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입니다. 슬픈 연애소설에 자꾸 손이 갑니다. 읽어야 할 자료가 산더미인데 시집만 만지작거립니다.
고발 기자로 사는 것은 고통스럽습니다. 기사로 인해 상대방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야 할 때 고민은 깊어집니다. 더구나 당사자가 살려달라고 애원하면 그 고통은 더해집니다. 며칠씩 잠을 못 이루기도 합니다.
최근에도 그랬습니다. 제가 나쁜 놈이어도 독한 편은 아니거든요. ‘이번은 실수일 거야.’ ‘다음부터는 절대 안 그러겠지.’ ‘다른 곳에서는 뇌물을 받지 않을 거야.’ 그런데 그때 또 다른 의혹이 보입니다. 고민을 거듭하다 기사를 씁니다. 취재한 부분의 70% 정도만 기사로 적습니다. 보통은 소송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무기를 한두 개는 쥐고 있어야 합니다(얼굴 큰 목사님의 나비부인 스토리 같은. 저는 나비부인에 대한 기사는 한 줄도 쓰지 않았습니다. 〈시사IN〉은 정통 시사 주간지이거든요).
먼저 독자님들께 죄송합니다. 없는 살림에 계속 사고만 칩니다. 지난주에는 3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스타 PD 출신인 은 아무개씨와 방송사 간부 김 아무개씨가 톱스타들을 앞세워 전일저축은행에서 약 200억원을 대출받은 기사를 썼습니다. 대출을 받은 직후 회사가 곧바로 사라졌더군요. 기사가 나간 뒤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민·형사 소송만 3건을 당했습니다. 그러자 경찰과 검찰은 1년 동안 기자만 조사하더군요.
저축은행 사건이 터지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전일저축은행 사건을 맡았습니다. 역시 특수하더군요. 이 부분에 관해서는 아예 수사도 안 하더군요. 그래도 형사소송은 쉽게 이겼습니다. 그런데 민사소송은 쉽지 않았습니다. 상대 측 변호사들은 소송에서 2~3%만 이기려고 공격합니다. 참으로 영리하게 저를 사악하고 무책임한 기자로 몰아갑니다. 기사 내용은 재판에서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은씨의 전과를 적시한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뇌물죄로 구속됐지만 나중에 무죄를 받았다고. 소송에서 97%를 이겼지만 돈을 물어주라네요.
가을이 깊어갑니다. 한숨도 깊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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