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조용한 김경율? 한동훈이 용산 입장 나올 때까지 참아달라고 부탁했을 것”
“KBS, 이미 3~4주 전에 대통령 대담 질문지 보내… 내부 준비 및 절차 중단 상태”
“JTBC ‘배추’ 자막 실수 법률 대응? 조금만 잘못해도 고소·고발, 자유주의 국가 맞나?
“김건희가 ‘덫에 빠졌다’? 멀쩡한 덫이 어딨나… 먹이가 있다고 막 먹으면 안 돼”
“김건희, 명품 가방 받은 것도 모자라서 피해자라고 위로까지 해줘야 하나”
“한동훈, 윤석열 설득해서라도 유승민 주요 지역 공천하고 총선 활용해야”
“유승민 개혁신당 갔으면 ‘이준석 대통령’ 만드는 조력자 역할밖에 못 했을 것”
“현역 의원과 경쟁 쉽지 않은 ‘용핵관’ 영남 지역 대규모 출마, 한동훈 머리 아플 것”
“운동권 심판이 시대정신? 유권자는 별 관심 없어… 한동훈 개인의 분노 표출”
“한동훈이 윤석열보다 더 드러나야 정권 심판 선거 흐름 막을 수 있다는 전략”
“대통령 임기 중 총선은 대통령 중간평가 될 수밖에… 운동권 청산론으로는 역부족”
“돈으로 이태원 유가족 한 풀 수 있나… 제대로 진상규명 되도록 여야 머리 맞대야”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정쟁에 활용? 정부가 민심 가까이 있으면 이용 할 수 없어”

■ 진행자 / 저희가 3주째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와 관련된 발언을 추가로 할 것인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잖아요.

■ 장성철 / 김경율 비대위원이 사퇴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봐야겠죠. 비대위원이 본인의 메시지를 내야 할 것 아니에요. 그런데 가만히 있단 말이에요. 비대위원으로서 존재 가치를 본인이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잖아요. 허수아비죠. 사퇴한 거나 진배없죠.

■ 박성태 / 제가 그쪽 분위기를 체크해보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한다는 얘기가 계속 있었잖아요. ‘유감 표명만 하면 되겠느냐’는 반론이 나오니까 용산의 대응도 쏙 들어갔잖아요. 그때 김경율 비대위원이 인터뷰 약속이 되게 많았는데 다 취소했어요. ‘당분간은 얘기 안 할래요.’

■ 진행자 / 발언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 박성태 / 당분간이라는 거죠. 용산이 입장을 낼 거니까. 제 추측으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부탁했을 것 같아요. ‘용산에서 뭐 한다니까 당분간은 좀 참아주세요.’

■ 진행자 / 신년 기자회견 대신 하겠다던 언론사 대담도 지금 얘기가 쏙 들어갔어요.

■ 박성태 / 제가 볼 때는 용산에서 재고 있어요. 근데 이게 그래서 될 일이냐는 거죠. 할지 말지를 두 개 중 하나를 결정하면 되잖아요. 이게 무슨 AI로 분석을 엄청 돌려야 할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걸 재고 있다는 건 뭐냐. 대통령이 결정을 못 하고 있다는 거예요. 입장 표명만 하자니 사과 안 한다고 뭐라고 할 거고, 사과하자니 수사받으라는 이야기가 나올 거고. 그러다 보니 계속 고민 중이에요. 그냥 뭉갤까, 이런 고민도 일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 80% 가능성으로 설 연휴 전에 입장 표명을 할 거라고 봅니다.

■ 장성철 / 저는 안 한다고 봅니다. KBS 내부적으로 알아보니까, 여러 준비나 절차가 중지됐어요. 아무 준비를 안 하고 있어요. 설 전에는 못해요. 물리적으로도 안 되고요.

■ 박성태 / KBS에서 대담 질문을 이미 3~4주 전에 다 보냈대요. 실무 작업은 다 됐고요. 그러니까 KBS 안에서는 차라리 빨리했으면 지금 다 끝난 이슈일 텐데 왜 머뭇거리다가 이러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요.

윤석열 대통령이 1월25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제일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월25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제일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한 가지 더 얘기해 보면, JTBC가 1월25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의정부 제일시장에 방문했을 때 “매출 오르게 힘껏 하겠습니다”라는 발언을 ‘배추 오르게’라고 자막 단 것을 대통령실이 문제 삼고 있잖아요.

