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11월19일에 끝났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월즈)’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팀 T1이 우승했다. ‘롤’의 ‘ㄹ’ 자도 모르는 입장에서 보기에 신기했다. 이번 대회 온라인 누적 시청자 수가 약 4억명에 이른다니, 그 숫자에 놀랐다. 왜 서울 광화문광장에 1만5000명 관중이 모이고, 결승 티켓은 10분 만에 매진되고, 암표 가격이 수백만 원에 이르는지. 5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 그리고 6년 만의 우승이라 더 열광하는 것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게임 마니아’ 이상원 기자가 쓴 이번 호 커버스토리는 그 궁금증에 답하는 월즈 스토리 ‘복기’라고 할 수 있다. 스타 플레이어 ‘페이커’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e스포츠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고민도 짚었다. e스포츠 시청자가 꾸준히 늘고, 올림픽 종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까지 나오는데 e스포츠 업계의 재정은 아직 취약한 편이다. 주로 온라인 중계를 하는데, 그 액수가 TV 중계권료만 못하다. e스포츠 산업의 수익 중 상당 부분은 기업 후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페이커’ 같은 스타성을 가진 선수가 은퇴하고 나면 e스포츠 산업 전반이 흔들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한다. ‘이런 면이 있구나’ 하며 e스포츠의 명암을 읽는 게 나만은 아닐 듯하다.
11월28일(프랑스 파리 현지 시각) 2030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19표를 얻었고, 부산은 29표를 얻는 데 그쳤다. 유치전에 늦게 뛰어들었고, 불리하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해볼 만한 수준으로 따라잡았다”라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에 기대 수준이 올라갔다. ‘정말 되려나’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다. 1차 투표에서 사우디를 저지하고 결선에서 뒤집는다는 전략은, 헛된 몽상이었다.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급기야 대통령이 사과까지 해야 했다. 잼버리부터 엑스포까지, 이 정부는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연거푸 물을 먹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뒤집기 어렵다는 분석을 윗선에 보고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확한 사실 분석도 기대와 다르면 ‘듣기 싫은 말’이 되어버린다. 듣기 좋은 말은 누구나 반기지만, 듣기 좋은 말만 듣다간 그 끝이 좋지 않다. 대통령이 듣기 좋은 말만 들으려 하고, 그 주변에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는 건 아닌지 이참에 찬찬히 복기해볼 일이다. 119대 29로 진 걸 ‘석패’라고 쓰는 기사도 그저 듣기 좋은 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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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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