사람들과 매우 비슷하다”라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뭇매를 맞는 중. 모든 걸 잃은 사람들을 또다시 갈라치기하는 서글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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