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자 현상 이렇게 조사했다
  •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분석 전문위원·정치학 박사)
  • 호수 608
  • 승인 2019.05.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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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20대 남자 현상’ 시리즈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조사의 방법론에 대해서도 논쟁이 일어났다. 208개 질문을 포함한 패널 웹 조사의 무작위성과 대표성 문제, 측정오차와 관련한 다양한 문제 제기가 SNS를 통해 회자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타당한 것도 있고, 일부는 부정확한 정보나 편견에 기초한 논란도 있었다. 필자는 조사를 담당했던 기관의 협업 책임자였고, 실제 조사방법을 추천했던 당사자로서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생산적인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리라 보인다. 보다 공식적이고 전문적인 답변은, 한국리서치가 회사 차원에서 최근 2~3년간 자체적으로 진행한 다양한 웹 서베이 실험 결과를 발표할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좀 더 실증적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제공될 것이다. 


이번 조사의 방법론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이렇다. 20대와 다른 세대 간의 차이보다 20대 내부의 이질성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었고, 내용적으로 보면 20대 여성보다는 20대 남성의 특징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대 세부 분석을 위해 500명 규모의 샘플을 목표로 했다. 전체 성인 남녀 600명 조사에 20대만 400명을 추가하여 20대 500명을 포함하는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방법에 대한 문제 제기는 크게 두 차원으로 집약되는 듯하다. 첫째 조사방법으로서 웹 패널조사 방법의 신뢰성 문제, 둘째 분석 내용 중 관심이 집중된 소위 ‘반(反)페미니즘 지수’에 관한 것이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1. 방법론적 논점-대표성과 측정오차  
“웹 조사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먼저 웹 조사의 대표성과 응답의 신뢰성 문제이다(Roster et al. 2004; Cooper 2013). 웹 조사는, 전통적인 조사방법인 인터뷰어에 의한 전화조사 및 대면면접 조사방법이 위기(낮은 응답률, 커버리지 문제, 응답 복사 문제 등)를 맞으면서 대안이 되고 있다. 실제 생활에서 온라인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변화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부합하는 최적의 조사방법으로서, 미국과 유럽 학계 및 마케팅 영역을 중심으로 웹 서베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통적인 조사방법을 사용한 연구가 정체되고 있는 것과 달리 웹 서베이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웹 서베이는 아래와 같은 장점을 널리 인정받는다. △전화조사에 비해 많은 문항 포함 △컴퓨터처리기반 기술 적용 시 인터뷰어 코딩과정에서 발생하는 측정 오차 감소 △자기기입식 조사 특성상 높은 가성비 △국제 조사 및 실험 조사방법 적용 △상대적으로 짧은 조사 기간 △응답자 편의에 따라 조사 모드와 조사 시간 등의 조절이 가능함으로써 응답의 질 제고 △인터뷰어 조사 시 발생할 수 있는 거짓 응답 감소(Sarracino et al. 2017; 한국리서치 <2018 여론 속의 여론 통합본>) 등이다. 이번 조사는 탐색적 연구로서 많은 가설군을 포함해야 하는 상황 등을 고려하여 웹 조사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웹 조사는 적지 않은 문제와 한계점으로 논란이 되어 왔다. 첫째, 대표성 문제(representativeness), 둘째, 응답자 편의(selection bias)와 측정오차(measurement errors)로서 불성실 응답, 셋째, 웹 패널조사 시 응답자 오염 문제(panel contagion) 등으로 집약된다.
먼저, 대표성의 문제를 살펴보자. 그동안 웹 조사의 경우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에 따른 고령자 표본할당을 채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도 많은 온라인 조사들이 19~59세까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인구 고령화 현상을 고려하면 치명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필자도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재직 당시 이 문제에 대한 우려로 인해 과거 웹 조사 방식을 공공조사 부문에 채택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이 문제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와 조사 기관들의 노력을 통해 해결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 첫째, 온라인 액세스 패널 관리방안에서의 혁신이다. 한국리서치 역시 전체 온라인 조사에 활용할 수 있는 전체 패널 DB는 130만에 달하지만 인구학적 대표성을 갖는 액세스 패널 프레임 구축(응답자 비례할당 기준이 되는 성·연령·지역별 실제 전체 인구구성비에 근접하게), 기존의 대규모 인터넷 카페 등을 활용한 편의적인 패널 모집 위주에서 오프라인 및 무작위 조사 응답자 대상의 모집을 강화함으로써 패널 구축단계에서의 편의(bias)를 감소해왔다. 한국리서치는 이러한 기준으로 실제 웹 조사의 경우 44만의 액티브 패널군을 별도로 추려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 접촉을 진행해오고 있다. 또한 기존 연구결과를 보면 조사 응답률 제고에 인센티브가 중요하고 특히 상품권 형식보다 현금 지급 방식 효과가 두드러진다(Cooper 2011; Groves 2006). 한국리서치의 인센티브는 질문 난이도와 길이를 고려하여 현금 일괄 지급 방식을 채택하여 응답률 제고 및 대표성 확보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둘째, 무엇보다 최근 미디어 이용환경 변화에 조응한 조사 접촉 방식의 혁신을 통해 응답자 응답률 및 디지털 디바이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획기적인 개선이 있었다. 즉 고령자 층에서 모바일 사용이 급증한 데 착안해, 2017년부터 한국리서치 혁신연구센터(센터장:한우석 전무)와 온라인 조사 TF에서 웹 조사 접촉을 기존의 이메일이나 PC와 함께 모바일 접촉을 병행하는 ‘혼합 접촉 방식’ 서베이 실험을 진행했는데 고령자 응답률을 개선하는 효과가 뚜렷했다. 현재 한국리서치가 발표하는 <여론 속의 여론> 웹 조사만 하더라도 2017년 8~12월 매월 시범조사 결과를 통해 고령자 인구대표성 문제를 검증한 후 현재는 격주조사로 확대했다. 


