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형 동물단체가 있다. 활동가들을 줄 세워놓고 자신들이 보호(한다고 주장)하는 개가 사람을 무는지 테스트를 했으며, 단체의 대표는 그 상황을 ‘훈육’이라고 했다. 그들의 억지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최근 해당 단체가 개들을 하루에 20시간씩 이동장에 가두어 기르는 것이 알려졌다. 이동장은 말 그대로 이동을 위해 사용하는 크레이트(crate)를 말한다. 이동할 때가 아니라 평상시 이동장 안에서 살면 개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개는 그 안에서 제대로 일어설 수도 없고 화장실도 가지 못한다. 참다못해 이동장 안에서 배변하면 자기 배설물 위에서 잠을 자야 한다. 배설물에 젖은 채로 자는 것은 끔찍한 일이지만 졸음을 참을 수도 없는 일이다. 고통스러워하며 나가려고 애써도 그 안에 갇히면 누군가 풀어줄 때까지 나갈 수 없다는 좌절감이 차곡차곡 쌓인다.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면서 그 좌절은 학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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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규 (수의사·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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