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꼼수다’를 이끄는 4인방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같은 질문을 던졌으되, 돌아온 답변은 말 그대로 4인4색이었다. 지난 9월말, 나꼼수 20회 녹음을 마무리한 직후에 주고받은 서면 인터뷰를 날 것 그대로 소개한다.

 

 

“억울하면 니들도 이런 거 하나 만들어” - 김어준(딴지일보 총수)

 

 

나꼼수의 흥행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당연히 가카. 거기 더해 애티튜드. 쫄지 말라는. 그러한 태도 자체가 절절한 위로가 되는 시대다. 그래서 웃으면서 운다. 그리고 네 사람이 각기 살아온 삶. 자기 컨텐츠는 결국 자기가 삶을 상대하는 태도로부터 나온다. 정보는 그 위에 얹히는 토핑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화법. 자신이 얼마나 옳고 똑똑한 지를 입증하기 위한 화려한 화술이란 의미가 아니라 애티튜드, 정보, 해학, 캐릭터, 진심이 화학결합해 만들어내는 합목적적인 전달력. 전달되지 않는 메시지는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모여 크게 외쳐도 독백일 뿐이다. 나꼼수가 ‘이슈의 패자부활전’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BBK 나꼼수가 뉴미디어의 새지평을 열었다고 보는데, '딴지일보' 때와 비교해서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전혀 다른 메시지 유통 채널의 구축이 가능한 물적 토대의 출현 - 딴지일보 때는 인터넷+PC였고 나꼼수는 인터넷+스마트폰+트위터 - 이란 관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 나머지 디테일은 마이너하다. 나꼼수에서 자신이 수행하는 역할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다른 멤버들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삶의 균형은 기계적 중립이나 논리적 정합이 만들어 주지 않는다. 균형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때로 오버하거나 때로 침묵함으로써. 정봉주는, 발랄한 정치적 진심이다. 주진우는, 지독한 기자적 팩트다. 김용민은, 놀라운 피디적 재능이다. 나꼼수 녹음 준비할 때, 녹음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그러니까 이것이 마지노선이다, 생각하고 주의하는 부분은?) 없다. 끊임없이 그 마지노를 확장해 가는 것이 나꼼수의 역할이다. 나꼼수의 편파성 혹은 정파성을 문제삼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한 입장은? 공적자금 투입 돼 만들어진 거 아니다. 억울하면 니들도 이런 거 하나 만들어. 주진우 기자가 중간에 합류했다.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는가??? 과거를 다룰 때는 해설로 충분하다. 현재를 다룰 때는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 하지만 주진우는 그 이상을 해낸다. 누나 전문으로. 방통위가 어플리케이션 규제를 한다고 하고, 김어준 총수가 출연하던 MBC라디오 윤도현 프로그램이 폐지되었다. 안팎의 압박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가? 예상한 바다. 웃기다. 앞으로 나꼼수에 변화를 준다면? 나꼼수는 언제까지 할 것인가? 가카 퇴임식 날까지. 나꼼수에 꼭 불러보고 싶은 사람은? 이슈의 중심에 선 모두.

“나꼼수 개신교 버전 만들고 싶다” - 김용민(시사평론가)

 
나꼼수에 대한 주변의 평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공안 폭력에 기절한 국민을 웃음으로 깨웠다’ 나꼼수의 흥행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난해한 정치를 원초적 본능(금욕, 성욕, 식욕)으로 풀어냈다. 나꼼수가 ‘이슈의 패자부활전’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청계재단 설립 통한 전 재산 기부 진위 논란, BBK 주가주작 의혹, 전일저축 삼화저축은행 불법대출, 친인척 측근 연루의혹. 나꼼수에서 자신이 수행하는 역할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다른 멤버들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김어준:이명박, 정봉주:이상득, 주진우:최시중, 나:추부길 나꼼수 녹음 준비할 때, 녹음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이것이 마지노선이다, 생각하고 주의하는 부분은?) 갑자기 폭발하는 웃음소리. 콘솔을 잡고 있는 입장에서 내내 긴장한다. ‘나꼼수는 이렇게 즐겨라’라고 충고의 한 마디를 한다면? 비평 과잉 청취자는 달갑지 않다. 이 안에서 숭고한 저널리즘을 기대하는 이들로, 의외로 많다. 귀는 폼으로 달고 다니나. 다 터무니없는 소설이다, 각하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라는 말 좀 새겨들어라. 주진우 기자가 중간에 합류했다.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는가??? 김어준, 정봉주, 나로서는 원전을 수주한 것 같은, G20회의를 개최한 것 같은 감회다. 그의 출현을 경제효과로 산정하자면 400조다. 뭐 여러 수식어가 필요있겠나. 그는 ‘갑(甲)’이며 ‘캡(Cap)'이다. 존경하고 사랑한다. 내가 여자여서 그보다 누나 나이라면 바람 쐬러 가자고 한다. 방통위가 어플리케이션 규제를 한다고 하고, 김어준 총수가 출연하던 MBC라디오 윤도현 프로그램이 폐지되었다. 안팎의 압박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가? ‘사자’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아, 참 우리는 닭장 속 닭이지. ^^ (진중권 교수님, 비꼬는 거 아니에요. 여전히 존경합니다.) 앞으로 나꼼수에 변화를 준다면? 독자적 제작 스튜디오를 만들고 싶다. 생방송을 하고 싶다. 그래서 나꼼수 대중문화버전, 나꼼수 스포츠버전, 나꼼수 개신교버전도 창조하고 싶다. 그러나 김어준 총수는 일갈한다. “시끄럽다. 돼지야.” 나꼼수에 꼭 불러보고 싶은 사람은?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 이명박 정부 아래서 인사 청문회를 아무 시비없이 지나간 유일한 사람. 게다가 각하와 틀어져 그만둔 사람. 천안함 사건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해줄 날이 오지 않을까. 나에게 정무적 역할을 맡긴다면 그를 우리 편으로 만들고 싶다.

