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구리’ 기술 고향은 일본일까 조선일까 오창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기술에도 고향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술이나 자본에는 국적이 없다고 이야기되었다. 기술과 자본은 중립적이며 냉혹한 계산에 따라 움직이기에 우열만 있을 뿐이었다. 한·일 갈등 이후 한국산과 일본산을 나누고 국적을 구분하는 세태를 보면 냉혹한 자본만 존재하는 세상이라는 게 얼마나 허황된 이야기였는지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이번에는 한국에서 흔히 ‘머구리’라고 부르는 헬멧식 잠수기 어업 기술의 전파에 관한 이야기다. 머구리는 ‘잠수’를 의미하는 일본어 ‘潛り(모구리)’에서 유래했다. 부산과 전남 여수에 있는 ‘잠수기수산업협동조합 이 작은 물고기에 깃든 역사 오창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멸치에도 역사가 있다. 멸치는 현대 한국인의 일상에서 가장 친숙한 물고기 중 하나다. 너무 흔하고 일상적이어서 별다른 관심이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유명 음식 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가 삶아서 말린 멸치나 멸치로 우려낸 국물이 일본에서 왔다고 언급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멸치볶음이나 멸치육수가 일본인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다소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실제로 마트나 건어물 시장에 가보면, 멸치를 크기에 따라 ‘지리멘’ ‘가이리’ ‘고바’ ‘주바’ ‘오바’로 부르기도 한다. 이 같은 용어는 일본에서 유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한 비슷한 듯 다른 여정 오창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요즘 사람들은 음식에 관심이 많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비는 여행객의 SNS, 텔레비전 프로그램, 음식 관광 정보를 담은 서적 등 음식 이야기가 이렇게 풍성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물론 맛있는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 이전에도 존재했다. 이런 일상의 입맛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은근하면서 강력한 힘을 경제와 정치에 미치고 있다. 역사학자인 페르낭 브로델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에서 너무 평범해 관심을 갖지 않는 일상의 입맛을 자본주의 발전 경로를 설명하는 중요한 변수로 고려했다. 밀·밀가루·빵의 일본 제국주의와 조선의 도미 오창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도미다. 일본인이 일상적으로 먹는 물고기, 도미로 인해 이웃 국가를 지배하려는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이 시작되었다는 내용이다. 물고기가 세계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가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는 세계사적 맥락에서 보편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구가 대표적이다. 어부 출신 작가인 미국의 마크 쿨란스키에 따르면, 콜럼버스가 향신료를 찾아 나서기 훨씬 전부터 스페인 북서부 바스크 지방의 어민들은 캐나다 서부에서 이미 대구 어업을 하고 있었다. 15세기 한자동맹(유럽 내 도시들의 자유무역 공동체)이 유럽 내 청어 구례 운조루 잔칫날 해산물로 들썩들썩 오창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어민은 왜 거친 바다에 뛰어들어야만 했을까. 배를 타는 사람은 어쩌다 먼바다를 건너 잘 모르는 지역까지 가게 되었을까. 바다와 인간의 관계를 규정했던 더 큰 문화를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의 탐험가와 상인들이 초콜릿, 커피, 차 같은 기호품을 찾아 아주 오래전부터 바닷길을 항해했던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유럽의 대항해 시대가 현대 글로벌 자본주의의 기원이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카페에 앉아 커피나 차 등을 마시는 개인적인 행위가 거대한 자본주의의 소용돌이를 만든 원동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물론 우리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