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기후 파업’ 시위에 나서는 독일 청소년
  •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 호수 617
  • 승인 2019.07.1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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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독일 청소년과 청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기후 파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분배나 실업 등 경제 문제보다 기후변화 등 지속 가능한 미래와 관련한 문제에 주목한다.
지난 2월부터 매주 금요일이면 독일 전역에서 청소년과 청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거리 시위를 벌인다. 지난해 8월 스웨덴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16)의 1인 시위가 발단이었다. 툰베리는 스웨덴 정부에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탄소 배출량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이 1인 시위가 인터넷에서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 SNS에 #Fridaysfor Future라는 해시태그가 달리며 유럽으로 퍼졌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라는 운동단체도 만들어졌다. 독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독일 청소년들도 금요일마다 ‘기후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6월21일에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도시 아헨에서 국제적인 시위가 열려 16개국의 청소년과 청년 약 1만명이 참여했다.

시위 전면에 나선 여학생들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가 열리기 직전 레조(Rezo)라는 젊은 유튜버가 ‘기민당(기독민주당)의 파멸’이라는 동영상을 올렸다. 레조는 55분짜리 동영상을 통해 정당을 비판했는데 특히 집권당인 기민당이 그 대상이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집권당의 미온적 대응뿐 아니라 양극화, 교육 문제, 무기 수출입 문제 등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레조는 기민당뿐 아니라 사회민주당(사민당) 그리고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기성 정당 모두 기후변화에 미온적이라며 이들에게 투표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레조의 동영상은 5월23일 유럽의회 선거가 시작되기 전까지 1000만 조회 수 이상을 기록했다.

이 두 가지 사례를 들며 독일 언론은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규정했다. <슈피겔>은 유튜버 레조를 젊은 세대가 정치를 풀어가는 전형적인 표본이라고 조명했다. 먼저 이들은 과거처럼 정당을 정치의 중심에 두지 않는다. 신문 기사가 아닌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영상 기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접하고, 정보를 생산하기도 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형성한다. 정당은 젊은 세대가 필요하지만, 새로운 세대는 정당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세대가 강조하는 어젠다도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르다. 이들의 정치적 관심은 분배나 청년 실업 등 경제적인 문제보다 환경이나 기후변화 등 지속 가능한 미래와 관련한 어젠다이다. <슈피겔>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일정 정도 경제적인 걱정에서 해방된 덕분에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정치적인 움직임을 모색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 정치의 중심에 나섰다는 점이다. 기후 파업 시위의 전면에 나선 이들도 주로 여학생들이다. 이는 과거 남성 주도의 시위 양상과 비교된다.

ⓒdpa6월21일 독일 아헨에서 청소년과 청년 1만명이 기후 시위에 참가했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녹색당은 20.5%를 득표해 기사당(기독사회당)·기민당 연합(28.9%)에 이어 2위로 올라서며 돌풍을 일으켰다. 유럽의회 선거 직후 6월1일 방송사 RTL과 n-tv가 여론조사 기관 포르자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녹색당이 지지율 27%로, 기사당·기민당 연합(26%)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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