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4년마다 펼쳐지는 전 세계 축구 대항전이다. 자연스레 ‘우리 팀’을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북한과 미국이 붙게 된다면? 일본과 중국이 겨룬다면? 국가 대항이라는 가정하에 미국·북한·중국·일본 각각의 조합(북한-미국, 북한-중국, 북한-일본, 미국-중국, 미국-일본, 중국-일본) 축구 경기 중 어디를 응원할지 이번 〈시사IN〉과 한국리서치 공동기획 웹조사에서 물어봤다.
2022년을 살아가는 한국인이 정서적으로 더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주변국은 어디일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둘 다 응원한다’거나 ‘둘 다 응원하지 않겠다’와 같은 중간지대 답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밸런스 게임’처럼 선택지를 둘로 제시했다. 대신 ‘모르겠다’는 항목은 남겨뒀다.
가장 팽팽한 결과는 ‘중국-일본’전이었다. 32.9%가 중국 응원, 32.8%가 일본 응원, 34.3%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상세 응답을 살피며 세대 차이가 컸다. 20대는 중국 응원 11.8%, 일본 응원 50%였다. 반면 50대는 중국 응원 48.8%, 일본 응원 24.4%로 반대 양상을 보였다.
압도적 응원은 미국이 받았다. ‘미국-중국’ 경기에서 미국 응원 87.7%, 중국 응원 4.7%, 모르겠다 7.6%였다. ‘미국-일본’전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응원 87%, 일본 응원 5.9%, 모르겠다 7.1%였다. 두 경기 다 세대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
나이 어릴수록 남북한 민족 개념 옅어졌다
다만 ‘북한-미국’ 경기에서만은 미국에 대한 응원이 앞선 경기(‘미국-중국’ ‘미국-일본’)와 다른 분위기를 띠었다. 북한 응원 39.9%, 미국 응원 46.2%, 모르겠다 13.9%였다. 국가 대항 축구 경기가 ‘민족주의’ 성격이 짙은 이벤트라는 점을 떠올리게 하는 결과다. 여기서도 세대 차이는 존재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북한 응원, 적을수록 미국 응원이 많았다(60대 이상은 예외). 50대의 55.5%가 북한 응원, 33.7%가 미국 응원을 골랐다. 20대의 22.8%가 북한 응원, 57.7%가 미국 응원을 밝혔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인에게 남북한 사이 민족 개념이 옅어진다는 의미다.
‘북한-중국’ 경기에서는 북한 응원 69.8%, 중국 응원 11.3%, 모르겠다 18.3%였다. ‘북한-일본’ 경기 또한 북한 응원 69.5%, 일본 응원 17.6%, 모르겠다 12.9%였다. 두 경기 모두 젊을수록 북한 응원의 정도가 떨어졌다. 대신 ‘북한-중국’전에서는 나이가 어릴수록 모르겠다는 대답이 많았다(20대 31.4%, 30대 26.6%, 40대 20.5%, 50대 10.5%, 60대 이상 10.8%). ‘북한-일본’전에서는 일본을 응원하겠다는 세대별 응답은 20대 25.4%, 30대 24.1%, 40대 9.6%, 50대 11%, 60대 이상 19.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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