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유출 사고 이후 처음으로 ‘기름유출 피해에 관한 중장기 주민건강 영향 조사’가 실시됐다. 지난 2~10월 9개월에 걸쳐 충남 태안군과 보령시 주민 9284명, 태안군 초등학생 548명에 대해 건강진단을 완료했다. 1만명 가까운 인원을 대상으로 건강진단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태안환경보건센터가 주관하고 단국대·충북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순천향대 연구진 등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 사고 이후 태안 지역 초등학생의 천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태안 지역 초등학생을 고노출군(방제작업이 이뤄진 바닷가 지역)과 저노출군(바닷가에서 떨어진 지역) 등으로 나누고 기도유발 반응검사를 통해 천식 가능성을 조사했다.

지난 2007년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로 기록된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당시 기름띠로 뒤덮인 '뿔논병아리'〈환경운동연합 제공〉
태안 어린이 천식 유병률, 울산보다 두배 높아


그 결과 바닷가에서 떨어진 저노출군 지역 학생의 경우 천식진단 의심 결과가 6.4%에 불과한 반면, 고노출군에서는 천식진단 의심 결과가 16.8%나 나타났다. 이는 2008년 ‘전국어린이환경노출 건강영향조사’와 비교해도 태안 어린이의 천식 유병률이 타 지역(울산 8.2%, 천안 8.4%)보다 두 배 정도 높다. 연구를 수행한 허종일 태안보건의료원장은 “태안 지역 바닷가 초등학생의 천식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 점이 주목할 만하다. 고노출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이 천식 유발 물질에 노출될 기회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2년이 지났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한창 굴 수확을 해야하는 시기이지만 양식장이 폐쇄된 주민들은 양식장 주변 뻘에서 주워온 굴만 까고 있다.
연구진이 태안군 소원면·이원면·근흥면·원북면 4개 지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방제작업을 실시한 바닷가 지역 주민의 각종 알레르기 증상 호소율과 신경계 기능저하 등이 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방제작업 일수와도 정비례하는 것이다. 방제작업이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는 결과이다. 주민건강 조사 결과는 12월8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허베이스피리트 호 유류유출 사고로 인한 중장기 주민건강 영향 조사 1차 발표회’ 자리에서 공개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12월7일 발행되는 〈시사IN〉 117호(12월12일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자명 이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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