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후~폭풍 정희상 기자 아파트에 태양광 미니 발전소를 설치하고 한 달 체험기를 쓴 차형석 기자의 ‘밥값 발전소 설치하니 절약 정신이 쑥쑥’ 기사 반응이 뜨거웠다. 〈시사IN〉 페이스북(facebook. com/sisain)에서 10만4705명에게 도달했고, 좋아요 1005회, 공유 174회나 되었다. 권상우 독자는 “여름철 누진 요금의 경계에 있는 가구들은 절약 효과가 크겠군요”라고 썼다. 김보성 독자는 “얼마나 전기를 쓰는지 바로바로 나오는 것이 절약하는 데 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측정기도 따로 보급하면 좋을 텐데요”라며 차 기자가 기... 독자와의 수다 차형석 기자 독자 번호:107100815 이름:박종춘(57·그림) 주소:제주도 서귀포시 ‘10년 독자’ 박종춘씨와 〈시사IN〉은 인연이 깊다. 그의 친구가 〈시사저널〉에서 기자로 일했다. 〈시사IN〉의 탄생 배경과 상황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시사IN〉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정기 구독을 신청했다. 10년째다. 박씨는 〈시사IN〉 사무실에도 몇 차례 방문했다. 한 은행의 지점장으로 일할 때였다. “〈시사IN〉의 회사 통장이 제가 은행에서 일할 때 개설한 계좌다. 회계·총무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누구인지 안다. 그분은 저... 자발적 ‘하늘 감옥’ 재수감 이명익 기자 2014년 5월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가 45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408일간 고공 농성. 그는 세계 최장기 ‘하늘 감옥’ 수감 기록을 남겼다. 노사는 새로운 법인 설립과 고용·노동조합·단체협약 3승계 합의서를 작성했다. 파인텍이라는 새로운 법인이 설립됐다. 하지만 고용 보장,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 보장, 생계 및 생활 보장 등의 합의 내용은 지켜지지 않았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의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또다시 하늘 감옥에 갇혔다. 서울시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 1도 설득력 없던 주체사상 이종태 기자 1986년 초 겨울이었던가? 그 ‘문건’을 처음 본 순간만은 생생하게 기억한다. ‘우리는 간첩 박헌영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제목부터 인상적이었다. 풋내기 운동권이었지만, 박헌영이 어떤 인물인지는 알고 있었다. ‘간첩 박헌영’이라는 칭호 역시 공산주의자들을 통칭하던 어법이겠거니 했다. 그러나 본문을 읽으면서 쉴 새 없이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해당 문건이 박헌영을 간첩이라 부른 이유는, 그를 김일성 정권에 맞선 ‘미 제국주의의 스파이’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의 주체사상과 적화통일 노선을 지도이... 얼간이의 생존 노하우 “가난할수록 자주 만나라”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마쓰모토 하지메의 〈가난뱅이의 역습〉 (이루, 2009), 〈가난뱅이 난장쇼〉(이순, 2010), 〈가난뱅이 자립 대작전〉(메멘토, 2017)을 나온 차례대로 읽었다. 세 권의 제목에는 공통적으로 ‘가난뱅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본문을 보면 지은이와 지은이의 친구들은 가난뱅이라는 말보다 더 자주 ‘얼간이’나 ‘멍청한 녀석들’이라는 말로 자신들을 부른다. 궁금증을 풀고자 가장 최근작인 〈가난뱅이 자립 대작전〉의 원제를 알아보니 실제로 ‘세계 얼간이 반란 핸드북:악희(惡戱)적 장소 만드는 법’이다. 출판사와 번역자가 가난뱅이로 ... [르몽드]가 푸는 생존 방정식 김동인 기자 20세기 신문의 시대, 〈르몽드〉라는 이름에는 늘 무게감이 실렸다. 1944년 창간한 〈르몽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이자, 독보적인 독립 언론이었다. 전후 드골 정권하에서 창간을 이끈 위베르 뵈브메리는 지분을 기자와 사원, 임원에게 양도하며 사원주주 방식의 독립 언론 모델을 세웠다. 상당한 지분을 직원들에게 넘긴 것은 편집권 독립을 지키기 위한 안전장치였다. 1951년 처음 탄생한 기자조합은 지분율 29%로 출발해 1968년에는 약 40%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하기도 했다. 사원주주 방식은 편집권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많은... “새소년의 음악은 나의 종교” 장일호 기자 재생 버튼을 누른 후 접하게 될 소리의 질감에 당신은 잠시 놀랄지도 모른다. 보컬과 기타를 맡은 황소윤(20), 베이스 문팬시(22), 드럼 강토(24)로 이뤄진 3인조 밴드 새소년을 ‘올해의 발견’이라고 부르며 다소 호들갑을 떤다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새소년의 첫 EP 앨범 〈여름깃〉이 플레이어 위를 빙글빙글 도는 25분16초 동안은, 적어도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다. “참 이상해 난 조금 더 시간을 잡아두고 싶어”지고 만다(2번 트랙 ‘긴 꿈’). 이들의 무대가 궁금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순서이다. 