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강정의 평화를 기도하는 문정현 신부님이 사고를 당했습니다. 강정 방파제로 가는 길에 해경 10여 명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5m 아래로 추락했다고 합니다. 부안에서, 평택에서, 용산에서…. 신부님을 만난 것은 언제나 차디찬 길바닥 위였습니다. 정권을 가리지도 않았습니다. 길 위의 신부는 다시 길을 떠나 강정에 갔습니다.

얼마 전 강정 바다를 걷다가 신부님께 물었습니다. “신부님, 왜 지는 싸움만 하세요?” “부안을, 평택을, 용산을, 강정을 생각하면 잠이 안 와. 가슴이 미어져. 아픈 사람들 옆에 내가 옆에 있어줘야지.” 그러곤 울었습니다. 저는 술 먹고 운다고 타박했습니다. 그랬더니 조르바처럼 노래를 불렀습니다. “명박이, 쥐박이….” 얼마 전부터 신부님이 보내오는 문자 메시지는 긴박하고 처절했습니다. 어느 신부 구속, 어느 수사 체포, 어느 신부 다시 체포, 영장 청구, 체포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시더니…. 신부님께 건강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시사IN 양한모

〈나는 꼼수다〉에 제보를 했던 한 분이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의 신변이 걱정되어 저는 기사를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국의 색출작업은 집요했습니다. 그는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었습니다.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그는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옆에 서 있겠다고 그에게 용기를 보냈습니다. 겨우 마음의 평안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심각해져만 갑니다. 그에게 평화를 달라고 기도합니다.

나경원 전 의원 피부클리닉을 취재한 후배 기자는 다시 출석 요구서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경찰이 아니라 검찰입니다. 후배는 저와 정희상 선배의 취재를 도운 것입니다. 그런데 경찰은 약한 고리를 찾으려 했습니다. 체포영장까지 청구했습니다. 결국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검찰이 나섰습니다. 후배가 검찰로부터는 연애편지를 받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나는 꼼수다〉의 막내 김용민은 한때 생각 없이 던져놓은 말들이 비수가 되어 돌아옵니다. 맏형 정봉주는 감옥에서 울고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이 마르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오늘도 어느 여배우처럼 화살기도를 쏘아 올립니다. “저에게는 하늘로 쏘아야 할 화살이 너무 많아 탈이었습니다. 하느님, 저로 하여금 이 많은 화살들을 버리게 해주세요.”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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