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미씨(36·웹 기획자)는 서연(9)·영상(7)·지상(5) 세 아이를 둔 주부다. 육아 전쟁은 학원에 절로 눈을 돌리게 했다. 큰딸 서연이는 학교 가기 전 한글·영어 학습지부터 시작해 온갖 놀이 학원을 섭렵했다. 초등학교 입학 뒤 학원의존도는 더 심해졌다. 받아쓰기 40~50점을 받는 아이를 보며 ‘아예 과외를 해봐?’ 고민도 했다.

그 와중에 만난 것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었다. 학창 시절 은사와의 인연으로 찾은 그곳에서 그녀는 개안(開眼)을 경험했다. ‘학원 끊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선배’들이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 이들에게 얻은 노하우를 강씨는 실천에 옮겼다. 먼저 학원을 끊는 대신 딸에게 블로그를 만들어줬다.

지루한 수업을 못 견뎌 하던 아이가 블로그에는 관심을 보였다. 제가 찍은 사진이랑 글을 올리곤 했다. 방문자가 늘면서 아이는 더 신이 났다. 여름방학을 마치고 나니 블로그에 올린 글만 책 한 권가량이 됐다. 이 과정에서 글쓰기 문제는 절로 해결됐다. 이제는 서연이가 동생들에게 글을 가르친다.

지난 1월 강씨는 ‘다음 아고라’에 청원 글을 올렸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발행한 소책자 〈아깝다 학원비〉를 무료 배포하기 위한 기금을 모으고 싶다는 청원이었다. 다음 측은 “교육 문제로는 모금을 해본 적이 없고, 성공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라면서도 아고라에 모금방을 개설해줬다. 3월22일 모금 마감일까지 1400만원 모으기를 목표로 설정했다는 강씨는 “불안에 떠는 대한민국의 모든 학부모에게 내가 경험한 희망을 나눠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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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은남 기자 다른기사 보기 ke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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