■ 박성태 / 제가 알고 있는 한도에서, 제 경험상 말씀드리면, 실수죠. 이런 걸 의도적으로 하는 데는 거의 없어요. 일을 하다 보면 실수하게 되잖아요. 마감 때 그만큼 급해요. 여러 번 체크해도 잘 안 걸러질 때가 있어요. 그런데 실제 배추로 더 많이 들린다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풀기자가 워딩을 보냈는데, 그 부분에 ‘잘 안 들림’ 이렇게 해가지고 왔어요. 어법은 안 맞지만, 맥락은 통하니까, 실수를 한 거죠. 근데 이미 어법에 안 맞는데 소송까지 간 사례가 있잖아요.

■ 진행자 / 바이든-날리면 말씀하시는 거죠?

■ 박성태 / 그렇죠.

■ 진행자 /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그게 법률 대응할 일이냐’라는 시청자 의견도 올라오고 있어요.

■ 장성철 / JTBC가 계속 ‘배추’라고 우기면 사법적 절차를 통해서 판정해 볼 수 있죠. 그런데 바로 사과 방송하고 실수를 인정했잖아요. 방심위를 통할 수도 있는데 꼭 저렇게 법률 대응을 해야 하나, 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자기들은 사과도 안 하면서 말이야.

■ 박성태 /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거든요. 그걸로 소송까지 간다는 건 쪼잔하다, 보기에는 통이 크지만 실제로는 좁다… 특정인을 겨냥한 것은 아닙니다(웃음). 조금만 잘못해도 고소·고발 당하면, 그게 자유주의 국가입니까? 저도 이제 써온 것만 읽어야겠어요(웃음).

■ 장성철 / 써온 게 더 심각해. 당신은 그대로 읽으면 큰일나요(웃음).

■ 진행자 / 그럼 두 분, 오늘 골라온 ‘말말말’ 살펴볼까요?

■ 박성태 / 저는 이수정 교수의 “덫에 빠졌다”를 가져왔습니다. 제가 계속 김건희 여사에게 집중하고 있지 않습니까? 가장 중요한 이슈니까요. 이수정 교수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관련해서 김건희 여사가 “덫에 빠졌다”라고 했어요. 뉘앙스라는 게 있습니다. 덫이라는 단어는 뭐랄까, 음모의 피해자 같은 인식을 줘요. 이수정 교수가 김건희 여사가 피해자인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조금만 분석하면 이건 좀 다릅니다. 덫이 있으려면 뭐가 있어야 하죠? 미끼가, 먹이가 있어야 하죠. 동물들이 먹이를 보고 왔다가 덫에 걸리잖아요. 멀쩡한 덫은 없어요. 이건 동물의 본능이에요. 그런데 사람이 먹을 게 있다고 가서 막 먹으면 안 돼요. 이때 먹이는 뭐냐? 명품 가방이에요. 누가 준다고 덥석 받으면 됩니까? 이게 명품 가방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파우치인데, 인 마이 포켓…, 파우치를 포켓으로 하면 약간 애매하죠. 아무튼 그런 건 동물들이 하는 거예요. 사람은 하면 잡힙니다. 덫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상황을 더 부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거죠. 먹이를 물다가 걸렸다는 거죠. 누가 저한테 함정으로 몰카를 찍으면서 300만원짜리 무언가를 줬다고 합시다.

■ 진행자 / 가방? 아니면 시계인가요?(웃음)

■ 박성태 / 저는 둘 다 필요 없는데, 안주, 먹을 걸 줬다고 합시다. 300만원짜리 안주. 제가 고마워서 ‘뭘 이런 걸 다…’ 하면서 막 먹었어요. 그런데 저보고 피해자라고 해요. 저는 배가 부른데 어떻게 피해자입니까? 이미 먹었는데. 그냥 배부른 사람이죠.

■ 장성철 / 먹기 싫었는데 성의를 봐서 억지로 먹어준 거야.

■ 박성태 / 맛있으니까 먹은 거죠. 이게 어떻게 피해자입니까? 그런 피해자라면 전 국민이 다 하고 싶을 겁니다. 명품 가방도 받고, 거기다 위로까지 해줘야 합니까. 아이고, 300만원짜리 받아서 너무 안 됐네? 몰카에 대한 배신감은 있을 수 있죠. 인간적 배신감은 최재영 목사랑 김건희 여사가 둘이 따로 해결할 사적인 문제고요.

