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버지니아 주와 뉴저지 주 선거, 올해 매사추세츠 주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하면서 “오바마가 개입하면 진다”라는 공식이 생겼다. 2월2일 열린 일리노이 주 민주당 예비선거 결과는 이런 염려를 더해줬다. 이 예비선거는 올해 11월 상원의원 선거(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는 자리였다. 일리노이 주 경선이 워싱턴의 관심을 모은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로는 이 선거가 11월 중간선거와 관련한 최초의 예비선거라는 점이었다. 두 번째는 그 상원의원 자리가 원래 오바마 대통령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하자, 잔여 임기는 롤랜드 버리스 몫이 되었지만 그는 매관매직 구설에 올랐다.

마크 커크 후보는 대표적인 ‘친한파’

오바마는 다음 상원의원 후보로 막역한 농구 친구인 33세의 알렉시 지아놀리아스 일리노이 주 재정장관을 밀었다. 민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아놀리아스가 후보 경선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경쟁자와의 차이는 겨우 5% 포인트였다. 더구나 오바마는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당선한 공화당 스콧 브라운을 향해 “더 이상 은행가를 위한 상원 표는 필요 없다”라고 말했는데,  알렉시 지아놀리아스가 은행가 집안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아놀리아스가 오바마의 지지를 받아 상원의원이 될 수 있을까? 본선에서 경쟁할 공화당 후보는 시카고 북서부 출신의 5선 연방 하원의원인 마크 커크(51)이다. 커크 의원은 오바마의 앞마당에서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경쟁자를 압도적으로 제치고 공화당 후보가 됐다. 그는 “일리노이는 원래 공화당의 링컨 대통령 지역이었으니 오바마로부터 이 지역을 되찾아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마크 커크는 민주당에게는 가장 어려운 후보이다. 개혁 이미지를 가진 커크 의원은 일찍이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잔여 임기의 상원의원을 주지사가 임명하지 말고 임시투표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오바마 바람을 보고서 오히려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선거에 나설 공화당 마크 커크 후보(왼쪽)와 민주당 알렉시 지아놀리아스 후보.

그가 상원의원이 되면 상원에 친한국계 의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그는 한인 입양아 동생을 두고 있어 한인 사회와 한국 문제에 민감하다. 한인들의 북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서 유진 벨 재단과 오래전부터 활동해오고 있다. 그의 경선을 도와준 그룹에는 시카고 한인도 있다. 2008년 커크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에 동의했다. 그는 유대계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2월2일 예비경선 직후, 라스무센 설문조사 결과 민주당 지아놀리아스 지지율은 40%, 공화당 마크 커크 지지율은 46%였다. 이대로라면 오바마의 안방을 마크 커크가 차지하게 된다.

오바마는 일리노이 주 예비경선 결과를 들은 뒤 민주당 상원의원들 앞에서 당파적인 전략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들(공화당) 모두가 모든 것에 반대하는 이유는 선거 전략이다. 국민과 직접 소통의 길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오바마의 전략은 공화당 대 민주당이라는 선거 구도를 깨는 것이다. 오바마의 특명으로 중간선거전에 복귀한 데이비드 플러프가 시민사회의 무당파(오바마) 지지세력을 다시 불렀다. 플러프가 처음 한 일은 2월4일 동부 지역 내 시민사회 활동가 2500여 명과 대통령이 웹사이트에서 만나는 이벤트를 연 것이다.

플러프의 특기인 무당파의 시선끌기였다. 그는 대통령에 대한 시민의 주목과 관심이 없으면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다. 희망을 일으키고 바람을 불게 해 선거전에 돌입한다는 작전이다. 매사추세츠 주와 일리노이 주 선거 결과는 민주당을 위축되게 하지만, 오바마는 대도시 지역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한다.

기자명 김동석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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