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홀로 외롭게 병들지 않도록
줄리안 아벨·린지 클라크 지음, 이지혜 옮김, 남해의봄날 펴냄

“컴패션은 더 나은,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에 확고한 토대가 되어주는 가치다.”

어느 날 영국 서머싯의 프롬이라는 작은 마을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 지역 병원 응급실 입원율이 획기적으로 줄었는데 그 뒤에 ‘컴패션 프롬 프로젝트’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해외 곳곳에서 비결을 찾아 마을을 방문했다. 컴패션은 동정심, 연민, 측은지심 등을 의미한다. 의료진과 주민, 지역사회 개발자 등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아픈 사람끼리 서로 돌보는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였다. 질병 퇴치에 중점을 두는 의약품이 아니라 좋은 관계야말로 웰빙의 원천이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평생 완화치료 전문가로 일한 저자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주인공이다. 단지 ‘외롭게 병들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질은 결국 관계망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바다 생물 콘서트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흐름출판 펴냄

“숨을 내쉬고 들이쉴 때마다 당신은 바다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지구 표면의 3분의 2를 덮는 바다는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생태계다. 큰 소리로 대화하는 물고기, 다른 동물을 모방하는 문어, 양치하는 물고기, 산호들의 결혼식, 수중 약국, 잔혹한 번식 방식까지 물 아래 생명의 세계는 오늘도 고유한 속도와 특유의 규칙에 따라 공생하고 순환하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해양생물을 품던 바다가 현재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다. 바로 인간 때문에. 석유 및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기후변화, 해양 생활권의 파괴, 해양생물 멸종위기…. ‘탈라소필(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인 저자는 지금이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경고한다.

 

 

 

 

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
스기모토 다쓰히코 외 지음, 노경아 옮김, 어크로스 펴냄

“건축은 역사를 비추는 거울이며 인류의 지혜와 노력의 열매입니다.”

420여 컷에 달하는 일러스트가 눈길을 끈다. 건축 외관뿐 아니라 평면도·단면도도 보여준다.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저자가 풀어낸 교양서다. 서양의 대표 건축물 69곳을 소개한다. 이 책의 장점은 전문용어도 일러스트를 곁들여 알기 쉽게 풀어낸 점이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처럼 건축물과 관련한 인물·기법·예술 양식의 흐름까지 이야기를 들려주듯 경어체로 써내려갔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대순으로 기술했는데, 현대 건축물이 담긴 뒤쪽부터 펼쳤다. 가구 디자이너가 지은 주택 슈뢰더 하우스, 르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이와 롱샹 성당 등을 흥미롭게 읽었다. 코로나 4차 유행 시기, ‘방콕’하며 읽기 좋은 해외 건축 여행서로도 손색이 없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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