■ 진행자 / 장성철 소장님은 어떤 ‘말말말’ 가지고 오셨어요?

■ 장성철 / 유승민 전 의원이 “공천 신청은 하지 않습니다”라고 했죠. 무슨 의미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이분이 보수우파 진영에서 정치하기가 상당히 힘든 게, 박근혜 탄핵 때 탄핵을 주도했다고 해서 배신자 프레임이 있잖아요. 그걸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중인데 이번에 다시 또 탈당해서 제3신당에 간다? 그러면 그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현명한 선택을 하신 것 아니냐 싶고요. 공천 신청을 안 하겠다고 했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면 출마의 가능성은 열어놔야겠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유승민 전 의원을 정말 싫어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해서 “선거 이기기 위해서는 유승민 전 의원을 이번에 활용해야 합니다. 전략 지역에, 좀 괜찮은 곳에 공천해야 합니다”라고 하면서 선대위원장 같은 역할을 맡길 수도 있죠. 유승민 전 의원은 배지도 달 수 있고, 당의 어려운 총선에 헌신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을 맞은 것 아니냐고 싶고요.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의지도 아직 있다고 봅니다.

■ 진행자 / 윤석열 대통령이 유승민 전 의원을 왜 싫어하나요?

■ 장성철 / 대선 후보 경선 텔레비전 토론 때… 꼭 제 입으로 이야기해야 합니까? 공천을 거꾸로 하면 그분 이름이 나오는데, 아무튼.

■ 박성태 / 천공도 얘기 못 해요? 저는 유승민 전 의원이 아주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 배신자 프레임을 빠져나와야 해요. 내년 말쯤 되면 윤석열 정부 인기가 확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 장성철 / 지금은 인기가 있다는 말씀이세요?

■ 박성태 /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거죠. 바닥은 끝이 없는 겁니다. 유 전 의원이 그 시점을 노리는 것 같아요. 그런데 개혁신당으로 가버리면 어떻게 되냐? 지금은 이준석 대표가 예전보다 훨씬 컸어요. 집권여당 대표도 했고 이제 본인이 대선 주자가 될 수도 있어요. 예전에는 ‘유승민의 조력자’였다면 지금은 두 분이 함께 있으면 유승민이 ‘이준석의 조력자’가 돼야 하는 게임입니다. 굳이 유 전 의원이 가서 이준석 대통령 만들기를 할 필요가 없는 거죠.

■ 진행자 / 소위 말하는 험지가 아니라 전략으로, 괜찮은 지역으로 공천받을 가능성 있을까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경율 비대위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경율 비대위원. ⓒ연합뉴스

■ 장성철 / 내가 한동훈 비대위원장 참모라면 유승민 눌러 앉히고 붙잡아야 한다고 조언하겠죠. 두 가지 효과가 있어요. 총선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거고, 제3신당 이준석 신당의 김을 확 빼는 거죠. 그래서 정무적으로 판단해야 해요. 그런데 이제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해야겠죠.

■ 박성태 / 저는 좀 생각이 달라요. 한동훈 위원장이 지금 손을 들어주는 건 누구냐. 보면 윤희숙, 김경율, 이수정… 나름 중도적 성향이 강한 분들이에요, 국민의힘 내 다른 분들에 비해서요. 그런데 그보다 ‘쓴소리’를 많이 하는 사람이 누구냐. 유승민 전 의원이에요. 손 안 들어주잖아요. 언급도 안 하고요. 이건 뭐냐? 잠재적 대권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키워주기 싫겠죠. 그래서 유승민 전 의원한테 전략공천 안 할 거 같아요.

■ 장성철 / 유승민 활용법에 대해서 3월22일까지 유의 깊게 한번 지켜보자고요. 그날이 선관위 후보 등록 마감 날이거든요. BTS가 마지막에 나오지, 처음부터 나옵니까?

