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주씨(65)는 베테랑 잠수사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이미 산업 잠수사 경력이 30년에 이르렀다. 2014년 4월20일 첫 잠수를 시작해 7월7일까지 세월호에 있었다. 이후 잠수병을 얻었는데, 해경을 상대로 낸 산재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틀에 한 번 4시간씩 혈액투석을 받고 있다.
“4월20일 첫 잠수를 했는데 시야가… 정말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손을 한 번 휘저었는데 한꺼번에 여러 아이들이 잡혔어요. 그 순간 감당을 못하겠는 거예요.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때 막 목놓아 울면서 누구한테인지 모를 욕을 막 퍼부었어요. 시신을 수습하고 올라왔는데도 진정이 안 되더라고요. 배 위 한쪽에서 막 꺽꺽거리고 있으니까 후배가 와서 다독여주더라고요. 그러다 4월23일 처음으로 잠수병이 왔어요. 보통 잠수병이 오면 일주일 정도는 물속에 못 들어가게 하거든요. 근데 그냥 해군 챔버에 들어갔다가 다음 날 다시 잠수를 했어요.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제 몸을 챙길 때가 아니었거든요.
그러다 7월7일 날 태풍이 올라와서 모두 피항을 나갔어요. 그리고 7월9일 저녁에 다들 목포에서 만나 들어가기로 했었죠. 그때 내려가고 있는데 문자가 왔어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이제는 좀 쉬시라고… 그렇게 배제되니까 배신감 같은 게 드는 거예요. 말은 작업방식 변경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5월6일 수색 도중 사망한 이광욱 잠수사 관련해 책임 소재를 찾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죠. 실제로 8월26일에 공우영 잠수사(민간 잠수사 구조작업반장)를 업무상 과실치사로 고발했거든요. 단지 연장자라고 작업을 지시한 잠수사에게 과실치사라니…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선고를 받았지만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어요.
이후 골괴사(뼛속 혈관에 혈액이 통하지 않아 뼈가 썩는 대표적인 잠수병)가 생겼고 신장질환이 악화됐어요. 몸은 뭐 어떻게 하겠는데 기억은 안 잊혀지네요. 잊을 수가 없죠. 트라우마 치료받고 좋아졌는데 지금은 안 받고 있어요. 이제는 조금 이렇게 울컥하고 나면 좀 나아져요. 그냥 평생 안고 가야 하는 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이게 내 업보다, 생각하고 그냥 편하게 마음을 먹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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