“퇴임하는 날까지 출연할 거다” - 정봉주(전 국회의원)

 
나꼼수에 대한 주변의 평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정봉주의 진면모가 드러난 작품인데 당신 때문에 정치가 재미있어졌다, 정치가 이렇게 즐겁고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서 감사하다, 이렇게 중독을 시켰으니 책임져라, 고3여학생:꼼수에 빠져 책이 손에 들어오지 않아요 책임져요 넘 잼나요 등등.

나꼼수의 흥행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듣고 싶은 얘기가 아니라 내가 하고픈 얘기를 대신 해주는 데 대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아닐까. 또 하나는 울분. 분명히 이것이 분명하다고 확신을 하지만 술좌석에서 아무리 얘기해봐야 근거도 없는 것이고 열을 받는데 나와 똑같은 컨텐츠가 방송이라는 신뢰의 무기로 치장을 하는 순간에 나의 울분은 정의감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확인되는 내 울분 그리고 정의감으로의 전환에 엄청난 희열을 느끼는 것. 그리고 부끄러운 자화상에 대한 반성문 성격도 있는 것 같다. 다들 자기 검열 하면서 촛불 이후를 살았다. 그런데 그런 두려움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픈 얘기를 지껄여대는 인간들을 보면서 부끄러운 내 모습이 오버래핑되는 거지. 이러지 말자, 이거라도 열심히 듣는 것이 반성문 쓰는 것이다 하면서. 나꼼수가 ‘이슈의 패자부활전’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밀려난 이슈도 사실은 사회적 흐름 속에서 밀려난 것이 아니고 정치적 이유로 인해 현정권과 기득권층에 의해 밀려났던 것이다. 그것을 다시 끄집어냈는데도 폭발하는 것은 사실은 죽은 이슈가 아니라 죽이고 싶었던 이슈였던 것이라는 얘길 거다. 패자부활전이 아니고 관심있되 밀어내 버린 것의 재등장이고 재 조명일 뿐이다. 꼼수는 사회적 핫 이슈-진정한 의미에서의-만을 다루고 권력의 속성으로 짓밟히는 이슈만 다룬다. 나꼼수에서 자신이 수행하는 역할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다른 멤버들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현 정권의 정책이 갖는 의미랄까.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되고 있으되, 공적 임무를 띤 사사로운 이익의 발현이라는 그 숨은 의미를 이해시키고 이를 까발리면서 현 정권의 속성을 알리는 것이다. 정치역학 관계의 흐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내 일이다. 실제 정치의 한 가운데 서 있기 때문에 기존의 평론가보다도 정확하게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이쪽 저쪽의 가능성을 다 열어놓은 것이 아니고 어느 한 방향을 구체적으로 지적해준다. 정치적 확신을 심어줌과 동시에 정치에 대한 국민의 적극성을 계도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이건 기본적으로 의도된 것이다. 정치 학습, 훈련 조교로서의 역할이다. 나꼼수 녹음 준비할 때, 그리고 녹음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그러니까 이것이 마지노선이다, 생각하고 주의하는 부분은?) 허위사실 유포로 걸릴 것이 없는지 늘 고민한다. 발언 수위를 자체검열은 하지 않지만 여기서 한 발언 때문에 정치적으로 피해를 입는다면 참 쪽팔릴 것이란 생각때문에 허위사실로 걸릴지 명예훼손으로 걸릴지 가장 고민한다. 난 아직 BBK 재판도 끝난 것이 아니지 않는가. ‘나꼼수는 이렇게 즐겨라’라고 팁 한 마디를 던진다면?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자세로! 정치는 참 재미있고 희망에 넘친다는 쪽으로 사고를 리셋하고 들어라. 하늘을 나는 기분일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1청 : 즐거운 마음으로 재미를 느껴라, 2청: 내용을 이해하고, 3청 : 학습하라, 4청 : 실천하라. 듣고 이해하고 학습한 내용을 근거로 전도하라. 주진우 기자가 중간에 합류했다.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는가? 디테일이 강해지고 현장 취재가 많아지면서 신뢰도 재미도 늘어났다. 최고였다. 그러나 최근 취재가 밀리면서 살짝 주기자 역할이 흔들리고 있다. 분발이 요구된다. 방통위가 어플리케이션 규제를 한다고 하고, 김어준 총수가 출연하던 MBC라디오 윤도현 프로그램이 폐지되었다. 안팎의 압박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가? 정치인으로서 나머지 방송인, 언론인 3명과 내 입장은 다르다. 탄압하고 규제하길 원한다. 그럴수록 더 뜰 것이고 나는 대권 주자 반열이다. 앞으로 나꼼수에 변화를 준다면? 현 정권의 정치적 꼼수나 정책적 거짓을 밝히는 내용을 조금 더 강화해야겠다. 재미도 중요한 것이지만 허접하게 재미만 찾으려면 개콘 보면 된다. 내용적 측면을 강화해야 한다. 내 역할이 더욱 중요한데 이렇게 가는 것에 약간 이견들이 있어 19회와 20회가 다소 부실했다. 총수 주위에 정신이 제대로 박힌 고수가 총수를 질타한 것 같다. 21회를 준비하면서 총수가 긴장했다.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누가 지적질을 했는지 안다. 참 잘한 거 같다. 정책이 없는 꼼수는 쓰레기다.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나꼼수는 언제까지 할 것인가? 내년 4월 11일 당선되면 4월 12일 녹화되는 꼼수는 시즌2이다.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강화될 것이다. 최강이 될 것이다. 약속대로 퇴임하는 날까지 한다. 현역이 되면 더 많은 시청자가 듣게 될 것이다. 정권 교체의 일등 효자 노릇을 할 것이다. 나꼼수에 꼭 불러보고 싶은 사람은? 우리 사회 톱 클래스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부를 것이다. 진행자들이 자기 분야 절정 고수들인데 삐리리들을 부를 순 없다. 나만 해도 이미 1인 국회의원의 신분을 넘어섰는데 허접하게 장관 정도의 인물을 부를 순 없다.