지난 11월18일 서... 좋은 법조인은 좋은 어른이기도 김은지 기자 재미있는 강의를 듣는 것 같았다. 한 인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담아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8)가 풀어놓는 가인 김병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법이나 역사에 대해 잘 몰라도 900쪽짜리 ‘벽돌 책’을 펼 용기가 생겼다. 한 교수는 10년 동안 가인 김병로를 연구한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제목은 이름 그대로 〈가인 김병로〉다. 주로 초대 대법원장이나 존경받는 법조인으로 기억되는 가인의 삶을 한 교수 안내대로 따라가다 보면 ‘좋은 어른’ 한 명을 만난 기분이 든다. ‘시키는 대로 했다’라는 법조인의 변명이 통용되... 그냥 정말 계속 공이나 튕기고 싶다 중림로 새우젓 (팀명) 미국 드라마 〈하우스〉의 주인공 그레고리 하우스는 이따금 손에 쏙 들어오는 고무공을 벽에 던지면서 논다. 원인 모를 환자의 병을 추리하기 위한 골똘함의 과정이기도 하고, 때로는 그저 심심해 죽을 것 같은 장난꾸러기의 근질거림이기도 하다. 어쨌든 대형 병원의 진단의학과장이 벽에 공이나 튕기고 있다는 게 그리 어색하지 않다. 시청자들 또한 공 튀기기가 갖는 의미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레고리 하우스처럼 공 튀기기는 아무 생각이 없다거나, 또는 다른 모든 생각을 잊은 것처럼 몰두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적어도 공을 튀기는 순간 우리의... 물같이 연하고 고기보다 맛있는 김치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입동이 지나면 ‘꼼짝할 수 없는 본격적 겨울’이 닥친다. 81년 전 신문에 따르면 김장과 솜옷 준비가 당장 큰일이다. 겨울나기 음식 문화 가운데 하나인 김장 김치는 한국인의 오랜 문화다. 삼국시대의 편린에 기대 김치 역사 3000년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매일신보〉 1936년 11월7일자는 신문 5단을 할애해 김장을 다룬다. ‘시세’는 그 중심에 있다. 이때 한반도 북부에서 서울로 공급되는 배추, 특히 평양 배추에 대한 평가가 눈에 띈다. “그중에 평양 배추가 속 잘 들고 싹싹하여 맛이 있습니다.” 속이 든다니, 속이 안 차는 배추 ‘유아인의 용기 있는 페미니스트 선언’으로만 남은 사건 이민경 (작가) 경찰이 가정폭력 피해 쉼터를 찾은 가해자를 두둔했다.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결국 퇴사했다. 한양대에서 총여학생회 선거를 앞두고 폐지 요구를 받는다. 어제까지 어떤 싸움도 명쾌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오늘 싸움이 또 시작된다. 주된 싸움터는 유일하게 목소리 낼 수 있는 피난처이자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증폭시킬 수 있는 온라인이다. 응답 없는 현실에 차오르는 절망, 새롭게 등장한 가해자에게 치미는 증오, 기약 없는 기다림이 모여 있는 곳. 가상세계로 불리는 이곳에서 실재하지 않는 싸움은 단 하나도 없다. 전부 현실에 발 딛고 지리경제학으로 푸는 “왜 영남만 발전했을까?” 이종태 기자 한반도 남부에서 영남 지역은 수도권과 함께 이미 일제강점기부터 제조업 중심지였다. 남한의 9개 권역별로 제조업 집적도(전국 제조업 가운데 해당 지역의 비율)를 살펴보면, 영남권의 비중은 1929년에 35%(같은 시기 수도권은 41%)였는데 70여 년 뒤인 1990년대 말에도 동일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호남권의 비중은 15%에서 절반이 안 되는 7%로 떨어졌다. 오른쪽 표를 보면, 20세기 대부분 기간 동안 수도권과 영남이 전체 제조업의 8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다른 7개 권역은 나머지 20%를 조금씩 ... 박정희 정권의 엉덩이를 콕콕 찔러댄 지학순 주교의 날선 강론 김형민(SBS Biz PD) 1972년 10월17일 오후 7시, 대통령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대한민국을 울렸어. “(전략) 오늘의 이 역사적 과업을 강력히 뒷받침해주는 일대 민족주체 세력의 형성을 촉성하는 대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약 2개월간 헌법 일부 조항의 효력을 중지시키는 비상조치를 국민 앞에 선포하는 바입니다.” 이른바 10월 유신의 출범이지. 이 시대를 ‘제4공화국’이라 일컫긴 한다만 차마 공화국이라고는 부르기 민망한 때였어. 유신 첫해 12월23일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총 2359명이 투표를 했는데 박정희는 2357표를 얻는다. 북... 세바시 대표, “우리는 기독교 미디어 아니다” 이상원 기자 11월29일 ㈜세바시의 구범준 대표(사진)를 만났다. 2011년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금까지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는 “성 소수자 강연에 대해 교인들의 항의가 빗발쳐 전화선을 뽑아놓았다”라고 말했다. 11월25일 강연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이유는? 모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영상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CBS가 항의를 받는 상황이 부당하다고 여겼다. 