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개표 상황실에선 사진기자들만이 느끼는 암전 같은 때가 있다. 바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이다. 사진기자들은 선거 결과를 방송 화면이 아니라 렌즈 너머 얼굴들의 표정으로 감지한다. 확연한 환호나 실망의 표정이 포착되지 않을 때, 사진기자들 역시 승패를 가늠할 수 없다.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그랬다. 승리를 자신했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3월9일 저녁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그 순간, 박수를 치되 환호하진 않았다. 찰나를 잡고 싶었던 사진기자들에게도 몹시 고민스러운 순간이었다.
3월10일 새벽,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최종 득표 차이 0.73%포인트로 힘겹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승리한 쪽도 패배한 쪽도 선뜻 승리자나 패배자로 불리기 힘든 순간이 이렇게 끝나고, 윤석열 대통령의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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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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