셋째, 인구학적 대표성 외에 액세스 패널의 경우 자발적·비자발적 경로를 통해 한국리서치 조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패널이기에 응답자 편의(selection bias)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일반 무작위 조사와 이미 모집된 액세스 패널 조사 간에 체계적인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체 실험 조사나 기존 조사 결과를 비교한 결과 온라인 액세스 패널과 무작위 조사 결과 사이에 조사 주제에 따라 차이 여부가 결정된다. 즉 격주로 발표하는 한국리서치의 웹 조사의 경우 대통령 지지율에서 한국 갤럽조사와 오차범위 내에 결과들이 도출되고 있고, 대체로 정치사회적 태도와 선호에서는 유의할 만한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다만 응답자의 관여도나 질문의 규범성이 있는 문항에서는 적지 않은 차이가 발견된다. 관여도 차원에서는 웹 조사가 단점을 갖지만, 반대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응답의 편의를 줄이는 효과는 웹 조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Sarracino et al. 2017). 


넷째, 액세스 패널이 대규모라고는 하지만 반복적 조사로 인해 응답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학습되고 각성하는 응답 패널의 오염 문제, 이른바 ‘조사꾼’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리서치의 매월, 매년 조사 총량을 정해놓고 샘플링을 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대부분 액세스 패널을 활용한 웹 조사의 경우 마케팅 분야에서 주로 사용해왔고 이번 조사 같은 공공분야 태도 조사는 거의 활용하지는 않아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치사회 인식 분야에서 잦은 조사로 인한 응답자 오염 문제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앞으로 액세스 패널을 활용한 웹 조사 방법을 공공부문에 적용할 경우 이 분야에서도 표본을 오염시킬 가능성에는 대비해야 하며, 한국리서치는 현재 이를 고려한 새로운 웹 조사 방법론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역시 일정한 검증 과정이 끝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시사IN 조남진

