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1반 김민지 아빠 김내근씨. ⓒ시사IN 신선영
2학년 1반 김민지 아빠 김내근씨. ⓒ시사IN 신선영

김내근씨(53)는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서도 근면하기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현재 2학년 총 반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참석하지 못하는 다른 유가족을 대신해 팽목지킴이와 재판 방청 등 다양한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저에게 세월호 참사는 암흑의 시작이었어요. 아직도 그 암흑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아요. 모든 게 어긋나기 시작한 거죠. 한 4년 동안은 매일 아침 하늘공원으로 가서 딸을 본 다음 가족협의회 사무실로 왔어요. 어느 순간 가는 게 어렵더라고요. 자식이 거기에 있다는 걸 계속 마주하는 게 힘들었어요.

화랑유원지 분향소 옆 공간을 가족협의회 사무실로 쓸 때였어요. 누군가 기름통을 가져와서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거의 빠지지 않고 사무실에 나왔어요. 처음에는 사무실에서 잠도 많이 잤어요, 지켜야 하니까. 집에 가지 않은 날도 많았어요. 그렇게 활동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예요. 저는 상복 입고 아이들 영정 사진을 들고 도보 행진을 하던 날이 기억나요. 우리의 마음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그렇게 했죠. 이태원 참사가 난 걸 보면서 참 힘들었어요. 저희에게 책임이 있다고 여길 정도로요. 우리가 과연 제대로 싸운 것이 맞나, 젊은 사람들이 단지 길을 가다가 이렇게 사고가 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잖아요.

10년 동안 매 순간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할 수 있는 건 대부분 했다고 생각해요. 단지 보이지 않는 성역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계속 진실을 찾기 위한 활동을 궁리하고 있어요.”

김내근씨는 빛이 잘 드는 사무실 책상 한쪽에 딸 사진을 붙여두었다. ⓒ시사IN 신선영
김내근씨는 빛이 잘 드는 사무실 책상 한쪽에 딸 사진을 붙여두었다. ⓒ시사IN 신선영

 

기자명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