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윤무영각종 정보 제공 채널의 확대가 개인투자자의 자산시장 접근을 향상시켰다.

2020년 한국 자산시장을 끌어올린 주인공은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었다.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 때마다 개인의 매수세가 뒤따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0년 2월28일 31조원 수준이던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을 겪은 직후 증가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1일 약 47조원, 8월10일 51조원, 11월26일 63조원을 거쳐 올해 1월12일에는 74조원으로 증가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일종의 ‘증시 대기 자금’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작동한다.

‘동학개미’는 한국만의 유별난 현상이 아니다.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젊은 세대의 자산시장 진입이 화두가 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로빈후드 투자자’다. 거래 수수료를 대폭 낮춘 ‘로빈후드’ 앱을 통해 2020년 자산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한 밀레니얼 세대를 통칭하는 표현이다. 주로 대형주를 매수한 한국의 동학개미와 달리 이들은 러셀 2000 지수에 포함되는 중소형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는 ‘닌자개미’, 중국에서는 ‘부추’라는 이름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확대가 조명을 받았다.

접근성 향상이 개인투자자의 확대를 불러왔다. 과거 증권사 객장을 직접 찾거나 컴퓨터 속에서 지표를 찾아야 했던 시대를 벗어나 모바일 앱으로 간편하게 자산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경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도 다양해졌다. 유튜브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신사임당(127만명)’ ‘슈카월드(114만명)’ ‘삼프로TV(108만명)’ 채널은 각각 100만 구독자를 넘어섰다. 2차전지·디스플레이·반도체·전기차·재생에너지 등 각 산업군 정보를 제공하는 곳도 늘었다.

그러나 시장에 대한 우려도 크다. 부채를 동원한 투자도 그만큼 큰 폭으로 증가해서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월18일 기준 신용융자잔고(증권사로부터 빚을 내 주식을 산 금액)는 약 21조346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도 1월14일 약 387억원에 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통계에는 잡히지 않으나, 은행권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계좌로 옮아온 이들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14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은 새해 들어 2주 만에 1조8804억원이 증가했고, 요구불예금 잔고는 11조7575억원이 감소했다. 반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1월4일부터 1월20일 사이에 약 12조4718억원을 순매수했다. ‘빚투’에 대한 우려가 결코 근거없는 걱정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기자명 김동인 기자 다른기사 보기 astori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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