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ret War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작가와 주인공이 맞닥뜨린 마음들 배문성 (나무나무출판사 대표) 나에게는 ‘돌려보지 않은 마음의 열쇠’ 같은 것이 몇 개 있다. 항상 마음을 짓누르고 있지만 한 번도 열쇠를 돌려서 열어본 적이 없는. 첫 번째 열쇠는 아버지에 대한 알 수 없는 분노와 어머니에 대한 끝없는 죄책감이다. 두 번째 열쇠는 1980년 ‘광주’다. ‘광주’를 겪으면서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의뭉스럽고 조금 우스꽝스러운 경상도 사투리가 나를 힘들게 했다. 나는 왜 전두환과 비슷한 어투로 말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은 내게 대책 없는 좌절감을 던져주었다. 세 번째는 세월호가 가라앉았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시작된 무기력증이다. ...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블랙 어스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조행복 옮김, 열린책들 펴냄 “홀로코스트는 역사일 뿐만 아니라 경고이기도 하다.”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은 그 끔찍한 참상만큼이나 지독한 ‘효율성’으로도 유명하다. 나치는 유대인을 체계적으로, 관료적으로, 경제적으로 학살했다. 홀로코스트는 유능한 현대 국가만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로 간주된다. 〈블랙 어스〉는 새로운 해석을 제기한다. 북유럽이나 프랑스처럼, 나치가 점령은 했으나 기존 국가 제도가 남았던 곳에서는 학살이 일어나지 않았다. 학살은 소련과 나치가 번갈아 점령하며 국가 자체가 소멸되다시... 현실은 부조리하고 이념은 길 잃어도 이종태 기자 ‘80년대’ 5월은 정말 뜨거웠다. 이미 3~4월부터 기획된 ‘전두환 군사독재 타도’를 위한 시위와 농성, 타격전을 쉴 새 없이 이어나가야 했다. 비장했지만 두려웠다. 많은 사람들이 적(敵)과 아(我), 윤리와 패륜, 민족과 반역을 강렬하고 단순명료하게 가른 그의 문장에 의지하며 결의를 다졌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자가 수천 동포의 학살자일 때 양심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할 곳은 전선이다 무덤이다 감옥이다.” 유신 정권에 맞서 투쟁하다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시인 김남주가 몰래 내보낸 시(詩) ‘학살’의 일부분이다... 김경수의 시사터치 김경수 (만화가) 생각하는 재미 인생의 재미 김현 (시인) 오늘은 ‘사는 게 재미없다’는 말을 들었다. 카페에서 한 번, 지하철에서 한 번, 총 두 번이었다. 하루에 서너 번도 더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대신 듣게 되니 그 말의 우연한 겹침이 무척 신기했다. 이런 것도 인생의 묘미. 10대로 보이는 이가 휴대전화로 저편의 또래에게 건넨 말과 한 무리의 어르신들이 농담 삼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말 속에 자리 잡고 있던 말이 어찌 같을 수 있을까 싶다가 인생은 어디까지 살아야 재미있어지는 걸까, 인생의 재미에 관하여 생각해보게 되었다.생각해본다.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그러고 보면 ‘생각’이 기사 후~폭풍 김동인 기자 오프라인 매장에서 매진을 거듭했다.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전면에 다룬 〈시사IN〉 제555호 기사는 온라인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남문희 기자의 정상회담 분석 기사, 국내 여론 지형 변화를 다룬 천관율 기자의 기사, 북한 내 시장경제형 변화를 짚은 이종태 기자의 기사가 두루 사랑받았다. 남북 정상회담 관련 소식이 많았던 한 주였지만, 온라인에서 가장 열띤 토론을 불러온 건 포털 뉴스에 관한 기사였다. 이상원 기자가 쓴 ‘포털 독과점은 한국 현상’ 기사는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 com/sisain)에서 7... 