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에 눈살 찌푸릴 때 몽골에는 재앙이 닥쳤다 이오성 기자 황사가 심상치 않다. 올봄 서울에서만 벌써 7일이나 황사가 관측됐다, 1991~2020년 3~4월 평균 황사 발생 일수가 각각 2.2일, 3.1일인 것과 비교하면 평년 수준을 뛰어넘었다. 더욱이 올해는 5월 중순까지 황사가 덮칠 것으로 예측됐다. 황사는 보통 5월 이후 가을까지 잘 발생하지 않는다. 지난해 황사 발생 횟수 역시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황사 발생 뉴스는 대개 이렇게 설명하고 만다. ‘발원지 상황이 악화해 황사 발생 빈도가 늘어났다’라고. 여기서 ‘발원지’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이다. 최근 들어서는 몽골발 황사 발생 올여름 봤던 몽골의 초원, 앞으로도 안녕할까요? 울란바토르·어기노르/이오성 기자 몽골에 관해 인기 있는 콘텐츠는 대개 둘 중 하나다. 여름철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은하수를 본 이야기, 그리고 이 나라 시민들이 한국을 유독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수도인 울란바토르에는 CU와 GS25 등 한국 편의점이 500곳 넘고, 한국 음식점도 즐비하다. 한국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길에서 함부로 몽골에 대한 흉을 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 여행 팁이다.몽골 사람들이 왜 한국에 우호적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예의 케이팝, 드라마 등 한류의 인기에다 전체 인구 330만명 중 5만명 이상(2 캐시미어 쇼핑이 몽골에 끼치는 영향 이오성 기자 몽골 울란바토르의 랜드마크인 수흐바타르 광장. 거대한 칭기즈칸 동상이 서 있는 이 광장 오른편에 꽤 큰 쇼핑몰이 있다. 한국인 관광객으로 바글대는 이곳은 캐시미어 쇼핑몰이다. 최고급 의류의 대명사인 캐시미어의 원료는 주로 염소 털이다. 특히 몽골 염소의 털을 최고로 친다.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몽골에서 자라는 염소의 겨드랑이와 가슴에서 털이 새로 자라는데, 이 털을 뽑아 캐시미어 제품을 만든다. 몽골 현지 쇼핑몰에서도 목도리 하나에 10만원이 훌쩍 넘을 정도로 고가에 팔린다. 한국에서는 이보다 비싼 탓에 몽골 여행객들은 캐 15년 만에 듣는, 한국 최초 우주인의 조금 ‘낯선’ 이야기 김연희 기자 2008년 4월8일이었다.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소유즈 로켓은 재빠르게 치솟더니 발사 후 9분 만에 포켓에 실려 있던 소유즈 우주선을 목표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틀 동안 지구를 돌며 차츰차츰 고도를 높여가던 소유즈 우주선은 4월10일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랑데부를 마쳤다. 소유즈 우주선과 도킹한 국제우주정거장의 해치(우주선의 출입구)가 열렸다. 생방송 카메라를 통해 한국어 인사가 지구로 전해졌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우주입니다!”그날로부터 15년이 흘렀다. 당시 카이스트 대학원생이던 이소연의 삶도 굽이쳐 흘 전쟁포로를 살린 외침 “양규 장군이 나타났다” 김형민(SBS Biz PD) 우리 역사에 이민족의 침입으로 맞은 ‘위기’라면 차고 넘치게 많았다. 그 가운데에서 이후 한국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었을지 모르겠다 싶은, 절체절명의 순간을 꼽으라면 아빠는 고려 현종 때 있었던 거란(요나라)의 2차 침입을 들 것 같구나. 이때 거란군을 이끈 것은 거란 최대의 전성기를 일군 성종(聖宗)이었어. 즉 거란 황제의 친정(親征)이지. 친정이란 그만큼 그 나라의 국력을 기울인 총력전을 펼쳤다는 얘기야. 우리나라에 쳐들어왔던 북방과 대륙의 황제들, 즉 수 양제, 당 태종, 청 태종 모두 그랬다. 거란 성종 역시 기록상 40만 ‘벌새의 희망’ 말하는 1세대 기후운동가 이오성 기자 기후위기 운동을 한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던 때가 있었다. 민주와 반민주, 자본과 노동으로 맞서던 시절 기후위기는 100년 뒤 혹은 1000년 뒤에나 다가올 미래의 일로 여겨졌다.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같지만 우리 사회가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푸른아시아’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는 운동을 펼치는 단체다.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61)는 ‘1세대’ 기후운동가로 불릴 만한 사람이다. 그는 30대 중반까지 전민련(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등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단체에서 일했다. 선배와 동 이미지가 있으니, 울림도 있다 [2021 행복한 책꽂이] 고나무 (팩트스토리 대표) 69세의 돈은 집이 없고 트레일러에서 산다. 2013년 휴일 시즌 끝 무렵 돈은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오후부터 새벽 동틀 때까지 이어지는 12시간 연속 밤샘근무였다. ‘연장 야간근로’였다. 식사 시간은 30분, 15분간의 휴식이 두 차례. 