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존슨 미8군 사령관은 지난해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주한 미군 장교들은 거의 100%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1년 이상 주둔하면서 극한의 전쟁 상황을 경험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주한 미군의 대응 능력은 훨씬 커졌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존슨 사령관이 인정한 것처럼 한국에 주둔하는 주한 미군들은 아프간과 이라크에 여러 차례 파병되었다. 이 중 각종 범죄로 물의를 일으킨 병사들의 경우 전쟁증후군을 앓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대표적 예로 미군 2사단이 주둔 중인 경기 동두천은 미군 범죄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난해 2월, 이 부대 소속 장병이 동두천 한 노부부의 집에 침입해 부부를 둔기로 때리고 부인을 성폭행하려다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 일이 있고 7개월 뒤에는 10대 여학생에 대한 주한 미군 성폭행 사건이 동두천과 서울 마포에서 잇달아 일어나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들 사건이 미군 장병의 전쟁증후군과 연관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그렇지만 아프간이나 미국 루이스-매코드 기지 인근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건이 한국에서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2007년 4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한 이 부대 소속 주한 미군의 경우 참전 후유증을 호소해 무죄판결을 받은 일도 있다.
2010년 9월26일에는 동두천에서 농사를 짓던 주민이 새벽 2시께 길거리에서 주한 미군 3명에게 총기로 위협당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미군 3명은 권총으로 피해자를 위협하며 “돈을 달라”고 협박했고, 이를 거부한 피해자는 미군들에게 폭행당했다. 미군이 총기를 들고 민가로 나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한국에도 상존하는 것이다. 한 미군 군의관은 “전쟁증후군에 시달리는 병사들에게 장소는 그리 중요하지 않는다. 그들은 분노조절장애, 충동억제장애 등의 증상을 겪는다. 이런 장애가 시도 때도 없이 작동할 수 있다. 고위험 지역에 다녀온 장병들은 더욱 심한 증상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이제 동두천도 전쟁증후군을 앓고 있는 미군의 범죄에서 안전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주한 미군은 한국에서 근무하는 미군 장병들의 전쟁증후군 상황 정보를 우리 국민에게 투명하게 밝히는 한편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도 소상히 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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