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s=Newsis소말리아 휴전협정은 지켜지기 힘들 전망이다. 위는 지난 7월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한 이슬람 반군.

지난 10월1일 미국 국방부가 아프리카 사령부(AFRICOM)를 새로 창설했다. 그동안 미군의 아프리카 작전은 유럽 사령부, 중부사령부, 태평양 사령부가 나눠 맡아왔다. 미군의 여섯 번째 사령부가 된 아프리카 사령부는 아프리카 대륙 군사 작전을 총괄하게 됐다. 본부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독일에 있다.

아프리카 사령부 출범은 미군의 세계 전략에 이 지역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최근 아프리카에는 콩고, 수단 등에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가장 관심 있어하는 지역은 바로 소말리아다. 1995년 소말리아에서 철수한 미국이 이 나라에 집착하는 것은 소말리아 반군이 알 카에다와 연결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1991년 이래 17년째 내전 중인 소말리아는 현재 미국이 지지하는 과도정부와 이슬람 세력이 지지하는 반군(ARS)이 대립하고 있다. 지난 6월 과도정부와 반군 사이에 휴전협정이 체결되면서 한때 소말리아에 평화가 오는가 했지만, 에티오피아 군 철수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 반군 연합체 사이에 의견 통일이 되지 않아 여전히 내전은 끝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소말리아 반군을 구성하는 주요 연합 세력 중 하나인 알 샤바브와 이슬람법정연대(ICU)가 알 카에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2007년 6월 미국 국방부는 ICU 고위 멤버를 체포하면서 그가 알 카에다 요원이었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국무부는 올해 3월20일 알 샤바브를 특별 지정 테러리스트 그룹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해당 단체는 자신들이 자생적인 저항 그룹이며 알 카에다와 상관없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월29일 소말리아 북부 소말릴란드와 푼트란드에서 차량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28명이 사망했다. 소말릴란드와 푼트란드는 내전이 한창인 모가디슈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소말리아의 안전지대’라 불렸다. 29일 테러는 이제 소말리아에 안전지대가 없다는 신호가 됐다. 미국의 젠다이 프레이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는 “이 테러 공격은 알 카에다로부터 훈련받은 자에 의한 준비된 공격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주장대로라면 알 카에다는 소말리아에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소말리아 반군과 해적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다. 이슬람법정연대는 해적이 정의를 어지럽히는 악당이라며 대대적인 해적 소탕에 나선 적이 있다. 그때 소말리아 바다에는 오랜만에 평화가 찾아왔다. 반면 알 샤바브 세력은 해적과 우호적인 관계라는 의혹을 받는다. 9월25일 해적이 우크라이나 MV파이나호를 납치했다. 이 배에는 러시아제 T-72 탱크 33대와 3000만 달러어치  중화기가 실려 있었다. 미군과 러시아 군이 공동으로 해적을 포위했지만 해적은 돈을 요구하며 항복을 거부했다. 이때 알 샤바브는 해적에게 물러서지 말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알 샤바브가 해적이 훔친 무기를 가로채려 한다고 비난했고, 알 샤바브 측은 “그 무기가 에티오피아로 건너가 우리를 공격하는 데 쓰일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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