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구씨(28)와 황수영씨(25)는 티베트란 나라가 ‘인류 정신문화의 숨구멍’이나 ‘영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의 나라’ 같은 수식어로 기억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실제 티베트 사람들은 못된 사람, 착한 사람, 별별 사람이 다 있는 우리네와 같단다. 한국 사회 안에서 티베트의 독립과 인권, 자유를 이야기해온 단체 ‘랑쩬’의 활동가들은 티베트의 보통 사람들에 관심이 많다.

랑쩬은 티베트어로 ‘자유·독립’이라는 의미다. 2008년 3월 티베트에서 독립을 위한 반중국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자 전 세계에서 중국 올림픽 보이콧 선언이 줄을 이었다. 국내에서도 촛불집회가 있었다. 그때 만난 사람들이 해가 두 번 바뀌는 동안 사무실도 구하고 모양새를 갖췄다. 모두 티베트에 한 번씩은 다녀 왔지만 그 나라에 대해 모른다는 생각에 1년간은 공부에 매진했다.

2008년 11월 티베트 독립에 관한 해외 포럼에 참가했던 이씨는 시위뿐 아니라 다양한 연대의 방식을 배웠다. 티베트 영화제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던 영국 단체가 인상적이었다. 그때 막연하게 품었던 꿈이 곧 현실이 된다.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으로 3월13~14일 ‘제1회 프리 티베트 영화제’가 열리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발견한 영화감독에게 무작정 연락하는 ‘맨땅에 헤딩’ 방식으로 장편·단편 각각 9편을 공수해왔다. 김씨와 이씨는 대학생이라 온 방학을 영화제 준비에 쏟고 있다.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심각한지 보여주는 ‘낯설은 진실’ 섹션의 영화들도 좋지만 보통 티베트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낯설은 일상’ 섹션의 영화들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귀띔한다.(문의www.freetibet.or.kr)

기자명 임지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tot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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