2. 208문항에 이르는 방대한 조사 길이가 야기하는 문제-응답자 편의(selection bias)와 측정오차(measurement errors)가 발생할 가능성
“208문항을 한 번에 물어보면, 끝까지 응답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이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번 조사에서 방대한 가설들에 대한 검증을 위해 많은 문항을 포함했다는 점은 강점이나, 많은 문항 수는 응답자 처지에서 부담이다. 실제로 문항의 길이는 응답자가 불성실하게 같은 응답을 반복하거나, 문항별 응답시간이 짧거나(생각 안하고 답한다는 의미) 무응답 비율이 높아지는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강한 정치 성향을 가진 응답자들이나 ‘조사꾼’의 비율을 높이게 된다. 기사에서 이번 조사의 경우 “조사 요청을 보낸 사람은 1만2385명,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1303명이다. 이 중 303명이 중도에 조사를 포기했고 1000명이 최종 응답했다. 조사 요청 대비 응답 비율은 8.1%, 조사 참여자 대비 응답 비율은 76.7%다”라고 밝혔다. 


우선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애초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 1만1082명이 조사를 진행하다 포기한 사람이 아니라 애초에 발송한 조사 URL 자체를 열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 사람들은 조사 길이 효과와는 무관하다. 전화조사라면 전화는 걸렸으나 아예 받지 않은 사람들의 비율과 등치될 수 있다. 보통 한국에서 전화조사 응답률로 발표되는 것은 전화를 받은 사람 중 조사를 끝까지 진행한 사람 비율을 의미한다. 이 점에서 한국의 응답률은 전체 전화를 발송한 조사 요청자 기준이 아니라 전화를 받은 사람(참가자) 중 최종 응답자의 비율을 구한 것이다. 


조사 길이 효과는 조사 URL을 누르고 실제 조사를 진행했던 1303명 중에서 발생한 303명의 중도 탈락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조사 URL을 열었던 사람들 중 76.7%가 최종 조사를 완료한 결과(조사 협조율)는 어느 정도의 수치일까? 이번 조사보다 문항 수가 훨씬 적은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웹조사>의 경우 응답 협조율은 70~75%가량 되는 것과 견주어도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208개 문항이 전혀 부담이 아니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응답 피로도를 완화할 조치들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첫째, 총 변수 문항이 208개였지만 개별 문항의 구조를 보면 하나의 질문, 동일 척도(보통 리커트 척도)에 하위 질문 항목만 교체하면서 차례로 답하는 ‘그리드형(grid)’ 문항이 다수였고, 문항 하나가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싱글 문항’의 경우는 27문항에 불과하다. 그리드형 문항의 경우 비용 계산 시 일반 싱글 문항의 0.5개로 계산한다. 그렇게 보면 111개 조사 길이로 계산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다른 종합사회조사나 세계가치조사, 국내 각종 통일인식 조사에 비해 많은 편이라 할 수 없다. 


둘째, 실제로 응답을 봐도 20대에서 25.9%의 극단적 응답군이 발견된 것이, 전체 조사에서 응답 피로도에 따라 극단적인 응답자들만 남은 결과라는 가설을 세웠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이런 극단화 효과는 20대 여성이나, 다른 세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야 하지 않을까? 208개라는 질문지의 부담이 20대 남성에게만 작용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 복지성장에 대한 태도의 경우 20대 남성도 조사 내용에 따라 극단값의 비율이 1~2%에 불과한 문항도 많고, 20대 여성이나 다른 세대에 비해 극단적 응답값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조사 길이 때문에 20대 남성만 극단적 응답자만 많았다는 가설은 응답 결과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다.  