■ 진행자 / 한동훈-윤석열 뇌관 중 하나가 공천이다, 그래서 2라운드가 있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 장성철 / 핵심 중 핵심이죠. 윤석열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용핵관’들이 영남 지역에 대규모로 출마했어요. 예비후보 등록을 해서 ‘내가 윤석열이다’라는 분들이 지금 너무 많아요. 그런 분들이 현역 의원과 경선해서 이긴다? 불가능해요. 아무리 가산점 주고 감점 준다고 해도 쉽지 않죠. 그러면 용산에서 ‘이 사람들 좀 챙겨라’고 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당이 난리가 날 거예요. 그걸 어떻게 정리하느냐, 한동훈 위원장이 상당히 머리가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한동훈 위원장이 소위 ‘운동권 청산론’을 들고 나오기 시작했잖아요.

■ 장성철 / 국민의힘에서는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용산 같은 경우에는 2020년에 0.7%포인트 차이로 이겼잖아요. 성동을은 (민주당이) 4.7%포인트 차이로 이겼고요. 마포갑도 민주당이 13%포인트 차이로 이겼어요. 새 아파트 많이 들어오고 인구 구성도 바뀌었으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강남 쪽은 어차피 안 줄 테니까 열심히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곳에 출마 선언을 하는 거죠.

■ 진행자 / 이번 총선이 운동권 청산론과 정권심판론 중에 어느 쪽이 더 강하게 작동할 거라고 보세요?

■ 박성태 / 운동권 심판론은 잘 작동이 안 돼요. 유권자들은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볼 때는 한동훈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시절 검사하면서 너무 좌천을 당하고 그 분노가 있어서 자꾸 그러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집권여당 대표가 야당에서 발목을 잡으면 툭 치고 더 앞으로 나가면서 무언가를 달성하고 성취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발목 잡는 사람 죽이겠다고 덤비면 됩니까? 어리석은 짓이죠. 취임사부터가 말도 안 됐고요. 개인의 분노를 표출했잖아요. 여권 핵심 인사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번 선거를 ‘이재명 vs. 윤석열’이 아닌 ‘이재명 vs. 한동훈’으로 치르기 위해서 한 위원장이 일부러 세게 나온다는 거예요. 자기가 자꾸 드러나야 윤석열 심판 선거로 가는 흐름을 막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런 해석도 일부 있어요. 그런 전략이라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운동권 청산이다? 그게 우리 시대적 과제가 맞나요?

■ 장성철 / 메인 구도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 임기 중간에 벌어지는 총선은 대통령 중간평가가 될 수밖에 없어요. 지금 대통령 부정 평가가 높잖아요. 그 구도를 운동권 청산론으로 맞대응하기에는 역부족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요. 다른 구도와 이슈를 들고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정권심판론이 강하다 보니까 정부여당이 여러 고민을 하는 것 같은데요. 한동훈 위원장이 취임 한 달을 맞이했어요.

■ 장성철 / 큰 실수하지 않고 자리 잡았죠. ‘윤석열 아바타’라는 프레임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난 것은 성공적인데 앞으로 허들이 더 높아요. 지금까지는 그냥 뛰어넘을 수 있는 허들인데 이제는 본인 힘으로는 못 넘고 어떤 장치가 필요할 것 같아요. 장대 높이 뛰기 수준 허들 같아서. 한동훈 위원장이 어떤 정치력으로 이걸 정리하면서 이기는 공천을 할 수 있을지… 해방 이후에 어떤 정치인도 이런 역할을 해본 적 없어요. 검사하다가 법무부 장관 하다가 갑자기 여당 비대위원장이 된 거잖아요. 총선을 지휘해야 하고요.

■ 진행자 / 그래서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잖아요.

■ 박성태 / 가보지 않은 길은 혼자 가야죠.

■ 장성철 / 함께 가면 길이 됩니다(웃음).

■ 박성태 / 그렇긴 한데 산이 험하다고 합시다. 바람도 불고. 척후대를 보내서 길이 좋은지 살펴보고 하면 혼자 갈 수 있죠. 근데 수백수천 명을 몰고 가 는데 함께 가면 길이 됩니다? 다 죽을 수 있어요. 지금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속 나오는 이야기가 선대위원장만 했어야 하는데 비대위원장까지 해서 다 같이 실험을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거든요. ‘윤석열 아바타’를 벗어날 수 있는 기틀을 잡은 건 성공적이지만, 그게 총선 승리로 이어지느냐? 그건 윤석열 대통령을 확실히 치우고 나섰으면 모르겠는데, 명품 가방 수수 관련 입장이 늦어지는 것부터 해서 그걸 못 치우고 있다고 봐야겠죠. 한계 또한 드러내고 있고요. 여전히 그늘 밑에 있구나, 지금은 그렇게 보이잖아요. 한 위원장이 누구한테 고개를 숙인 적이 별로 없어요. 검사일 때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복종한 적이 없대요.

