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겨냥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 주지 축출’ 외압 발언과 조계종 총무원의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파문으로 빚어진 봉은사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조계종 총무원과 봉은사는 4월30일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문제에 관해 대토론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명진 스님이 4월11일 봉은사 법회에서 폭로한 “안상수 외압폭로 기자회견을 막기 위해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이 직접 김영국 거사에게 회유 협박했다”라는 발언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명진 스님은 이에 대해 “자신 있으면 고소를 취하하지 말라”며 법정에서 만나자고 밝혔다. 이런 사태 전개에 누리꾼들의 관심과 반응도 뜨겁다. 수백명의 트위터와 미투데이 인터뷰어로부터 질문을 받아 명진 스님에게 직접 전달하고 답을 들었다.   

왜 폭로했는가? @joosiks
무엇보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불교계 인사에까지 관여하는 못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함이다. 또 문화재 관리 등의 예산 문제로 불교계를 예속시키려는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뜻도 있다.

안상수씨나 이동관씨가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taekkyoni
거짓으로 진실이 가려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이고 또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소나기를 피하듯 잠시 피하면 된다는 생각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진실의 죽비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사IN 안희태명진스님은 "안상수 원내대표와 이동관 홍보수석은 진실의 죽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 정부가 잘못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이래저래 충고하시는 것은 알지만 종교인으로서 정치 참여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을 텐데. @sergy21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정치에 관여한다는 것은 그로 인해 어떠한 이익을 얻고자 함인데 이런 시비 속에서 수행자가 얻을 정치적 이익이 무엇이 있겠는가? 오히려 잃는 것이 많겠지만 잃는 것이 있어도 옳음을 향해 가는 것이 수행자의 길이라고 여긴다.

저는 종교가 아직 없지만 종교를 가진 분들 중에 가끔 이런 분들이 있다. ‘OO을 걸고 맹세하건데….’ 난 이런 분 절대 믿지 않는다. 명진스님은 어떻게 진심을 보여주실 건가? @imsouthpaw
 참 어려운 질문이다. 그저 진실되게 사심 없이 사는 거 말고 다른 길이 있겠는가. 누가 봐줘서 진실되게 사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 길로 가겠다.

불교의 본연의 존재 이유와 사회적 역할, 참여의 의미, 관련성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으신지…. @pscneo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이라는 말이 있다.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한다는 말인데 이는 둘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이다. 맑고 향기로운 연꽃이 진흙 위에서 피어나듯 지금 서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삶을 옳고 아름답게 가꿔가는 것이 수행이고 불교가 지향하는 바이다. 그런 점에서 극락이나 정토(淨土)가 어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구현해야 하는 것이다. 불교는 그것을 향해 정진해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안상수 의원이 지금이라도 사실을 인정한다면 용서해줄 의향이 있는가? @Godorizzang
사실을 인정하고 참회하면 얼마든지 용서하겠다. 지금 안상수 원내대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그에 대한 개인적 미움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바로잡기 위함이고, 그 바로잡음에는 안상수 원내대표도 포함되기에 겉으로는 매를 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비를 베푸는 거다. 좀 맞으면 아픈 자비의 죽비 말이다.

이런 외압이 좌우파 논쟁을 떠나서, 종교적인 탄압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데 불교계 내부에서는 MB 정부에 대해서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나. 나모 namojo  
이미 이명박 정부는 정권을 잡은 뒤 국정을 책임질 주요 인사들을 기독교인으로 채우고 전국의 사찰을 지도에서 빼는 등 심각한 종교편향을 저질러왔다. 이번 봉은사 문제도 종교를 자신의 발 아래에 두려는 이명박 정부의 편향된 인식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요즘 이 문제를 회피하면서 딴 소리만 계속 하는데 외압 문제와 관련해 직접 만나볼 의향은 없는가. 이왕이면 두 분의 대담을 생방송으로 보고 싶은데. 타디스트 arrexcrow
 직접 만나겠다고 했고 또 찾아갈 것이다. 주선해주신다면 생방송으로 대담에 얼마든지 나갈 수 있다.

속세와 거리를 두는 게 일종의 덕목처럼 여겨지는 곳에서 대단한 용기를 내셨다고 보지만 안팎으로 쉽지 않은 상황일 텐데 시민·사회단체의 연대 외에도 불가에서의 지지나 함께할 도반이 계신지, 이 과정이 외롭지는 않은지 궁금하다. 미트스핀 thxhfh
진실이 도반이고 옳음이 가장 큰 지지자이다. 그런 마음은 진실되고 정의로운 사람들의 가슴에는 있는 법이고 그런 믿음을 가지고 가기에 또한 그것이 지지 않을 것을 믿기에 용기를 가지고 간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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