물론 그리드형 문항이 일반적인 단일 문항에 비해 피로도가 낮아 111개로 카운트한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적은 문항 수는 아니며, 반복형 그리드 문항의 경우 자칫 불성실하게 소위 같은 번호를 쭉 찍는(straight lining) 불성실 응답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팀에서는 우선 응답 척도의 방향을 수시로 바꾸어, 긍정에서 부정 진술 순서로 보기와 부정 진술에서 긍정 진술 순서로 보기를 계속 교체하는 질문지 구성을 했다. 한국리서치에서는 동일한 응답번호가 전체 문항의 일정 비율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웹 서베이 팀에 고지되고, 이 경우 서베이 실사팀에서 점검 후 불성실 응답이 아니라고 확인될 경우에 조사를 재개하는 이중 관리를 하고 있다. 


둘째, 문항 길이의 피로 효과를 상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센티브가 클수록, 현물이나 포인트 누적방식보다는 현금지금 방식이 응답률 제고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DeCamp and M. Manierre. 2016). 이번 조사의 경우 애초 예산과 달리 한국리서치 격주 웹 조사에서 지급하는 인센티브의 두 배를 인센티브로 제공한 것이 협조율을 크게 훼손하지 않은 요인으로 잠정 판단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번 조사에서 ‘반(反)페미니즘’ 신념형 20대 남성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16.7%로 나타났다.

3. 반페미니즘 정체성 지수의 타당성 문제
“페미니즘에 대한 다양한 정체성 군집을 분류해낸 여섯 개의 지표는 페미니즘에 대한 정체성을 분류할 수 있는 타당한 지표들로 구성되어 있는가?”


이 질문은 매우 핵심적이고 쉽게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사회과학에서 지수화의 타당성(validity)에 대한 문제 제기는 어떤 지수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제한점을 가지고 있으나, 한국의 젊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반페미니즘 정서를 측정하는 문항으로서 나름 의미 있는, 타당성과 분석적 유용성을 갖는 도구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기존 연구들에서 남녀 간 젠더 이슈에 대한 태도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명칭의 ‘페미니즘 지수’들이 논의되어 왔다. 예를 들어 Feminist Identity Scale(FIS-R, Rickard, 1989), Feminist Identity Development Scale (FIDS,Bargad & Hyde, 1991), Feminist Identity Composite(FIC, Fischer et al. 2000) 등이 있다(Moradi and Subich 2002). 지수별로 다양한 차이가 있지만 페미니스트 정체성, 페미니즘운동에 대한 평가, 여성성과 남성성, 사회적 역할·차별 실태에 대한 인식 등은 대체로 공통된 요소들이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젠더 이슈에 가족과 연애에서의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태도, 결혼에 대한 태도, 남녀차별 실태, 페미니즘과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태도, 남녀평등 정책 등의 차원으로 질문지에 포함하였다. 다만 한국적 현실을 고려하여 기존 지수 문항들을 그대로 차용하기보다는 한국적 맥락에 필요한 문항에서 한국에서 논쟁되는 문장을 통해 재구성하였다. 


또한 언론매체를 통해 직관적인 분석결과를 서술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학술적 차원에서 위의 모든 차원을 고려한 페미니즘 지수를 산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아 남녀 간의 페미니즘을 둘러싼 태도 유형을, 좁게 페미니즘의 일체감과 페미니스트,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평가 차원에서 여섯 문항을 선별했다. 질문으로는 ①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 유무 ②전통적인 페미니즘 긍정적 정의에 대한 동의여부 ③페미니즘 운동의 여성평등에 대한 기여도 ④페미니즘 부정적인 정의(피해자 주의), ⑤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여성우월주의), ⑥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 등 일체감-정의-역할에 대해 각각 긍정적 진술과 부정적 진술로 균형을 맞추어 지표를 구성했다. 


