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정 (2021년부터 전자책 구독, 경기 성남시)
나는 사회 속 개인이다. 적어도 〈시사IN〉 제728호, 제729호에 걸친 ‘20대 여성’ 커버스토리를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나는 사회 속 ‘20대 여성’이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 직후 언론이 ‘이대남’을 부각할수록 내심 서운한 감정이 들었던 것은, ‘그들과 내가 동등한 유권자임에도 왜 나의 한 표는 조명받지 못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마음 깊숙이 자리했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혼란한 마음과 정체성을 명쾌하게 집어 ‘사회가 분석한 나의 집단’을 가시화한 커버스토리는 그야말로 신통하다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장막에 가려졌던 무언가가 말끔하게 보이는 기분까지 들었다.
‘20대 여자, 당신들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그 난해한 질문들을 타개해 나가는 지점에서 나와 기사 속 ‘20대 여성’들을 비교·분석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중 단연 공감되는 부분을 꼽자면 정치적 효능감에 관한 부분이었다. 기사를 읽는 내내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졌다는 것에 오묘한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대남’과 ‘이대녀’가 제시하는 새로운 정치·사회적 패러다임. 기사는 그 한가운데 당사자로 존재하는 사람에게 무언의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비록 지금은 서로가 척진 듯 보이지만, 언젠가는 같이 갈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한 희망이 차올랐다.
은승우 (2016년부터 종이책 구독, 충북 보은군)
Why. 어린이들의 필독서인 초등과학 학습만화의 제목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 이상 품었을 질문이지만 점차 침묵하고 살아가는, 육하원칙의 종결자이면서도 What과 How에 밀려 가치를 잃어가는 의문사.
요즘의 나도 그러했다. 수없이 쏟아지는 공문 처리와 민원 응대, 거기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과 맞물려 정해진 기한 내에 정책(What)을 문제 없이(How) 추진하는 데 급급한 현실에서 ‘왜’라는 질문은 시간 낭비이자 사치였다. 그러나 목적과 이유를 묻지 않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동기 상실과 피동적인 사람을 낳는다. 내가 오랜 기간 〈시사IN〉을 읽어오며 삼색 볼펜으로 밑줄을 긋고 물음표를 찍어 의견을 덧붙이는 것은, 더 이상 수동적인 정보 습득자가 되지 않기 위한 작은 몸부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대 여자를 주목한 〈시사IN〉 제728호 커버스토리는, 20대 남자 현상을 다룬 예전 기사가 던진 질문의 대답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아울러 젠더 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것은 누구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표를 찍어본다.
김세윤의 영화 칼럼은 매주 기다려지는 코너다. “왜, 이 영화를 보지 않는 거지?”라고 부드럽게 압박하는 완벽한 필력에 늘 감탄하며 영화를 찾게 된다. 신간과 추천도서를 소개하는 코너 또한 오래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의 질감이 전해주는 아날로그적 쾌감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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