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구름’ 고장의 200번째 소식지 진안·김연희 기자 흰 구름이 마을을 둘러싼 산들의 머리에 닿을 듯이 떠 있었다. 지명이 단박에 이해되었다. 전북 진안군 백운(白雲)면. 218.6㎞를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이 백운면 신암리의 데미샘에서 출발한다. ‘호남의 지붕’이라 불리는 진안고원의 일부로 수박·사과·고추 농사를 짓는 주민이 많다.백운면에는 명물이 하나 더 있다. 올해 4월 200호를 맞이한 마을 소식지 〈백운〉이다. 2007년 7월 창간해 달마다 주민들을 찾아간다. 지역의 기성 언론들도 자생력을 잃어가는 시대에 주민들이 직접 만드는 마을 소식지가 17년째 발행을 이어가는 것은 보기 “법과 제도가 마약 청정국 시대에 머물러 있다” 김다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1일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후 올해 4월에 검찰·경찰·관세청의 마약 수사 전담 인원 840명이 투입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9월12일 열린 ‘제6차 마약류대책협의회’에서 내년도 마약 대응 범정부 예산을 올해 대비 약 2.5배 수준인 602억원으로 확대해 편성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마약 범죄를) 전쟁하듯이 막으면 막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전방위적인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도 있다. 마약 대응 마약중독 재활센터는 왜 문을 닫았나? 김다은 기자 진하영씨(가명)는 스물한 살부터 스물여섯 살까지 6년간 메스암페타민(필로폰)과 케타민, 엑스터시를 투약했다. 남자친구가 그의 첫 ‘공급책’이었다. “‘같이 하면 좋을 거 같다’ ‘기분 좋아질 거다’라면서 필로폰을 권했어요.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이 저랑 같이 하고 싶다고 하니까 거절을 못하겠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고 겁 없이 시작한 거예요.”1년이 지나 진씨는 남자친구와 헤어졌지만 마약과는 이별하지 못했다. 그사이 주변에는 약을 공급해주는 사람들이 늘어 있었다. “약을 시작한 다음부터는 약을 파는 사람들하고만 만났어요. 좋아하지 않 전국에 ‘빈대 경보’, 정부 대책은? 김다은 기자 “바퀴벌레보다 끈질기다.” 서울시 중랑구에서 민간 방역업체를 운영하는 박근옥 대표가 말했다. 지난 10월 대구 소재의 한 대학교 기숙사와 인천에 위치한 사우나에서 빈대 피해가 알려진 이후 전국에서 방역 문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최근에는 시흥·안산·의정부·인천 등지에서 작업을 많이 했다. 외국인이나 여행객이 머문 숙소나 해외 물품을 취급하는 물류업체들 근처의 고시원이나 오피스텔이었다.”빈대 방역은 대개 3차까지 이어진다. 1차 방역으로 성충이 죽어도 끝난 게 아니다. 알에서 나오는 데 7~14일 걸리는 약충(불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의 이태원 참사 1년,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1주기] 주하은 기자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언제, 어디서든 두 가지를 요구했다. 바로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다. 그러나 참사 이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두 목표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감사를 했지만 밝혀진 진실은 충분하지 않다. 추가적인 조사 기구를 만들기 위한 특별법은 빨라야 내년에나 통과될 예정이다. 책임자 처벌을 위한 검찰 수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최소한의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판은 1심도 마무리되지 않았다.〈시사IN〉은 지난 1년간 이태원 참사 1심 재판을 모니터링했다. 이태원 참사와 “윤석열 정부에선 ‘공공병원’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김연희 기자 ‘공공의료’ 정책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방의료원을 지원하는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사업은 올해에 이어 2024년에도 2년 연속 예산 규모가 축소됐다(〈시사IN〉 온라인 기사 '코로나 때는 덕분에 라더니...공공병원 예산 95억 줄었다’ 참조). 공공병원을 키우고 공공병원의 수를 늘려 공공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려던 정책적 흐름에도 제동이 걸렸다.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필수의료 대책으로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중증 응급, 분만, 소아 진료 등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이지만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분야의 수가를 높게 책정 ‘원소기호 53번’ 자줏빛 방역의 추억 [주기율표 위 건강과 사회]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예방의학 전문의) 홀로코스트 생존 유대인, 화학자, 작가. 프리모 레비의 정체성은 여럿이다. 