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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 살 비정규직 노동자가 끝내 퇴근하지 못한 길 위에 다시 섰다. 4월28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 고 김용균 노동자를 추모하는 조형물이 세워졌다. 김용균씨가 석탄을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은 지 2년4개월 만이다. ‘용균이 엄마’ 김미숙씨(김용균재단 이사장)는 아들의 얼굴을 닮았으면서도 아들과 함께 일한 동료들의 모습이 녹아 있는 동상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 통과를 위해 29일 동안 단식을 했던 그는 한쪽 팔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단지 넘어졌을 뿐인데 팔이 부러졌어요. 몸이 이렇게 약해진 줄 몰랐어요.” 팔 수술도 미루고 4월28일에 맞춰 제막식을 연 이유는 이날이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기 때문. 24시간 연기를 뿜어 올리는 발전소 굴뚝을 등지고 선 ‘김용균’은 앞으로 동료들의 안전한 퇴근길을 지켜볼 것이다. 

기자명 태안/사진 이명익 기자·글 나경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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