사실 이 문항 구성은 페미니즘에 대한 일차원적인 찬반 구분보다 긍정성과 부정성이 공존하는 상충성(ambivalent attitudes)을 측정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 조사 결과, 예상대로 적지 않은 응답자 층에서 긍정적 인식과 부정적인 인식이 공존하는 상충적 페미니즘 정체성이 확인되었으나, 유독 20대 남성 집단에서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게 일관된 반페미니즘 태도를 보이는 응답층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 가장 핵심적인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반페미니즘 지수를 구성하는 여섯 문항은 이 문제를 측정하기에 적절한가 하는 의문도 여러 차례 제기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다른 차원의 페미니즘 지표들을 지수에 포함하여 다시 조사하더라도 이러한 안티 집단이 20대 남성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기사에서 충분히 보여주었듯이, 기존 페미니즘 지수에 포함되어 있는 가정·연애·결혼 등에서의 여성성과 남성성, 사회적 남녀 차별에 대한 인식문항들이 이번 조사에 충분히 포함되었다. 다만 페미니즘 지수를 산출하는 데 쓰이지 않았을 뿐이다. 위와 같은 젠더 관련 문항들과 본 페미니즘 지수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 다시 말해, 페미니즘 지수에서 극단적인 20대 남성은, 다른 젠더 관련 이슈들에서 역시 강한 극단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집단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들 지표가 본 페미니즘 지수에 포함되어도 일관된 극단성은 유지되리라추론할 수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확인하겠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서 포착된 20대 남성의 강한 군집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라 예상한다.  


또한, 이번 조사에 포함된 문항들은 완전히 새로운 지표들이 아니다. 개별 지표들에 대한 조사 중 상당 부분은 이미 선행 여론조사 결과에서 부분적으로 확인되어 왔던 수치들이다. 이번 조사에서 이를 종합하여 조사하고, 가장 가혹한 기준을 통과하는 군집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후속 연구에서도 쉽게 반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2점 집단’을 반페미니즘 정체성 집단으로 정의하는 것은 자의적인 기준이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다. 물론 이론적·경험적 근거 없이 가장 극단적인 값을 취한 사람들만 강한 반페미니즘 정체성 집단으로 분류한 것은 자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 중 상당수는 ‘자의적인 기준 때문에 극단적인 집단이 많아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6개 지표에 대해 가장 극단적인 반페미니즘 응답만을 한 사람만 ‘극단적인 집단’으로 추렸다는 것은, 극단적 집단의 크기를 최소화하는 기준이다. 이런 가혹한 기준은 반페미니즘 정체성 집단이 상당한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는 결과의 설득력을 높여준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12~+12의 범위 중 -11, -10 정도도 강한 반페미니즘 태도라고 볼 수 있다. 반페미니즘 기준을 완화할 경우 20대 남성의 반페미니즘 정체성 집단 규모는 더 크게 추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법론적으로는 이렇듯 직관적이지만 자의적인 분류 기준 대신 요인분석 혹은 군집분석 등의 통계기법을 사용하여 분석하면 논란을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 경우 언론지면을 통해 읽는 다수의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운 내용이 되었을 것이다. 직관적인 방식을 택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가 쉬워졌다고 본다. 보다 엄밀하고 유용한 통계기법을 활용한 분류나 지표의 개선 작업은 후속 학술연구 과제라고 생각한다.     


“25.9% 추정치는 정확한가?” 