오래전 그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그의 책 〈주기율표〉를 읽었을 때, 세상에 뭐 이렇게 밍밍한 글이 다 있나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참 시간이 흘러 〈이것이 인간인가〉 〈휴전〉 〈지금이 아니면 언제〉 〈고통에 반대하며〉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같은 작품들을 읽고 난 뒤 이 책을 다시 펼쳤을 때, 나는 아무도 시키지 않은 반성문을 썼다. 이토록 꾹꾹 눌러쓴 ‘생(生)의 이야기’를 내가 미처 몰라봤구나. 그러고는 내가 마주했던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 ‘엔데믹’인데 코로나19 확진자 왜 또 늘어나나? 김연희 기자 2023년 여름, 코로나19 상황을 접하면서 당신은 고개를 갸웃했을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포털 메인에서 하나둘 눈에 띈다. 클릭해보면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는 소식들이다. 주변에서도 코로나19에 다시 걸리는 사람이 속속 나타난다. 6월 넷째 주 하루 평균 1만7000명이던 확진자 수는 6주 연속 증가해 8월 첫째 주 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며 엔데믹을 선언한 것이 지난 5월인데 왜 또다시 유행이 확산되는 걸까?기나긴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대 한국은 어떻게 팬데믹의 끝에 다다랐나 김연희 기자 팬데믹이 끝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5월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해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강제적 방역 조치인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도 6월1일부터 사라졌다. 앞서 5월5일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했다. 2020년 1월31일 최고 수준의 보건 위기 대응을 선언한 이후 3년4개월 만이다.다만 코로나19가 끝난 건 아니다. 코로나19 감염자는 계속 발생하고 그 가운데 일부는 목숨을 잃기 2023년 간호사들이 싸우는 진짜 이유 이오성 기자 첫 번째 거부권 때와는 달랐다. 대통령의 두 번째 거부권은 일을 크게 만들었다. 농민을 상대로 한 양곡관리법 때와 달리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간호사들이 ‘준법투쟁’ 등 사상 초유의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그간 의료계에 누적돼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당장 불거진 것은 이른바 ‘PA 간호사’ 문제다. PA(Physical Assistant) 즉 진료보조 간호사는 공식적으로는 없는 직종이다.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채혈, 봉합, 대리수술, 기관 삽관 등 의료행위는 의사가 하지 않으면 불법임에도 이들 PA 26년 차 소아과 의사의 ‘작심 고언’ 김연희 기자 소아청소년과 위기를 취재한다고 했을 때 의료계 전문가 여럿에게 “김정은 선생을 만나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아이들과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애정이 크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의사라는 것이 추천 이유였다. 김정은씨는 26년 차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다. 충주 건국대병원에서 조교수로 근무했고, 서울 중구보건소에서도 일했다. 한때 본인 이름을 딴 소아과를 개원한 적도 있다. 지금은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 인근의 공익적 민간병원인 신천연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으로 환자들을 보고 있다. 1차-2차-3차 병원, 그리고 의대 교수·개원의·봉직의까지 한 대사관 명령 어기고 5월 광주를 도운 미국인들이 있었다 서나래 (국립안동대학교 강사) 주한 '미국 평화봉사단(The Peace Corps/Korea·피스코)'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알다마다, 피스코 단원에게 영어를 배운 적도 있다고요? 그렇다면 당신은 1966~1981년 사이에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을 것입니다. 평화봉사단은 미국 시민 가운데 봉사단원을 선발해 개발도상국(초청국)으로 파견했습니다. 이들은 초청국에서 2년간 일하며 사람들의 자립을 도왔죠. 현재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2년간 봉사활동을 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떠올리면 될 것입니다.한국에서는 1966년부터 1981년까지 약 15년간 평화봉사단 국가의 책임과 시민의 책임 [편집국장의 편지] 이종태 편집국장 11월 셋째 주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고 수치입니다. 이런 가운데 김연희 기자가 ‘위드 코로나’를 주제로 커버 기사를 썼습니다. 읽다 보니 골치가 아팠습니다. 어렵거나 지루해서가 아닙니다. 하루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내년 여름쯤 2만여 명을 넘긴 뒤에야 줄어들 수 있다는, 이 부문 최고 전문가의 과학적 예측을 담은 기사가 따분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확진자 대폭 증가는 ‘위드 코로나’ 이전부터 예상되었던 사태입니다. 그동안의 엄격한 방역체계에서처럼 감염을 억제하 ‘무혐의’ 자신하는 이재명, ‘성남FC 부당거래’ 검찰 승부수 통할까 문상현 기자 “나는 정치인이다. 당연히 정치적 이득을 고려한다. 다만 나는 당장의 좋은 이미지 등 작은 이익보다 큰 그림을 본다. ‘이재명이 성남 구단을 잘 운영하는 것을 보니 능력이 있는 사람이구나, 더 큰 역할을 맡겨도 되겠다.’ 