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의 미래를 배경으로 연금 과다 수급자를 제거하기 위해 쫓고 쫓기는 국민연금공단 TF팀의 이야기를 담은 〈당신의 노후〉는 그렇게 쓰인 책이다. 현대문학이 내는 ‘핀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매달 25일 직장인의 월급날, 현대문학의 소설이 출간된다. 월간지 〈현대문학〉에 실었던 작품을 단행본으로 내는 프로젝트다. ‘샐러리북’이라고도 부르는 이 책들은 월급날 통장을 스쳐가고 남은 숫자만큼이나 가볍고 작다. 윤희영 현대문학 잡지팀장은 “등단 시기가 비슷한 또래 작가들을 6명씩 묶어 6개월 단위로 구분했다. 현대문학사를 대표하는 쟁쟁한 작가들이다. 그에 걸맞은 특별한 장정을 고민하다 한 손에 잡히는 지금의 형태가 완성됐다”라고 말했다. 소설은 편혜영·김경욱 작가의 책까지 세 권이 나왔다. 앞으로도 아홉 권이 더 나올 예정이다.
소설과 이미지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함께 실린 인터뷰다. 요즘은 잘 묻지 않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그렇다. “소설은 현시대에 어떤 힘을 지니는가?” 정세랑 작가는 말한다. “드라마나 영화나 게임처럼 제작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이야기는,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선택한 이야기다. 소설은 그렇지 않다. 영상 장르에서 수십 개의 이야기가 태어날 때 텍스트 기반의 장르에선 수천, 수만 개의 이야기가 터져 나온다. 정글처럼 우거지는 다양성의 생태계다. 소설의 형태와 종류가 풍부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일 거라 언제나 믿고 있다.” 그 믿음에 마음을 보태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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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와 용서에 대하여 [독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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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소설가)
지난 6월17일,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셨던 이 아무개씨(55)는 술집 주인이 자신을 무시하고 바가지 씌운 것에 복수하겠다고 술집 입구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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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팔다 책 만드는 동네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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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 기자
라테와 모카가 문 앞을 기웃거렸다. 김현국 편집자(51)가 서둘러 주방을 향하며 말했다 “저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밥 주는 거예요.” 각각 카페라테와 카페모카 색의 털을 가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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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라는 막장의 카나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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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1863년 미국 뉴욕 당구공협회는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액수인 1만 달러 현상금을 내걸었다. 당구공의 재료인 상아를 대체할 물질을 발명하는 이에게 주겠다는 것이었다. 남획으로 코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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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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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편집국
맨발로 도망치다 우에마 요코 지음, 양지연 옮김, 마티 펴냄 “폭력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주로 약자의 몸을 조준해 모습을 드러낸다.” 위기 청소년을 연구하는 저자가 거리에서 만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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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 3분의 1 얼마나 아시나요
우리 인생 3분의 1 얼마나 아시나요
김호주 (현암사 일반편집팀장)
장마가 끝나면 곧 불면의 밤이 돌아온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잠의 소중함을 실감하는 시기가 바로 한여름 열대야 시즌일 것이다. 기온이 한밤중에도 25℃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