거의 서서 일했다. 아마존 창고 업무를 마치고 연휴가 끝나면 돈은 다시 어딘가로 트레일러를 몰고 갈 것이다. 남부 어디의 사탕수수 농장일 수도 있고 아니면 콜로라도의 겨울 캠핑장일 수도 있다. 돈 같은 사람들은 자신을 홈리스 말고 ‘하우스리스(houseless)’라 불러 문장 하나에 이끌려 배낭 들고 떠난 사람 윤성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책방 문을 열고 들어온 그는 무척 건강해 보였다. 큰 키에 다부진 몸매가 마치 운동선수 같았다. 한 손에 들고 있는 시각장애인용 지팡이가 아니었다면 그가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을 것이다.B씨는 시력을 잃은 지 10년쯤 됐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기 전까지는 세계 방방곡곡 다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유목민 같은 삶을 살았다고 한다.“역마살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있었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도 학교 마치고 곧장 집에 들어가는 일이 별로 없어서 어머니가 언제나 저를 찾으러 다니셨죠. 고등학생 때는 무전 기자들의 시선 이상원 기자 역사 속 오늘1998년 8월17일,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성명을 냈다. 백악관 인턴이던 20대 여성 모니카 르윈스키와 불륜 관계를 맺어왔다는 것. 성명에서 클린턴은 “치명적 판단 착오”를 사과하면서도 이 문제가 사생활의 영역임을 호소했다. 그가 성명에 쓴 “부적절한 관계”라는 말은 한국에서도 널리 유행했다. 이 사건으로 클린턴은 하원에서 탄핵된 역대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됐다. 탄핵안은 상원에서 부결됐지만, 소속 정당인 민주당은 보수적인 텍사스·아칸소 등의 지지세를 잃었고 2000년 대선에서 공화당에 패했다. 인간이 귀해지고 종교가 거듭나는 시간 김형민(SBS Biz PD) 지난주에 얘기해준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은 6세기 중반 발병 후 약 200년 동안 지역적인 유행을 되풀이하다가 8세기 중반, 즉 서기 750년의 유행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말이 200년이지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고 보면 거의 7대에 걸쳐 그 무서운 감염병을 직간접으로 경험했다는 얘기야. 그로부터 오랫동안 유럽 사람들은 페스트의 공포에서 벗어나 살았지. 인구는 늘어나고 생산력은 증가했다. 11세기에는 유럽 대륙에서 인구 5000명 이상의 도시가 드물었어. 하지만 14세기에 이르면 독일에만 인구 1만명 이상의 도시가 14개였고, 몇몇 ‘미니멀유목민’의 비우고 넓히는 삶 김동인 기자 터전을 일구고 재산과 물건을 늘린다. 안락한 집과 안정적인 소득을 갈구한다. 식구와 살림이 늘면서 소비는 물과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지고 차츰 불필요한 것들이 쌓인다. 자본주의 사회는 이렇게 소유라는 연료로 작동한다. 우리는 대개 그렇게 살다가 삶을 마감한다. 여행작가 박건우씨(35)는 통상적인 삶과는 반대로 살아왔다. 음악가에서 여행자로, 다시 여행작가로 삶의 지평을 넓혔다. 2009년, 타이의 한 여행자 숙소에서 만난 아내도 베테랑 여행자였다. 함께 여행하며 성장하는 삶을 약속했다. 여행은 늘 짐과의 싸움이었다. 10년 넘게 여행 시사IN 제622호 - 일본 근대화 숨은 주역 조선인 노동자를 찾아서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기자들의 시선 COVER STORY IN일본 근대화의 주역 조선인 노동자를 찾아서탄광, 철도,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일했던 조선인 노동자는 일본 자본주의를 위해 희생된 불쏘시개였다. 일본에 세워진 위령비에는 한반도 식민과 분단의 역사가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 일본 내 주요 '조선인 위령비' ISSUE IN• 아베 정부의 기습과 한국경제 나비 효과 • "일본 기업들의 반발 감당할 수 있을까"• 파국이 다가오면 트럼프가 나선다•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북한경제와 협동하자 이찬우 지음, 시대의창 펴냄 “남북은 각자의 체제를 넘어 민족 공동의 가치를 가지고 협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실사구시, 온고지신, 상생협동의 관점에서 북한 경제 현실을 분석하고 통일을 지향하는 남북 경협 방안을 구상한다. 북한의 분야별 경제 현황을 짚고 민족 경제의 자주적 균형적 발전을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한다. 저자가 긴 시간 모은 남북한과 각국의 출판물과 통계, ‘팩트’와 ‘자료’를 적극 활용했다. 남북이 힘을 합쳐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당위성을 넘어 북한 사회의 자강력과 저력, 잠재력의 관점... ‘와타니야’에서 답을 찾는 중동 사람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에서 열린 한 학술회 때 아랍 학자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한반도 분쟁 해결이 왜 그렇게 어렵냐는 것이다. 압박이든 설득이든 대상은 평양 딱 하나인데 왜 실마리를 못 찾는지 의아해한다. 