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는 지난해 1월20일 용산참사가 벌어지고 355일 만에야 남편을 땅에 묻었다. 그러나 이후 10개월 가까이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사람들이 다 알아보고 수군거리는 것 같았다.” 남편이 숨진 용산 남일당에서 경기도 용인의 13층 아파트로 이사했지만, 베란다에 서면 망루 위에 올라가 있던 남편이 생각났다.
보상에 합의한 지 벌써 1년이 가까워오지만 약속한 생계 대책은 해결되지 않았다. 이충연씨(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망루에 올랐던 6명도 여전히 옥살이를 하고 있다. “죽어서 묻으면 끝인가 싶다가도, 약속 지키라고 다시 나섰다가는 죽은 사람 먹칠하는 일이 될까 봐 뭐든지 조심스럽다”라고 권씨는 말했다.
그러는 사이 차남은 장남에 이어 군에 입대했다. 혼자 남은 뒤 이유 없이 아픈 몸 때문에 입원 퇴원을 반복하기도 했다. 이런 권씨를 곁에서 보듬고 북돋아 세운 것은 함께 사는 어머니였다. 돌아오는 기일에 권씨는 곱게 간 녹두로 부친 빈대떡을 들고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남편 묘를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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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취재기자의 부치지 못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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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일장 치른 용산참사 유족,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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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지휘 경찰도 기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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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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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는 현재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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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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