“부르고 싶은 초대손님? 오직 가카” - 주진우(〈시사IN〉 기자)

 
나꼼수에 대한 주변의 평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꼼수 멤버들 잘 생겼다. 이건 구라다. 우리 집에서도, 어머니도 나 잘생겼다는 말은 안하신다. 그냥 옷 단정히 입으라고 하신다. 나꼼수의 흥행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 의원은 순전히 정 의원 덕이라고 하고, 김 총수는 완전히 김 총수 덕이라고 한다.) 오직 가카. 팩트 그리고 위로. 나꼼수가 ‘이슈의 패자부활전’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카에 대한 끝없는 열정. 특히 가카의 돈에 대한 순수한 욕정 이해하기. 나꼼수에서 자신이 수행하는 역할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다른 멤버들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김 총수가 큰 뼈대를 그리면, 정 의원이 색칠하고, 김 교수가 마무리한다. 나는 옆에서 조금 거든다. 나꼼수 녹음 준비할 때, 녹음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이것이 마지노선이다, 생각하고 주의하는 부분은?)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조르바 형님을 생각한다.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나꼼수는 이렇게 즐겨라’라고 충고의 한 마디를 한다면? 쓸데 없는 방송이니 듣지 말라. 주진우 기자가 중간에 합류했다.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는가??? (그전에는) 꼼수다를 안 들어서 잘 모른다. 방통위가 어플리케이션 규제를 한다고 하고, 김어준 총수가 출연하던 MBC라디오 윤도현 프로그램이 폐지되었다. 안팎의 압박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가? 밤길 뒤통수 조심한다. 전화는 당연히 누가 들을 거라 여긴다. 앞으로 나꼼수에 변화를 준다면? (언제까지 할 것인가?) 가능한 빨리 그만두고 싶다. 부끄럽다. 나꼼수에 꼭 불러보고 싶은 사람은? 오직 가카.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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