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s=Newsis미국 인디애나 주 휘팅 시에 자리 잡은 영국 석유회사 BP의 정유시설.

회의적 환경론자들은 여전히 세계가 녹색성장으로 간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녹색성장은 화석 에너지 고갈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화석 에너지의 매장량은 오래된 논란거리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월 중순에 발표한 〈세계 에너지 전망 WEO 2008〉에 따르면 현재 석유 매장량은 앞으로 인류가 40년간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채 연수가 40년이라는 말은 1960년대에도 나왔다. 석유가 소모되는 만큼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기 때문에 가채 연수 계산은 큰 의미가 없다. 미국 지질조사소는 지구상에는 사용할 수 있는 ‘재래식 석유’가 3조 배럴이 있는데, 이 가운데 1조 배럴만 채굴됐다고 밝혔다. 아프리카·해양 등 아직 개척되지 않은 잠재 유전이 많다. 물론 석유 부존량이 아무리 많아도 태양 에너지보다 더 길게 쓸 수는 없고 언젠가는 고갈되기 마련이다.

두 번째 논란은 신재생 에너지의 효율이다. 미국진보센터(CAP)에 필적하는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는 11월19일 홈페이지에 ‘오바마의 녹색 일자리 사업은 실패한다’라는 글을 발표했다. 화석 에너지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오바마가 추진하는 식이라면 너무 많은 예산이 소요되고, 오히려 다른 일자리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영국의 경우 원자력발전 수요를 풍력발전으로 대체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풍력발전의 생산성이 떨어져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재생 에너지의 비생산성을 언급했다. 

유명한 회의주의자인 덴마크 코펜하겐 경영대학의 비외른 롬보르 교수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라도 투자를 하면 고용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딱히 신재생 에너지 분야만 특화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는 교토의정서처럼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국제 협약이 무의미하다고 했다. 정말 지구가 더워지고 있는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뭔지도 불분명하거니와 인간이 지구 기후를 통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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