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트위터)는 7월29일 혐오 발언을 일삼아온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계정을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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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트위터 계정이 7월29일 복원되었다. 지난해 12월 초 계정이 정지된 지 8개월 만이다. 웨스트는 ‘힙합 역사상 가장 위대한 뮤지션’으로 칭송받아온 사람이다. 트위터의 새로운 브랜드 X나 그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웨스트의 계정 복원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웨스트는 지난해 12월1일 극우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와 인터뷰에서 나치 및 히틀러에 대해 이렇게 발언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세울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히틀러와 나치에게도 좋은 점이 있다. 나치를 일방적으로 질타해서는 안 된다.”

알렉스 존스는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19세 청소년이 학교에 난입해서 어린이 20명 등 28명을 살해한 사건)에 대해 “오바마 정부가 총기를 규제하기 위해 날조한 사건”이며 “한 명도 죽지 않았다”라고 말할 정도로 음모론을 남발해온 자다. 그런 알렉스 존스조차 웨스트의 저 발언엔 당황해서 나치를 “폭도(thugs)”라고 부르며 “히틀러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웨스트는 인터뷰가 끝난지 한 시간 뒤에는 유대인을 상징하는 표식인 ‘다윗의 별’ 안에 나치의 문양인 스와스티카(卍)를 합성한 포스팅을 올렸다. 트위터의 주인이 된 지 5주째였던 일론 머스크는 이에 대해 “웨스트가 폭력 선동에 대한 규제를 위반했다”라는 게시물과 함께 그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흑인들이 노예가 되기로 선택했다”

그런데 웨스트의 계정 정지는 지난해 12월2일이 처음은 아니다. 트위터 계정만 정지되었던 것도 아니다. 그는 수년에 걸쳐 꾸준히 혐오 발언을 내놓고 사회적 몰매를 맞으면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웨스트는 나치가 유대인들에게 자행한 홀로코스트가 허구라고 말해왔다.

그는 또한 미 경찰에게 희생된 조지 플로이드의 사인에 대해 ‘펜타닐 중독에 따른 질식사’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패션쇼에서는 “White Lives Matter(백인 목숨도 중요하다)”라는 문구가 적힌 셔츠를 입었다. 이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중요하다)” 운동을 비꼬기 위한 퍼포먼스로 해석된다.

웨스트는 흑인 노예제에 대해 “흑인들이 노예가 되기로 선택했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흑인 해방을 반대했던 남부연합기를 몸에 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웨스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트위터(혹은 X)는 지난해 10월에도 혐오 발언을 이유로 웨스트의 계정을 정지시킨 바 있다. 그러나 한 달 여 지난 같은 해 11월12일에 혐오 발언으로 유명한 다른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웨스트의 계정을 풀어줬다. 이로부터 20일 만인 지난해 12월2일, 웨스트의 계정을 다시 정지시켰다가 7월29일 풀었다. 이번엔 며칠이나 갈까?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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