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권(정치철학자)
"네포티즘을 아주 쉽게 말하면 학연·지연·혈연 등으로 맺어진 사람들에게 권력이나 특권 등을 주는 연고주의 일종의 족벌주의 같은 걸 의미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경선 때 경쟁자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리스크’라는 이름을 붙였잖아요. 권력자의 가족에 논란 지점이 있고, 공적 사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를 지적한 건데요.

예컨대 윤석열 대통령은 장모 문제를 두고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대법원에서 징역 1년 확정판결을 받았어요. 윤 대통령이 제일 싫어한다는 허위 정보를 스스로 생산한 거잖아요.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겁니다”라는 말을 한 지도 2년밖에 안 지났어요. 그런데 김건희 특검법을 포함한 쌍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본인이 했던 말이 다시 소환되고 있어요.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에 거부권을 행사한 적 있지만 가족과 관련된 특검은 아니었어요. 네포티즘의 가장 큰 문제가 공사 구분이 없어진다는 점이에요. 권력의 구분 없음이 권력 행사 자체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려요. 김건희 리스크에서 이를 관리할 만한 국가의 공식 기구가 없다는 게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죠. 있었는데 없애버렸어요. 여사의 사적 인연이 공식 행사에 동행하고 대통령 전용기를 타요. 국민 세금으로요.

정권 초기부터 배우자 논란이 이어지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그랬어요. “대통령을 처음 해봐서 잘 모르겠다”고요. 민주화 이후에 대통령 두 번 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그러면 큰일 납니다. 명품 가방 수수 논란도 이제야 알려졌지만 시기를 보면 한창 사람들이 ‘공사 구분 안 된다’라고 비판하고 있을 때입니다. 여사 본인도 조심해야 하지만 조심하도록 가장 경계시켜야 할 사람이 누구예요? 대통령 자신이잖아요. 그 어떤 논란에도 국민 눈치를 전혀 안 봐요. 이걸 자제시키지 못하면 그게 바로 네포티즘이 되는 겁니다."


전체 방송 내용은 시사IN 유튜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 PD, 김세욱·이한울 PD(수습)
진행: 장일호 기자
출연: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정치철학자, 이한울 PD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