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인노동조합 이종승 위원장(50)은 연극배우다. 세월호가 침몰한 뒤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촛불을 들고 단식에 동참했다. 세월호 추모 활동 과정에서 개인의 목소리보다는 연대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고, 추모를 위해 모였던 수많은 공연예술인의 힘을 모아 2017년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창립을 이끌었다.
“제가 대학원 등록금 벌려고 잠깐 꽃게잡이 배를 탔는데 거기가 팽목항 바로 옆 서망항이었어요. 그래서 팽목항 근처를 잘 알아요. 꽃게를 따라 위에서부터 쭉 내려오면서 조업하던 데였어요. 어떻게 그 큰 배가 쉽게 가라앉았는지, 왜 못 구했는지 의문이 제일 컸어요.
지금도 ‘마로니에 촛불’을 매주 토요일 저녁 8시부터 두 시간씩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초반에는 진상규명 촉구 서명을 받아서 유가족에게 보내는 일을 했는데, 지금은 계속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 10년째 촛불을 들고 있어요. 처음에 연극인들의 방식으로 뭐라도 좀 해보자는 의견이 있어서 마로니에공원에 모여 퍼포먼스를 시작했죠. ‘4시16분에 가만히 있으라.’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퍼포먼스를 하다가 가만히 있는 퍼포먼스를요. 그냥 서 있기도 했고, 움직이다가 앉아서도 있고, 그렇게 퍼포먼스를 하면서 추도했어요. 그러다 진상규명 목소리가 나오고 광화문 광장에 단식 텐트가 만들어졌어요. 연극인 단식 텐트에서 제가 첫 번째로 닷새 동안 단식을 했어요. 세월호 기획단이라고 문화예술 하는 분들이 모여서 추모 방식을 논의하다 ‘세월호 연장전’이라는 걸 광화문에서 시작했어요. 그래서 100일 때, 200일 때, 300일 때, 1년 됐을 때마다 계속했어요.
저한테 세월호는 리본이나 팔찌에 새겨진 것처럼 ‘리멤버’,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어요. 저한테도 나름의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요.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세월호도 그렇고.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거죠.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했어요. 그사이 결혼하고 아이들도 낳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그때 단원고 부모님들 심정을 더 알 것 같더라고요. 그 당시 정말 많은 연극인·예술가들을 만나면서 세상을 보는 눈도 길러진 것 같았어요. 그리고 개인적 목소리보다는 연대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함께했던 많은 사람과 2017년 공연예술인노동조합을 창립하게 됐죠.
세월호 10년을 보내고 있지만, 제대로 바뀐 게 없네요. 제대로 해결을 못해서 이태원 참사가 또 일어났어요. 이태원특별법도 잘 안 될 것 같고…. 과연 10년 뒤에 어린 학생들을 사회가 보호해줄 수 있을지 불안해요. 유가족이나 어린 청소년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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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6반 김동영 학생 아빠 김재만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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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라’ 침묵 행진 제안했던 용혜인 의원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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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3반 한은지 학생 아빠 한홍덕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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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덕씨(56)는 세월호 인양 작업이 한창이던 때 동거차도 텐트에서 유가족들이 먹을 식사의 요리를 도맡았다. 그는 10년 동안 빠짐없이 매주 한 번씩 하늘공원에 있는 딸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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