이번 기사에서 부각된 25.9%의 의미는 그 추정치의 정확성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다른 차원의 지수들이 포함되거나 가감되면 어느 정도 수치의 변동은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팀에서 주목한 것은 20대 남성은 다른 세대에 비해 극단적 태도가 강한 응답자 군이 유독 크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 그 자체이며, 25.9%는 ‘상당한 규모의 군집’이 존재함을 수적으로 표현해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기사에서도 일관되게 이번 연구는 수많은 반증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아마 처음으로 반박될 사안은 ‘25.9%’일 수 있다. 연구팀은 25.9%라는 수치를 움직일 수 없는 고정값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정체성 군집의 존재를 표현하는 상징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정체성 군집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신념형 친페미니스트 집단’ 혹은 ‘친페미니즘 정체성 집단’이 관찰되지 않는다고 우리는 보고했다. 극단적 친페미니즘 정체성의 기준으로 +12를 제시한 것은, -12를 기준으로 반페미니즘 정체성 집단을 분류한 것만큼 자의성을 갖고 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20대 남성 중 극단적 반페미니즘 집단의 규모를 절대적인 수치 기준으로 -12로 규정하여 분류한 이상, 동일지수에서 20대 여성의 극단적 집단의 규모를 추정할 때 +12이하로 넓게 잡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같이 범위를 넓힐 경우 반페미니즘 정체성은 그만큼 증가하기 때문에 20대 여성에 비해 20대 남성 집단에서 극단적 정체성 군집이 크다는 추론을 뒤집기 어렵다.   
혹시 강성 페미니스트 내의 이질성 때문에 과소 대표된 것은 아닐까? 이런 주장도 있었다. 강한 신념형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즘은 한국 여성 지위 향상에 기여해왔다”라는 문항에 부정적일 수 있으며(‘매우 그렇다’라고 답하지 않을 수 있다), 강한 신념형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즘은 남녀평등보다 여성 우월주의를 주장한다”라는 문항에 동의할 수도 있다는 등의 지적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페미니스트 그룹 내의 이질성과 분화를 고려하면 생각해볼 대목이다. 페미니스트의 경우 급진적 페미니스트 등 내부의 이질성으로 인해 응답이 상쇄되어 신념형 친페미니스트 집단이 과소평가되었다고 볼 법도 하다. 


그러나 이 가설은 우리 조사 결과로 간명하게 반박된다. 여섯 개 문항 중,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라는 주장에 대한 동의 문항을 보자. 강한 신념을 가진 페미니스트라면, 아무리 현실인식에 이견이 있다고 해도, 이 문항에 대해서만은 ‘매우 동의한다’는 응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에서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라는 진술에 대해 매우 동의한다는 비율은 8.3%다. 약간 동의가 24.2%, 별로 동의 안 함이 27.1%, 전혀 동의 안 한다는 응답이 25.2%로 오히려 강한 반대 입장이 더 컸다. 


6개 지표 중 20대 여성 중에서 +12에 도달 못하게 한 요인 중 가장 큰 것이 오히려 이 문항이었다. 단순하게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강한 동의비율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이 점을 생각하면 20대 여성 집단에서 강한 신념형 페미니스트가 과소 추정되었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다만 본 연구가 20대 남자 연구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여성 내부의 페미니즘 이질성을 세밀하게 포착할 수 있는 지표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반페미니즘 태도를 정체성으로까지 부를 수 있는 것인가?” 이들을 정말 하나의 사회적 집단 정체성으로 부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회집단 정체성은 ①집단 내에서 일관되게 공유되는 집단 특성의 존재(우리 연구에서는, 반페미니즘 태도의 일관성과 강도) ②내적 결집을 공고히 하는 외부 집단의 존재(우리 연구에서는, 20대 여성 자체보다 이들을 옹호하는 권력 시스템의 존재) ③사회화 과정을 통해 내면화된 집단 경험 ④내부 구성원 간의 정서적 결합 등을 필요로 한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집단 내에서 특성이 일정하게 확인된 반면, 이러한 특성이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10대 청소년기부터 형성되어온 사회화의 결과인지, 실제로 20대 여성을 편드는 권력 시스템에 대한 반발 외에 20대 남성 간 동질성과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제는 존재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이미 청소년기부터 여성가족부에 대한 강한 반감이 사회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며, SNS 온라인 공간이 이들의 동질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있다는 가설도 가능해 보인다.
최근 20대 남녀 간 대통령 지지율 격차에 주목하며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전임 정권 시기의 교육정책의 결과로 단순화하는 경향도 있다. 현재의 격차를 일시적 몇몇 사건의 결과로 치부하기에는 강한 군집 특성이 나타나고, 단순이 전임 교육정책의 결과라는 설명은 20대 남자와 20대 여자 사이의 정권에 대한 태도 격차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번 <시사IN> 조사는 20대 남녀 격차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전환의 필요성을 던져준 것이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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