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가 광주 KBS다. 경찰이 시위대를 보호하는 ‘집회의 해방구’로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사는 광주와, 요즘 거리에서 웃음거리인 KBS의 조합이 궁금했다. 김무성 독자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만드는 PD, 그러니까 ‘언론계 동업자’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 같은 ‘살벌한’ 분위기는 아니라지만, 김 PD는 요즘 2004년 입사 이후 처음으로 시민의 핀잔을 들으며 취재를 다닌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부터다. “질타는 달게 받겠다. 하지만 내부에서 고민하고 싸우는 KBS 구성원에 대한 믿음만은 거두지 말아달라.”

김 PD는 〈시사저널〉 파업 사태를 지켜보면서 ‘동업자로서의 부채의식’이 생겼고, 주저 없이 정기구독자가 됐다. 동업자답게 사정을 이해해주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좀체 쓴소리를 않는다. 지역 소식이 너무 적지 않으냐고 기자가 먼저 물어도, 오히려 ‘건설적인 제안’으로 되받는다. “다른 지역 독자도 관심을 가질 만한 ‘전국화할 수 있는 지역 문제’를 찾아보라. 예를 들어 광주는 지금 5·18의 현장인 도청 철거 문제로 시끄러운데, 이런 건 지역에서 벌어지는 전국 이슈 아닌가.”

김 PD는 요즘 시국을 보며 ‘저널리스트’의 구실이 무엇인지 다시금 고민에 빠졌다. 사실만 전달하는 것일까, 옳다고 믿는 관점을 개입하는 것일까. 그런 의미에서 그는 최근 〈시사IN〉의 노 전 대통령 서거 특별판을 “고민거리를 많이 던져준 책”이라고 불렀다. “개인적으로는 좋았지만, 저널리스트로서는 사실과 개입의 경계가 어디인지 고민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는 그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다.

기자명 천관율 기자 다른기사 보기 yu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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