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4일 아침 백악관 정치고문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ABC 방송에 출연해 2008년 오바마 캠페인을 조직했던 데이비드 플러프가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위해 민주당 캠프로 올 것이라며 “플러프는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민주당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플러프는 액설로드와 함께 2008년 대선의 1등 공신이었다. 특히 플러프는 민주당 밖 무당파 유권자를 조직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그런 그가 왜 한동안 워싱턴을 떠나 있었을까. 그리고 왜 지금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온 것일까.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첫해 목표는 의료보험 개혁이었다. 의료보험 개혁은 전적으로 의회의 일이고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각료와 백악관 참모를 의회 눈높이에 맞추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이다.

백악관은 중간선거를 위한 대책에는 소홀했다. 참모들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어떠한 개혁도, 2012년 재집권도 불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중간선거보다는 의료보험 개혁안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데이비드 플러프는 권력 밖에서 시민사회를 조직(barakobama.com)하는 일을 했고, 백악관 안에서는 데이비드 액설로드가 전략을 맡았다.

권력 활용에 서툰 전략가 액설로드는 대통령의 관심이 의회보다는 국민에게 집중하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백악관은 금융시장 복구와 의료보험 개혁을 위해서 지나치게 의회에 치중했다. 그래서 의회는 더욱 당파적으로 변했다. 그 결과가 지난해 11월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 패배, 그리고 올해 1월19일 매사추세츠 주 선거 참패였다. 상원의 슈퍼 60석이 무너졌다.

데이비드 플러프
지난해 가을, 필자는 뉴욕에서 데이비드 플러프를 만난 적이 있다. 지난 대선을 다룬 책 〈담대한 승리〉 사인회 자리였다. 선거가 끝난 뒤 두 번째 만남이었다. 그에게 왜 오바마가 최근 선거에서 졌는가를 물었다. 그는 버지니아·뉴저지 패배는 예견된 일이라며 진짜 문제는 2010년 중간선거라고 말했다. 2010년 중간선거 목표가 현재 위치(59석)보다 낮은 것은 당연하며 상원에서 55석을, 하원에서는 다수당을 수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바마의 개혁’과 ‘중간선거 승리’는 방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20년 장기 집권 프로젝트인 ‘오바마·바이든 플랜’은 2010년 중간선거 결과에 운명이 달려 있다. 그는 오바마의 개혁을 위해서는 민주당 주류에 힘을 실어야 하지만, 중간선거에서 이기려면 무당파 시민사회에 주력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플러프, 담대한 승리 거둘까

이후 전개된 상황은 그의 예상대로였다. 최근 민주당 참패에 대해 정치 평론가들은 백악관을 지휘하는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과 민주당 개혁파 하워드 딘의 갈등이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민주당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매사추세츠를 잃은 것은 2008년 대선 때 오바마를 지지했던 200만 무당파가 이번에는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플러프는 지난 대선 때 오바마 지지자를 엮었던 ‘바락오바마닷컴’ 조직을 OFA(Organizing For America)로 바꾸었다. OFA는 각 지역 연방의원에게 오바마의 개혁 법안을 지지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서명운동을 벌여왔고, 풀뿌리 정치 교육을 해왔다. 당파를 떠난 일반 시민 조직을 관리했다.

데이비드 플러프의 등장은 백악관이 중간선거를 챙기기 시작했다는 뜻이며 중간선거판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것을 말해준다. 개혁 성공과 선거 승리, 과연 오바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데이비드 플러프가 담대한 승리를 거둘까?

기자명 김동석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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