■ 진행자 / 본인은 ‘맹종’이라는 표현을 썼죠.

■ 박성태 / 본인이 더 잘났다고 생각해요.

1월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및 거부권 반대 기자회견'에 참가한 한 이태원 유가족들이 정부가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의결을 통과시키자 정부청사 정문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항의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 거부권을 의결했다. ⓒ시사IN 이명익
1월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및 거부권 반대 기자회견’에 참가한 한 이태원 유가족들이 정부가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의결을 통과시키자 정부청사 정문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항의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 거부권을 의결했다. ⓒ시사IN 이명익

■ 진행자 / 마지막으로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데요.

■ 장성철 / 대통령실이 부담을 안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렇게 거부권을 행사하겠죠. 윤석열 대통령은 예전부터 야당이, 다수당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법안은 100번이고 1000번이고 다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했기 때문에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보고요. 국가를 운영하는 책임자들이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가 국민의 한과 눈물을 닦아주는 거라고 봅니다. 세월호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죠. 세월호 특별법 만들어서 특조위 만들어서 조사했는데도 10년 넘게 나온 거 없다고 하지만, 특별법 만들고 특조위 구성하는 것도 (국민의힘이) 협조를 잘 안 해서 10년을 끌어온 거거든요. 검경의 수사가 있고 국회에서 청문회도 했지만, 유가족의 한과 의구심은 풀리지 않은 것 같아요. 유가족은 배상이나 보상이나 추모관 건립보다, 진상규명하라는 거잖아요. 책임자 처벌하라는 거고요. 돈으로 그분들의 한을 풀어줄 수 없습니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할 수 있도록 여야 원내대표가 재표결 전에 협상하셔서 제발 한을 좀 풀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성태 / 정부가 처음부터 좀 더 적극적이었다면 지금 유가족들이 계속 진상규명하라고 얘기할까요? 아니거든요. 물론 특조위 해도 진상규명이 크게 더 안 될 수 있죠. 그런데 정부가 소극적이잖아요. 책임 있는 행안부 장관은 경찰 서면 조사 한 번 안 받았습니다. 서울시는 분향소 가지고 안 보이는 데서 하라고 계속하고 있죠. 경찰 수사도 미진했고요. 대통령은 참사 이틀 만에 현장 방문해서 ‘뇌진탕’ 운운했죠. 유가족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보기에는 정부가 감추려고만 하는구나 할 수밖에 없죠. 그럼 그 의심을 풀어야죠. 정부가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법이 나온 겁니다. 민주당이 정쟁으로 이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죠. 그런데 민주당이 무슨 순진무구당도 아니고 정치적 효과도 생각하겠죠. 중요한 건, 선거철에는 민심 가까이 있어야 해요. 민주당의 포지션이 민심과 더 가깝게 있으니까 정쟁 소리를 하는 거죠. 정략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게 그래서 성립되는 거잖아요. 국민의힘이나 정부가 민심에 더 가깝게 있으면 이용하려야 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제가 참사 관련 특보 방송을 많이 했는데,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어요. 많은 시민이 그렇게 얘기해요. 세월호 때도 그렇고, 이태원 참사 때도 그렇고. ‘왜 교통사고인데 국가한테 책임지라고 하느냐.’ 혼동하시는 것 같은데, 큰 피해가 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국가가 더 규제하게 돼 있어요. 이를테면 택시 승객에 대한 규제와 비행기에 대한 규제가 완전히 다르잖아요. 비행기는 승객이 몇 명일 때 스튜어디스 몇 명이 타야 한다, 이런 규정이 다 있어요. 택시나 버스는 그렇지 않잖아요. 대형 사고와 대형 피해가 우려되는 데는 정부가 더 나서서 규제와 감독을 하게 돼 있습니다. 세월호 때 그게 전혀 안 됐기 때문에 국가 책임이 크다는 거고, 이태원 참사도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곳이었잖아요. 정부가 미리 대책을 세워놨어야 하죠. 일상적인 교통사고와 비교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정부 책임이 큰 거예요.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 PD, 김세욱·이한울 PD(수습)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전 JTBC 기자),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김준일 〈뉴스톱〉 수석 에디터, 이은기 기자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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