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떤 법안이기에
  • 김연희·나경희 기자
  • 호수 608
  • 승인 2019.05.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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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5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올랐다.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면 해당 위원회는 180일 안에, 법사위는 90일 안에 법안 심사를 마쳐야 한다. 만약 270일 안에 끝나지 않으면 본회의에 자동으로 올라가고 60일 안에 찬반 표결을 해야 한다.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법안 내용을 살펴봤다.

■ 선거제도 개편


이번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안의 핵심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줄고(253→225석),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늘어난다(47→75석). 이때 비례대표 명단은 전국을 6개로 나눈 권역별로 작성된다. 또 선거 가능 연령이 ‘19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비례대표 의석 75개가 배분되는 방식은 복잡하다. 1차로 준연동제(연동률 50%)를 적용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 그 뒤 남은 의석은 지금처럼 정당 득표율에 따라 2차로 각 정당에 나눠준다. 계산 방식은 복잡하지만 지향점은 뚜렷하다. 비례성을 높이는 것이다. 지지율과 의석의 차이가 적어지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정당의 의석은 줄고 바른미래당이나 정의당 등 소수 정당의 의석은 늘어난다. 2016년 20대 총선 결과에 이번 개정안을 적용해보면 민주당은 17석(123→106석)이 줄고, 정의당은 9석(6→15석)을 더 얻게 된다.

■ 공수처 신설

‘적폐 청산’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다시 공수처 설치를 약속했다. 4월29일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여야 4당 합의안)’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에는 전·현직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판사,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 장성급 장교 등이 포함된다. 이들의 친족도 수사 대상이다. 이 가운데 대법관·검찰총장·판검사·경찰에 한해서는 공수처가 기소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공수처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며 기소권은 검찰에 남겨두었다.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대표 발의)’도 함께 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권은희 안은 고위 공직자를 현직으로만 제한하고 대법관·검찰총장·판검사·경찰 등의 기소 여부도 공수처 내의 ‘기소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은 수사권·수사지휘권·기소권을 모두 가진 막강한 기관이다. 검찰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은 오래도록 개혁 과제였다. 4월29일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린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되고, 경찰은 일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가진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분야는 공직자 범죄나 경제 범죄, 선거 범죄 등에 한정된다. 사건을 재판에 넘기는 검찰의 기소권은 그대로 유지된다.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능력도 제한된다. 검찰 조사에서 만들어진 피의자 신문조서는 재판에서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해도 적법성만 인정되면 증거로 쓰였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피고인이 부인하는 검찰 신문조서는 경찰 신문조서처럼 증거로 채택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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