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외쳐온 ‘민주주의 외교’의 허상이 드러나고 있다. 무바라크 독재 정권은 미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원조를 받았고, 이번 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미국 정부는 그에게 좋은 평판을 내리고 있었다.
미국 진보 매체 알터넷(alternet)은 2월5일자 기사에서 미국이 후원하고 있는 독재정권이 무바라크 뿐만이 아니라며, 미국 정부가 지지하는 독재 국가 7 곳을 선정했다. 알터넷이 선정한 독재자 및 독재국가는 아래와 같다.

 

 

 

 

1. 폴 비야(카메룬)
비야는 1982년 이래 29년째 카메룬을 통치하고 있다. 1983년 이른바 '대통령 선거'에서 그는 단독 후보로 출마해 99.98%를 득표했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카메룬 정부가 불법 처형을 저지르고 기자들을 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 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정부는 자의적인 체포, 불법 구금, 표현/집회/결사의 자유의 제한과 같은 인권침해를 자행하거나 묵인하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세계은행, IMF, 아프리카개발은행 등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카메룬 정부에 지원하고 있다.

 

 

 

 

 

 

 

 

2.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투르크메니스탄)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2006년 전임자가 사망하고, 헌법상 승계자가 갑자기 체포되어 감옥에 간 뒤 정권을 잡았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투르크메니스탄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미국은 투르크메니스탄의 주요 석유 수입국(2008년 1억달러)이며, 미국 보잉사는 이 나라 정부에 항공기를 제공하고 있다. 또 쉐브론은 수도인 아쉬하바드에 사무실을 열고 있다. 

 

 

 

 

 

 

 

 

 

 

3.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적도 기니)
32년전 오비앙 응게마는 유혈 쿠데타를 일으켜 삼촌 프란시스코 마시아스가 차지하고 있던 권좌를 빼앗고 그를 처형했다. 그는 석유 수출로 얻는 이익을 자신의 개인 계좌로 전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퍼레이드〉지에 따르면, 미국은 2008년 적도기니로부터 석유 30억달러를 수입했다.


 

 

 

 

 

 

 

 

 

 

 

 

4. 이드리스 데비(차드)
미국은 역시 같은 해 차드로부터 석유 30억 달러를 수입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데비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누리고 있고, 차드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파트너임을 증명했다.”
2010년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보고서가 묘사한 차드 상황은 이렇다.
“민간인과 인권운동가들이 살해/납치당하고 있다. 여성과 소녀들이 성폭행의 희생자가 되고 있으며 아이들이 군인으로 징집되고 있다. 정부에 반대해온 정치 세력이 불법적으로 체포되고 있으며, 무차별적인 구금과 고문이 행해지고 있다. 기자와 인권단체에 대한 가혹행위와 위협도 이어지고 있다.”
차드 군이 소년병을 모집하는 문제 때문에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차드 특공대를 계속 훈련시키고 있다.

 

 

 

 

 

 

 

 

5. 이슬람 카리모프(우즈베키스탄)
카리모프는 1990년 부정선거로 당선된 이후 21년째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으로 집권 중이다. 휴먼 라이츠 워치에 따르면, 소수 종교 집단에 대한 고문과 자의적 구금, 대규모 검거가 일상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 나라는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파트너이며 2005년까지 미 공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미 공군 철수 이후 다소 관계가 식었지만, 양국의 무역량은 2008년 2배가 늘었으며, 미국은 우즈벡으로부터 상당한 우라늄을 수입하고 있다. 2009년에 우즈베키스탄 항공은 보잉사에게 6억달러어치 비행기 물량을 주문했다.

 

 

 

 

 

 

 

6. 멜레스 제나위(에티오피아)
제나위 총리는 20년째 에티오피아를 통치하고 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표현에 따르면 “수개월간에 걸친 야당 지지자에 대한 위협” 끝에 2010년 총선에서 제나위 총리가 이끄는 인민혁명민주전선이 99.6% 득표율로 또 이겼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에서 정부에 반대하는 활동이나 NGO 활동은 불법으로 간주되며, 종종 민간인이 재판도 없이 사라지는 일이 생기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다. 미국은 에티오피아의 최대 재정 후원국가다. 미 의회는 에티오피아의 인권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군사 원조를 중단하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법 조항상 “테러 방지 목적”의 원조는 가능하게 되어있어 있으나마나하다. 미군은 계속 에티오피아 군을 훈련시키고 있다.

 

 

 

 

 

7.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사우디 아라비아)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가 시민을 탄압할 때는, 그 국가 이름이 오직 ‘이란’일 때만 문제가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우방 국가이며, 미국은 수십 년간 사우디 왕족을 보호해오고 있다.
2010년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보고서는, “사우디 정부가 표현의 자유와 다른 정당한 활동을 억압하기 위해 광범위한 탄압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 수백명이 테러리스트라는 혐의로 체포됐다. 2010년 현재 양심수를 포함한 수 천명이 국가 안보를 위한다는 이유로 감옥에 수감 중이다. 상당수가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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