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한향란〈시사IN〉 신년강좌를 경청하는 청중.
강좌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지역에 기반을 둔 사회적 기업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청중 1: 블루오션인 농촌으로 내려가라고 하는데, 말이 그렇지 누가 내려가겠는가?
박원순 변호사(이하 박): 우리나라에도 귀농 운동이 있다. 이 운동의 한계는 농촌에 가서 농사를 지으라고 하니까 못 간다는 데 있다. 고추나 쌀이 아니라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이 다양하다. 예를 들면 영국의 그린투어 같은 사업도 그 대안이다.

청중 2: 대학원생인데 지금 젊은이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삶의 공포를 느낀다. 사회구조적 변화 없이 개인이 귀농만 한다고 이런 공포가 사라질까?
박: ‘88만원 세대’라는 말처럼 청년들이 무척 힘들어하는 것 같다. 젊은이들이 접하는 공포는 어찌 보면 꿈을 잃어버리게 하고, 도전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교육과 사회의 문제일 수 있다. 그래도 꿈은 꾸는 자의 몫이다. 역설이지만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이 블루오션이다.

청중 3: 삼성전자에 다니고 있다. 올해 스물아홉 살인데, 내 또래의 꿈은 서울의 30평형대 아파트에 살며 중형차를 몰고 다니고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이다. 이런 보편화된 소비성향이 쉽게 바뀌지 않는데?
박: 훌륭한 젊은이다. 삼성에 다니면서 〈시사IN〉이 주최하는 강좌도 듣고(웃음). 헌 물건이나 재활용품을 쓰자는 건 의식의 변화 운동일 수도 있다. 그래도 옳은 길이다. 절망과 실패의 과정이 있겠지만 그런 과정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여기 오늘 강의에 젊은이들이 꽤 많은데, 그 자체가 희망이 있는 것 아닌가?

기자명 고제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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