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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4일 새벽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가락동시장 할머니와 포옹했던 사진은 두고두고 얘깃거리다. 한 블로거가 이 사진을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이 인민군 병사를 위로하는 그림과 비교했다. 포옹하는 각도나 구도가 거울처럼 닮아 제목이 ‘독재자의 얼짱 각도’다. 히틀러가 독일 시민과 포옹하는 사진도 곁들여 오르내린다.

하지만 꼭 독재자만 이런 사진을 찍는 것은 아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11월11일 재향군인의 날에 이라크 전쟁에서 두 다리를 잃은 퇴역 군인 태미 덕워스(40·위)를 끌어안았다(왼쪽). ‘대통령과의 포옹’으로 유명해진 덕워스는 어쩌면 차기 연방의원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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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인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차기 상원의원을 일리노이 주지사가 지명하게 된다. 그런데 로드 블라고야비치 일리노이 주지사가 상원의원직 매매 혐의로 체포되면서 이와 연관된 후보들도 타격을 입었다. 덕분에 현 일리노이 주 보훈처장인 태미 덕워스가 차기 상원의원 후보 3인 중 한 명이 됐다. 덕워스 자신은 아직 “상원의원직 제의를 오바마나 블라고야비치에게 받은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시민과 포옹하는 사진으로 이미지를 꾸미려는 욕망은 오바마나 이명박 대통령이 똑같다. 하지만 대통령 사진을 다루는 한·미 언론의 보도 태도는 차이가 있다. 보수 언론과 ‘낙하산 관영 언론’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을 방불케 하는 감동 스토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미국 신문은 미학적으로 더 뛰어나 보이는 오바마 포옹 사진을 1면에 쓰지 않았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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