이런 소리를 듣는 것이 궁극적으로 내가 노리는 정치적 이득이다. 그러기 위해서 성남 구단을 투명하게 잘 운영해야 한다(2015년 2월10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겸 프로축구단 성남FC 구단주 〈OSEN〉 인터뷰).”성남FC는 해체 위기에 놓였던 성남일화를 성남시가 인수하면서 2014년 재창단했다. 성남시민 지원을 무차별적 강제징집 40여 년 만에 드러나다 정희상 기자 1970~1980년대에 학생운동을 벌이던 대학생들을 강제로 군대에 끌고 가 고문·협박·회유를 통해 전향시킨 뒤 ‘프락치(밀정)’로 활용한 ‘대학생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 공작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11월23일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정근식, 이하 진실화해위원회)는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녹화·선도공작 피해자 2921명의 명단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미 알려진 것과 달리 강제징집은 1984년 끝난 것이 아니라 ‘선도공작’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노태우 정권 시기인 1989년 10월 입대자까지 실시 이태원 참사 전후 국가 재난 대응 체계 어떻게 작동했나 문상현 기자 이태원 참사로 드러난 건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의 민낯이다. 참사 예방을 위해 만들어진 매뉴얼은 작동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었고, 참사 직후 경찰과 소방의 공조는 원활하지 않았다. 재난 대응을 위해 1조5000억원을 들여 구축한 통신 시스템은 195초만 썼다. 대응을 총괄하고 지휘할 컨트롤타워는 불분명했다. 참사 이후 중앙정부와 지자체, 경찰과 소방이 국회와 브리핑에서 공개한 자료를 종합해 이태원 참사 전후 국가 재난 대응 체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짚어봤다.10월29일 오후 6시34분부터 참사 발생 첫 신 어느날 AI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프리스타일] 변진경 기자 지난 4월, 코로나19 재택치료 중 관할 보건소로부터 안부 전화 두 통을 받았다. 한 통은 사람, 한 통은 AI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먼저 걸려온 전화의 발신자는 관할 보건소 공무원이었다. “변진경님 몸은 좀 어떠세요?” 아마도 수백 번째 묻는 ‘할당’ 재택치료자의 안부였을 것이다. “열은 나세요?” “식사는 잘 하시나요?” 문장은 매우 따뜻한 텍스트인데, 묻는 목소리에는 꽤 많은 피로함과 약간의 짜증스러움이 배어 있었다.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그 형식적인 전화를 받고도 울컥 감정이 동요된 것이다. 왜, 아프면 괜히 서럽지 않 미군 기지촌 운영 국가 책임 인정됐다 평택·나경희 기자 김숙자씨(76)가 이불을 꺼냈다. 50년이 지났지만 보풀 하나 일지 않은 푸른색 담요였다. 끝자락에 110V 플러그가 달려 있었다. “어제 산 거 같지? 내가 잘 모셨어. 우리 철수(가명)가 보내준 거. 예전에는 도란스(변압기) 꽂아서 썼어요. 이제는 오래됐으니까 불날까 봐 전기는 안 켜. 그래도 덮으면 따뜻해.”1945년, 해방둥이 닭띠로 태어난 김숙자씨는 가난과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서울로 도망쳤다. 초등학교도 미처 마치지 못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식모살이뿐이었다. 열여덟 살, 아는 언니를 따라간 곳이 미군 기지촌이었다. 신현영, “정부와 지자체의 무능한 대응이 불러온 참사다”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최한솔 PD 10월30일 새벽, 신현영 의원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었습니다. 신 의원은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으로 '재난의료지원팀(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 DMAT)' 훈련 경험을 살려 구조에 참여했습니다. 긴급 환자 이송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보건복지부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잘했는지 등을 짚어봅니다. 민주당은 진상 규명과 참사 수습을 위한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를 꾸렸습니다. 신 의원은 해당 대책본부 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방송 : 시사IN 유튜브 〈정치왜그래?〉(매주 화요일 저녁 7시 / htt [코로나 대응, 현장을 가다] 이웃을 구하고 싶었던 일본의 노력과 성찰 도쿄/글 김연희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총·균·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인류 역사상 ‘첫 번째 글로벌 위기’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반해 각 나라가 팬데믹에 대응한 경험과 지식은 조각난 채 뿔뿔이 흩어져 있다. 코로나19로 국경이 막히고 교류가 단절된 탓이다.우리의 머릿속에 고착된 나라 밖 코로나19 이미지는 체육관에 대규모로 설치된 임시 병상이나 한꺼번에 사망자의 관을 묻는 모습 등 2020년 초 단편적인 장면에 머물러 있다.코로나19 유행 동안 모든 공동체는 상실의 아픔을 겪었고, 크든 작든 실패의 수렁에 빠졌다. 완벽한 정답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