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지역 일간지라고 하면 동부의 〈뉴욕 타임스〉, 서부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중부의 〈시카고 트리뷴〉이 꼽힌다. 이 중 뉴욕 타임스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민주당, 시카고 트리뷴은 공화당 성향으로 분류된다. 올해 대선에서 이 공식이 깨졌다. 10월18일 시카고 트리뷴은 사설에서 오바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1847년 창간한 시카고 트리뷴 역사에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를 보면 올해처럼 미국 신문사가 오바마 사랑에 빠진 적은 없었다. 2004년 선거에서 존 케리 지지 신문사와 조지 W. 부시 지지 신문사 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신문사’를 정의하는 기준이 약간씩 다르지만) 예를 들어 미디어 전문저널 〈에디터&퍼블리셔〉는 존 케리 지지 213곳, 조지 부시 지지 205곳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에디터&퍼블리셔〉가 10월24일 현재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오바마 지지 신문이 127곳, 매케인 지지 신문이 49곳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대선 10일 전 추세는 대개 선거 당일까지 이어진다.

2004년 언론사 지지 성향 분석표를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나온다. 언론사 소유주에 따른 지지도 경향인데, 윌리엄 싱글턴이 소유한 미디어뉴스그룹 계열사에서 16대2로 조지 부시 지지가 많았고, 뉴욕 타임스 그룹 계열사는 6대2로 케리 지지에 치우쳤다. 반면 독립 언론으로 분류된 신문사는 30대30으로 민심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