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윤전추·이영선은 무슨 근거로 박근혜 옆에?
  • 전혜원 기자
  • 호수 497
  • 승인 2017.03.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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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직원인 윤전추 행정관과 이영선 경호관이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경호관은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해 형사재판
중이고, 경호 인력이 아닌 윤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할 근거가 없다.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사흘째인 3월12일 저녁,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를 출발해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청와대 현직 윤전추 행정관과 이영선 경호관이 자택에 머무는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파면당한 박 전 대통령 예우를 둘러싼 논란을 ‘팩트 체크’했다.


청와대 현직 직원이 파면당한 전직 대통령을 보좌할 수 있나?

이영선 경호관이 박 전 대통령을 경호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다. 이 경호관은 2013년 3월부터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하다 2015년 9월쯤부터 경호실 소속 ‘경호관’으로 근무 중이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전직 대통령에게는 △지급 당시 대통령 보수연액의 95%에 해당하는 연금(매월 약 1238만원에 해당한다) △유족 연금 △기념사업 추진 지원 △비서관 3명과 운전기사 1명 △필요한 기간의 경호 및 경비 △교통·통신 및 사무실 제공 △본인 및 그 가족 치료 등의 예우를 할 수 있다. 대통령이 재임 중 탄핵을 당해 퇴임한 경우에는 위 예우 중 ‘필요한 기간의 경호 및 경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박탈된다. 박 전 대통령 퇴거에 따라 청와대 경호실은 삼성동 자택 경호팀 20여 명을 구성했고, 이영선 경호관은 여기에 합류했다. 자택에는 즉각 임무가 가능한 최소 인력이 배치되며, 경호 인력 대부분은 자택 인근 경호사무동에서 근무한다.




이영선 경호관은 피고인 신분인데도 경호관이라는 공무원 신분 유지가 가능한가?


국가공무원법 제73조 3의 제1항을 보면, 임용권자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에게는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강제조항이 아니며, 직위를 해제한다고 해도 공무원 신분은 유지된다. 공무원 신분을 상실하려면 형이 확정되어야 한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 △법원의 판결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자격이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 등은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는 “직위 해제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자동 퇴직은 형이 확정돼야 한다. 무죄추정의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특검 공소장에 따르면 이영선 경호관은 2013년 3월부터 현재까지 청와대 행정관과 경호관으로 근무하면서 △대포폰(차명 휴대전화) 명의 제공자들과 공모해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무면허 의료인들이 청와대 정식 출입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대통령 관저까지 들어가 의료행위를 하도록 한 혐의(의료법 위반 방조) △최순실을 알았는지 여부 등에 대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한 혐의(위증) △3회에 걸쳐 국회 국정조사 특위로부터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받고 있다.

이 경호관은 사실상 최순실씨와 인연이 있어서 청와대 행정관이 되었다. 대통령 의상실에서 최순실씨를 극진히 보좌하는 영상이 보도되기도 했다. 그의 혐의는 박 전 대통령을 파면으로 이끈 박근혜 게이트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관련 사건으로 형사재판을 받는 이 경호관이 역시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을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윤전추 행정관은 경호관도 아닌데 자택 보좌가 가능한가?

윤전추씨는 부속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이다. 경호 인력도 아닌 현직 행정관이 파면당한 전직 대통령을 보좌할 법적 근거는 없다. 윤 행정관이 계속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려면 청와대에 사표를 내고 박 전 대통령 개인에게 고용돼야 한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연가를 낸 상태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행정관이 박 전 대통령 퇴거 뒤 삼성동 자택을 수차례 방문하는데도 사표 제출 여부는 3월17일 현재까지 명확하지 않다.

유명 헬스트레이너 출신인 윤 행정관도 최순실씨 소개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윤 행정관 역시 이영선 경호관과 함께 대통령 의상실에서 최순실씨를 시중드는 모습이 공개됐다. 윤 행정관은 지난 1월5일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의 옷값을 최순실씨가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에게 줬다”라고 증언했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8시30분께 대통령의 호출로 관저에 가 업무를 했다. 정확히 어떤 업무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증언했다. 윤 행정관은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 출석을 요구받았을 당시에도 이 경호관과 함께 연가를 낸 채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 식사를 담당했던 김 아무개 요리연구가도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실이 알려졌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 머리와 화장을 담당한 정송주·정매주 자매가 삼성동 자택에 매일 출입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이들과 청와대가 여전히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시사IN〉은 정연국 대변인에게 수차례 연락해 관련 사실 확인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는 “윤전추 행정관은 경호실 소속이 아니고, 향후 경호 인력으로 들일지도 검토 대상이 아니다. 미용사나 요리사는 경호 인력이 아니라는 게 상식이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경호실 경호를 언제까지 받을 수 있나?

최장 10년이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4조를 보면, 경호실은 본인 의사에 반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퇴임 후 10년 이내의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를 경호한다. 대통령이 임기 만료 전에 퇴임한 경우와 재직 중 사망한 경우의 경호 기간은 그로부터 5년이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또는 배우자의 요청에 따라 경호실장이 고령 등 사유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임기 전 퇴임 여부와 관계없이 5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본인이 요청할 경우 법적으로 앞으로 2027년까지 10년 동안 경호실 경호를 받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연금을 받지 못하는데?

지난해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재산은 35억1924만4000원이다. 이 중 삼성동 자택이 25억3000만원(공시지가 기준)이고, 나머지는 모두 예금이다(9억8924만4000원). 자택을 팔지 않더라도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텔레비전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가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받은 6억원에 대해 문제 삼자, “저는 자식도 없고 그 어떤 가족도 없는 상황이다. 나중에 그건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선거대책위 관계자들은 “삼성동 자택 등을 사회에 환원할 것이다”라고 언론에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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