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3반 한은지 학생 아빠 한홍덕씨. ⓒ시사IN 신선영
2학년 3반 한은지 학생 아빠 한홍덕씨. ⓒ시사IN 신선영

한홍덕씨(56)는 세월호 인양 작업이 한창이던 때 동거차도 텐트에서 유가족들이 먹을 식사의 요리를 도맡았다. 그는 10년 동안 빠짐없이 매주 한 번씩 하늘공원에 있는 딸을 만난다. 현재는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2학년 3반 반대표를 맡고 있다.

“청와대로 도보 행진하던 날 일하느라 중간에 합류했어요. 일을 할 때도 자꾸 은지 생각이 나서 괴로웠죠. 결국 하루도 안 빠지고 근무한 회사에 그만두겠다고 말했어요.

세월호 참사가 있기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 손으로 뽑았어요. 첫 여성 대통령으로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10년을 돌아보면 어떤 정부에서도 명확히 진상을 밝히지 않은 것이 정말 답답해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 같거든요.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내 아이를 지키지 못한 저에게도 죄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가나 정부는 왜 죄가 없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참사 초기에는 무슨 활동이 있으면 각 반에 모이는 인원이 많았어요. 6~7년쯤 되니까 점점 줄었죠. 남은 자녀와 가족을 돌봐야 하니까요. 무관심한 게 아니라 본인의 일상을 살아내려고 하는 거죠. 저는 지금도 은지 생일엔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생일상을 차려줘요. 갈비도 하고요. 어느 날 둘째가 왜 자기 생일에는 안 해주느냐고 묻더라고요. 여태껏 다른 자식들의 감정을 못 느꼈어요. 첫째 생각만 주로 하고 살았으니까. 둘째와 셋째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요즘은 모든 가족 생일상을 다 차려주고 있어요. 매주 한 번씩 은지를 만나러 하늘공원에 가요. 거기에 가서 은지 사진이라도 안 보면 자꾸 그 모습이 잊히는 느낌이에요.”

한홍덕씨는 10년이 흘러 빛바랜 딸의 사진을 여전히 지갑 안에 넣고 다닌다. ⓒ시사IN 신선영
한홍덕씨는 10년이 흘러 빛바랜 딸의 사진을 여전히 지갑 안에 넣고 다닌다. ⓒ시사IN 신선영

 

기자명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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