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신선영

이충재 기자(63)는 새벽 4시30분에 하루를 시작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발행하는 뉴스레터 마감을 위해서다. 가장 바쁜 시간이다. 조간에 실린 칼럼과 사설을 모두 읽고 칼럼 두 꼭지를 고른다. 권력 감시와 약자·소수자 배려라는 그가 지향하는 가치와 동떨어지지 않되, 시각이 참신한 글 위주로 선정한다. 그런 다음 전날 대략 작성해둔 그날의 메인 뉴스 해설을 몇 차례 더 퇴고하고, 칼럼 두 꼭지 소개와 함께 이메일 뉴스레터를 띄운다.

〈이충재의 인사이트〉가 독자들에게 찾아가는 시간은 아침 6시 정도다. 그의 1차 데드라인이 마무리되는 때이기도 하다. 잠시 숨을 고르고 조간 기사를 살핀다. 아침 9시 출근하고부터는 내일 아이템을 궁리한다. 정부 부처 등에 있는 기자실이나 35년 동안 근무했던 〈한국일보〉가 아닌, 동네 도서관으로 출근한다. 지난해 12월 퇴사한 이후 단 하루도 빼놓지 않은 그의 일상이다. 〈한국일보〉라는 타이틀은 내려놨지만 여전히 기자로 살고 있다.

오전 내내 아이템 선정과 ‘야마(기사의 핵심 주제를 뜻하는 기자계 은어)’를 고민하며 쏟아지는 뉴스를 체크하고 자료를 뒤적인다. 오후에는 취재를 곁들이며 글을 쓴다. 저녁 7시쯤 마무리를 한다. 밤 10시30분에서 11시 사이에 잠든다. 그리고 다시 다음 날 새벽 4시30분부터 같은 일을 반복한다. 온종일 스스로를 ‘뉴스 감옥’에 가둬놓는 셈이다. 왜 그렇게 하는지 물었다. 돈이 나오는 것도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 않냐고.

그의 대답은 단순했다. “아직 현역 언론인이라고 생각한다.” ‘딸깍발이’나 ‘방망이 깎던 노인’이 떠오르는 말이다. 그만큼 꼿꼿한 직업정신이 담겼다. 실제로 이충재 기자는 〈한국일보〉 재직 시절 ‘딸깍발이’라는 별명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편집국장·주필 등을 역임한 천상 ‘신문쟁이’다.

하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춰 이 원로 언론인은 현재 1인 미디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자신의 하루를 완전히 갈아넣는 글쓰기부터 뉴스레터 편집 및 발송까지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한다. 〈한국일보〉 주필을 하면서 논설실 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2021년 몸소 실천에 옮긴 뉴스레터 발행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개인정보 과잉수사 ‘분풀이’만일까” “집회·시위 강경 대응 다 이유 있었다” 등. 최근 그가 보낸 뉴스레터 제목이다. 현안의 맥락을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다. 눈 밝은 언론인이 내다보는 이슈의 관문도 살필 수 있다. 기자의 핵심 역량을 성실함으로 꼽는 그는 오늘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다. ‘이충재의 인사이트’는 홈페이지 (chungjae.com)에서 무료로 구독 신청할 수 있다.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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