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에 대한 20대 여성과 다른 집단의 생각은 크게 달랐다. 사진은 이화여자대학교.
​​​​ⓒ시사IN 신선영

지난 4·7 재보궐 선거 직후 정치권과 언론이 ‘20대 남자’에 주목할 때였습니다. 독자들로부터 20대 남자뿐 아니라 ‘20대 여자’에게도 관심을 기울여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시사IN〉이 제728호 커버스토리의 주제로 20대 여성을 채택한 계기입니다. 김은지·김다은 기자가 웹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 미국에서 여론·선거를 연구하고 있는 국승민 오클라호마대 교수 등과 함께 지난 수개월 동안 20대 여성 분석에 필요한 질문 238개를 만들어 18세 이상 남녀 2000명으로부터 응답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20대 여성들이 자신과 외부 세계(특히 20대 남자)를 어떻게 인식하고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새롭고 상세한 보고서가 준비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저는 기사를 읽으며 두 가지에 주목했습니다. 하나는 20대 여성 집단이 자신들을 ‘약자’로 여기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들 중 대다수는 교육과정은 물론 직장에서도 자신들의 능력이 또래 남성과 다르지 않거나 심지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녀 임금격차가 OECD에서 가장 심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것도 여러 국내외 연구 조사로 확인할 수 있는 현실입니다. 20대 여성들로서는 지금의 사회구조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다른 하나는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입니다. 지금도 페미니즘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무엇을 위한 싸움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싸움의 핵심적 시빗거리인 페미니즘에 대해 20대 여성과 다른 집단들의 생각이 너무 다릅니다. 대다수의 20대 여성들은 “소수의 극단적 주장”이 페미니즘으로 ‘과대 대표’되고 있다며 우려합니다. 성별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잡으려면 페미니즘의 정의(定意)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커버스토리를 직접 읽으면서 풍부한 응답 자료와 그 함의를 음미해보시기 바랍니다.

8월 중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입성했습니다. 유라시아는 물론 글로벌 차원의 세력관계를 뒤흔들 만한 대형 사건으로 아프간 주민들의 생명에 대한 직접적 위협과 인권 말살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 재미 언론인 양수연씨가 ‘미국 예외주의’를 화두로 2001년 10월의 아프간 침공 이후 완전 철군에 이르는 20년 동안 미국의 아프간 전쟁사를 짧고 이해하기 쉽게 서술해주었습니다. 국민대 정재원 교수는 탈레반이 앞으로 여성, 옛 정부 협력자, 소수민족, 주변 국가 등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이 무장 집단의 손익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시사IN〉도 앞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프간 상황을 취재하고 그 결과물을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기자명 이종태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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