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11일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 후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안 원장의 입장 표명으로 사그라져가던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열기가 되살아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지난 6월 중순부터 3개월째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당내 대선후보경선은 장외의 안 원장과 단일화를 앞둔 사실상의 예선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끄는데 실패했다.

당초 김두관·김영환·김정길·문재인·박준영·손학규·정세균·조경태 후보 등 8명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고 예비경선까지 거치면서 한껏 달아오를 듯했던 분위기는 각종 악재 탓에 좀처럼 흥이 나지 않았다. 


특히 예비경선 때부터 시작된 경선 규칙 줄다리기는 본경선에서 쓰나미급 악재가 되고 말았다.

모바일투표 무효 처리 논란부터 모바일투표 통화 5회 도달 기준 충족 여부를 놓고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당론으로 정했던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놓고도 후보들간 엇박자가 나타나면서 유권자들의 실망감을 커져만 갔다.

게다가 문재인 후보가 지역순회 경선에서 10연승을 달리며 김빠진 경선이란 평가까지 나오자 극적인 반전을 통한 인기몰이는 더욱 바라기 힘들게 됐다.

여기에 경선 막바지 지역순회 합동토론회장에서 발생한 몸싸움과 오물 투척, 폭력사태는 유권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나아가 경선 논란과 흥행 실패 등과 관련해 당 지도부와 후보 측, 그리고 당내 중진 의원, 초·재선 의원 등이 책임 소재를 따지며 분열 조짐까지 보이자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이런 와중에 안 원장이 출마 여부를 발표한다고 밝히자 민주당 내에서는 단일화 여부를 떠나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만약 안 원장이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민주당 입장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고, 혹시 안 원장이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는 뜻을 밝히더라도 일단 당내 경선 흥행의 불씨는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 성향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중도층과 젊은층의 폭넓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안 원장인 만큼 민주당은 안 원장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겨룰 민주당 후보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최대 규모 선거인단이 몰린 경기·서울지역 경선(오는 15~16일)을 앞두고 컨벤션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심산이다.

게다가 그간 민주당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던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 결과'를 직접 거론했다는 점 역시 민주당의 정치적 영향력을 한층 부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앞서 안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 대로 대선 출마에 대해 국민께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이제 국민과 약속한 대로 국민께 보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혀 민주당 경선을 직접 언급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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