사실 CBS에는 교인들의 항의가 자주 오는 편이다. 방송 중 맥주 마시는 모습이나 짧은 치마만 나와도 전화하는 이들이 있다. 재공개 결정은 어떻게 내렸나? 전직 CBS PD이기... 성소수자 강연을 두고 홍역 치른 세바시 이상원 기자 ‘성 소수자도 우리 사회의 분명한 구성원입니다.’ 11월23일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 제목이다. 내용은 단순했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활동가 강동희씨는 성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을 소개한 뒤 관심을 호소했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이 영상을 두고, 사람들은 사활을 걸고 다퉜다. 〈세바시〉는 2011년 CBS에서 방송을 시작한 인기 교양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TED〉처럼 공개 강좌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계각층의 연사들이 15분가량 강연을 하고 영상은 CBS TV와 인터넷으로 공... 시사IN 추천 주말에 읽음직한 책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봄비 내리는 날 김한수 지음, 창비 펴냄 “모든 것은 언제나 시작이었다. …아! 함박눈이다.” 작가 김한수의 첫 소설집 〈봄비 내리는 날〉이 전면 개정되어 재출간되었다. 18세로 취업한 노동 현장에서 착취당하고 도시 재개발로 가족의 보금자리까지 잃는 자전적 역정을 그려낸 ‘성장’으로 등단한 것은 1988년. 노동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으나, 그 대다수는 평범한 노동자가 특정한 계기를 통해 계급적으로 각성한다는 다소 천편일률적 내용이기도 했다. 이런 시기에 등장한 ‘성장’은 노동소설의 문법을 지키면서도 노동자와 도시 빈민 등의... ‘사람, 걷기, 공부’의 조합에 마음 설레다 은유 (작가) 학교 운동장 수돗가 크기의 족탕에 두 발을 담그고 앉았다. 뜨끈한 김이 오르는 온천수 아래로 짚신처럼 쭈글쭈글하고 단풍처럼 붉어진 두 짝의 발이 나란하다. 총 길이 12㎞, 다섯 시간 코스 종착점에서 수고한 발을 달래주는 시간. 오늘 얼마나 걸었나 보자며 한 사람이 스마트폰을 열었다. 1만9000걸음이란다. 나도 열어보았다. 2만2000걸음이다. 아침부터 같은 동선으로 같이 다녔는데 왜 숫자에 차이가 나죠, 묻자 누군가 말했다. 다리 길이가 다르니까요. 맨발의 어른들은 ‘롱다리 숏다리’ 얘기에 깔깔깔 즐겁다.〈시사IN〉 창간 10주 독일 정치권이 마주한 대연정 딜레마 천관율 기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되었다고 믿었던 민주주의의 기본 문법이 세계 곳곳에서 흔들리고 있다. 이번엔 독일이다. 가장 안정적인 정치체제로 손꼽히던 독일이 불확실성의 소용돌이로 들어갔다. 유럽연합의 중심 국가 독일이 흔들리면 유럽연합도 불안정해질 수 있다. 총선 이후 독일 정치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면, 21세기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고민이 압축되어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하 기민·기사 연합)은 9월24일 총선에서 제1당 유지에 성공했다. 하지만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연정 협상이 11월19... 세련된 통속극이자 섬세한 성장영화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말로 내뱉으면 소중한 뭔가가 빠져나가버릴 것만 같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있었습니다(〈책으로 가는 문〉, 현암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어린 왕자〉를 처음으로 다 읽었을 때의 기분”을 표현했던 문장 하나 용케 생각해내고는, 그 마침맞은 말에 마음을 기댄 채 과묵한 저녁을 보냈다. 내 안의 ‘소중한 뭔가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배를 깔고 엎드린 그날 밤. 결국 참지 못하고 SNS에 글을 올렸다. “아… 행복하다. 그냥 ‘행복하다’고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 없는 이 기분.” 이렇게 시작한 내 짧은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박종철 이야기, 개봉박두 정희상 기자 1987년 6월 민주항쟁(이하 6월항쟁)의 도화선이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영화로 제작되어 관객을 만난다.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던 박종철 사건을 다룬 영화 〈1987〉 제작에 ‘박종철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함께했다. 그 가운데 박종철씨의 아버지 박정기씨와 형 종부씨를 빼놓을 수 없다. 사건 당시 “종철아! 잘 가그래이,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대이”라는 아버지의 말은 시위 학생들의 플래카드에 그대로 담겼다. 박정기씨는 이후 30여 년 동안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를 이끌다 최근 노환이 악화돼 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