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네 살 비정규직 노동자가 끝내 퇴근하지 못한 길 위에 다시 섰다. 4월28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 고 김용균 노동자를 추모하는 조형물이 세워졌다. 김용균씨가 석탄을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은 지 2년4개월 만이다. ‘용균이 엄마’ 김미숙씨(김용균재단 이사장)는 아들의 얼굴을 닮았으면서도 아들과 함께 일한 동료들의 모습이 녹아 있는 동상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 통과를 위해 29일 동안 단식을 했던 그는 한쪽 팔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단지 넘어졌을 뿐인데 팔이 부러졌어요. 몸이 이렇게 약해진 줄 몰랐어요.” 팔 수술도 미루고 4월28일에 맞춰 제막식을 연 이유는 이날이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기 때문. 24시간 연기를 뿜어 올리는 발전소 굴뚝을 등지고 선 ‘김용균’은 앞으로 동료들의 안전한 퇴근길을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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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동자 차별이 생산하는 ‘새로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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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지난 2월22일 국회 역사상 처음으로 ‘산재 청문회’가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는 9개 기업의 대표가 참석했다. 포스코, 포스코건설,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GS건설, 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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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약자’임을 입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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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20년 전의 일이다. 박사과정 막바지였던 어느 날 새벽, 거실에서 논문을 쓰던 중 기지개를 켜다가 마룻바닥에 쌀알만 한 벌레를 발견했다. 잘 아는 놈이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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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떠난 후 3년 ‘또 다른 김용균’만 남았다 [프리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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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은 기자
앉은 무리의 절반에게만 햇빛이 비췄다. 해가 머리 꼭대기에 떠 있다는 낮 12시였다. 지난 12월7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김용균 3주기 현장추모제가 열렸다. 연대의 발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