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작은 교회, 민주적이고 투명한 교회를 지향해서 낮은 데로 내려가는 교회도 적지 않다. 교회 건물을 포기한 교회들도 있다. 임차한 공간에서 예배를 보고 헌금은 더 가치 있는 곳에 쓰겠다는 교회들이다.서울 송파구 주님의교회(박원호 목사)는 교회 건물이 없다. 주님의교회 신도들은 정신여고 강당에서 예배를 본다. 예배당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 목사는 집과 통장을 소유하지 않고, 헌금은 선교와 구제에 우선 쓴다. 주님의교회는 담임목사가 10년 목회한 후 무조건 후배를 위해 사임한다고 한다.

남서울은혜교회는 교인이 수천명으로 늘어나자 부목사들을 중심으로 5~6개의 교회로 나누었다. 교회는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주민의 반대를 뚫고 장애인 학교를 세우고, 홍정길 목사는 장애인 학교 강당에서 예배를 보고 있다.

남서울은혜교회는 서울 일원동에 장애인학교를 세우고, 강당에서 예배를 본다(위).
경기도 부천시 상동 예인교회(정성규 목사)는 시가 운영하는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예배를 본다. 또 상가를 빌려 사무실과 기도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정성규 목사는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 목사는 세금 낼 필요가 없다는 세무서 직원을 설득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언덕교회(박득훈 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 서울캠퍼스 강당에서, 너머서교회(안해용 목사)는 경기도 일산 중산초등학교에서, 역삼청년교회(최현락 목사)는 명동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예배를 본다. 이 교회들은 정관과 원칙에 따라 교회를 운영하고, 재정을 공개하고, 목회와 교회 행정을 분리하는 특징이 있다. 성터교회는 일반 신자가 당회장을 맡기도 했다.

예인교회 정성규 목사는 “목회자가 하나님의 대리인이 되고 신자가 목회자의 수족이 되는 구조에서는 독단적인 교회 운영이 싹트게 마련이다. 교회가 목회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교회가 건강해진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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