반면 25개국에 달하는 중동의 갈등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해서 한반도에 비하면 훨씬 해결이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물론 한반도 문제가 쉽다는 것은 단견이다. 대륙과 해양의 거대한 힘이 충돌하는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환경을 보면 한반도 평화를 단순히 북한 다루기로만 접근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중동과 비교하면 한반도 문제가 상대적으로 단순해 보이는 것 중동 패권 꿈꾸는 ‘비아랍 3국’의 부상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中東)’ 하면 자연스럽게 아랍이 떠오른다. 아랍은 인종이나 종족과 같은 혈통 공동체가 아니다. 중동이 지리적 공간을 지칭한다면, 아랍은 아랍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통칭한다. 언어 공동체 아랍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민족 개념과 결합하며 정체성을 획득했다.학자에 따라 규정에 차이가 있지만 중동에는 대략 25개 국가가 있다. 그중 아랍이 22개국이다. 절대다수다. 비(非)아랍은 3개국에 불과하다. 터키, 이란, 이스라엘이다. 그만큼 아랍의 존재감이 도드라진 지역이 중동이다. 아랍 민족은 아라비아 반도와 레반트 유랑의 끝에 풀어낸 이야기보따리 고재열 기자 ‘여행 감독’을 자처하는 기자에게 ‘여행하는 인문학자’ 공원국 작가는 질투가 나는 사람이다. 그는 풍경 사냥꾼처럼 경치 좋은 곳을 쫓아다니는 게 아니라, 지정학이나 지역학을 바탕으로 그 사회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신화를 채집하고 다닌다. 그의 전작 〈유라시아 신화 기행〉 (민음사)에는 6개월 동안 유라시아 대륙 2만5000㎞를 돌며 채집한 신화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초원의 깊은 이야기를 간직한 이야기꾼을 찾아 길잡이를 계속 바꿔가며 몽골의 초원을 달렸을 만큼 집요하게 모았다. 중국 푸단대학에서 유목민족을 연구하고 있는 그... “아, 가성비 참 힘들다”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까다로운 인터뷰이다. 연출한 사진은 질색한다. ‘촬영에 응하다’와 ‘연출하다’를 기어코 구분한다. 빳빳하기 이를 데 없다. 그만큼 자기 음식에서도 까다롭게 기본을 지킨다. 요리사이자 음식 칼럼니스트인 박찬일 주방장은 ‘기본 중의 기본’부터 말했다. 음식점 종사자와 고객 모두를 위한 안전과 위생이다.“칼 잡는 손이랑 음식물 쓰레기봉투 묶는 손은 따로여야 해요. 업계 현실은, 그렇게 인력을 쓰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기본을 생각하고 적정 인력을 배치하는 음식점이 있어야 하고, 앞으로 늘어나야죠. 세상에는 보고 배우고 실감 복수와 용서에 대하여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지난 6월17일,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셨던 이 아무개씨(55)는 술집 주인이 자신을 무시하고 바가지 씌운 것에 복수하겠다고 술집 입구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출입구를 막았다. 이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30명에 이르는 부상자가 생겼다. 같은 달 22∼23일,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 주 등에서는 이슬람교를 믿는 유목민 풀라니족이 기독교도인 베롬족 마을들을 기습해 최소 86명을 살해했다. 이 사건은 그보다 앞선 6월21일 베롬족이 이동 중인 풀라니족의 트럭을 기습해 5명이 실종된 것에 대한 복수였다.... 3만 리를 간 고려 태자의 위대한 항복 김형민(SBS Biz PD) 언젠가 너랑 함께 보고픈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는 이런 대사가 나와. 전쟁이 마무리되고 서로의 이익을 위한 각축이 벌어질 무렵, 전쟁 영웅이라 할 주인공 로렌스에게 아라비아의 왕자가 하는 말이야. “젊은이들은 전쟁 속에서 희망과 자유를 추구하지. 그러나 평화는 늙은이들의 악덕으로 만들어간다오. 불신과 경계라는 늙은이들의 악덕 말이오.” 전쟁은 대개 젊은이들의 피와 살로 구성돼. 그 피비린내와 살의 무게를 못 견딜 때 협상을 하게 되고 외교전이 벌어지며 ‘불신과 경계’ 속에 계산이 끝나면 평화라는 값비싼 대가가 주어지게 마... “나는 고려인이다 어찌 두 마음을 먹겠는가” 김형민(SBS Biz PD) 1009년 고려 목종 12년, 고려에서는 엄청난 분란이 일어난단다. 목종의 어머니 천추태후와 내통한 김치양이라는 자가 역모를 꾸며 목종을 내쫓고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앉히려고 했지. 목종은 이를 진압하고자 서경(평양)에 나가 있던 강조 장군을 불러들이는데 강조 역시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어. 시원찮은 목종을 끌어내리고 임금의 숙부뻘 되는 사람으로, 오랫동안 감금 상태에 있던 대량원군을 왕위에 올리기로 한 거야. 목종은 폐위된 뒤 피살되는데, 이 소식이 거란 성종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어. 신하가 임금을 시해한다는 것은 당시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