경제위기가 김일성주의를 이겼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관련 서적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북한 관련 서적은 꾸준히 신간이 나오고 있는 분야이지만 좀체 판매고가 오르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한국 사회는 북한 연구자의 정통한 지식보다 진영 논리에 아부하는 문외한들의 ‘북한 괴담’에 쉽게 휘둘려왔다. 진영 논리의 거간꾼들에게 계속 북한 담론을 맡겨놓을 것인가. 북한 관련 서적이라면 북핵·주체사상·통일과 같은 거시적이고 정치적인 책만 있는 줄 알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주제의 책이 나와 있다. 무거운 주제가 부담스러운 독자들은 박태상의 〈북한 소설... 정교하고 호방한 이 록밴드를 보라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연주는 더없이 정교한데, 이를 통해 표현되는 밴드의 기세는 참으로 호방하다. 그들을 설명할 때 관습적으로 사용되어온 표현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적 록’이다. 그러나 아시안체어샷은 2집 〈이그나이트(Ignite)〉로 자신들이 이 납작한 수사보다 훨씬 더 큰 밴드임을 증명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첫 곡 ‘뛰놀자’만 들어봐도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할 수 있을 테니까. 구성진 도입부를 지나 시원하게 폭발하는 지점에 도달하면, 이 밴드가 얼마나 탄탄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 단박에 느껴진다. 이어지는 ‘빙글뱅글’ 역시 마찬가지... ‘도이머이’ 이후 도대체 뭐임? 이종태 기자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이며 저서 〈베트남 역사(Vietnam, a History)〉로 퓰리처상을 받은 스탠리 카노는 1995년 베트남을 방문해 전쟁 영웅 보응우옌잡 장군을 만났다. 보응우옌잡 장군은 프랑스를 베트남에서 축출한 디엔비엔푸 전투(1954년)를 이끈 신화적 지휘관이다. 베트남이 통일된 뒤에는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지냈다. 카노 기자는 “마르크스주의는 어떻게 된 거요?”라고 질문했다. 베트남공산당이 ‘도이머이(혁신)’를 선언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때였지만 마치 천지개벽이 일어난 것 같았기 때문이다. 투철한 마르크스 평화회담 이끈 탁월한 협상가 사명대사 김형민(SBS Biz PD) 조선 13대 임금 명종의 어머니 문정왕후는 어린 아들 대신 수렴청정을 하면서 대단한 권력을 휘둘렀어. 그녀가 밀어붙인 일 중 하나가 승과(僧科)의 부활이었지. 국가가 직접 나서 엘리트 승려를 뽑는 승과 제도는 고려 시대 이래 조선 전기까지 유지되다가 폐지됐는데, 문정왕후는 유생들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승과를 재실시한 거야. 문정왕후가 죽은 뒤 승과는 곧 폐지되고 말았지만 그 짧은 기간 승과 합격자들 가운데에는 후일 역사에 남은 승려가 여럿 있어. 대표적 인물이 서산대사 휴정과 사명대사 유정이야. 임진왜란이 터졌을 때 서산대... 여기 진짜 〈리틀 포레스트〉 같은 삶 이오성 기자 머위, 취, 고사리 나물을 무친다. 돌미나리와 머위 부침개도 상에 올린다. 부침개를 찍어 먹는 간장에는 올봄에 캔 달래를 넣었다. 육식주의자 손님을 위한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어린이를 위한 비엔나소시지 양파볶음, 잡채도 만들었다. 초봄에 캐서 보관해둔 냉이로 끓인 국까지 더하니 오늘의 한 끼가 완성됐다. 상이 차려지는 찰나 텃밭에서 쇠똥풀(왕고들빼기)과 당귀를 뽑아다 올린다. 특별할 것 없다. 머위에선 머위 맛이, 당귀에선 당귀 향이 날 뿐이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맛이다. 음식을 차린 조혜원씨는 산골살이 ... 우울증 환자를 대하는 법 정켈 ‘불가침 협정 서면화’ 북·미 선택지 될까 김영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 11년 만의 남북 정상회담이 4·27 판문점 선언의 도출로 성공을 거두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도 북·미 정상회담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비핵화의 반대급부들 중 하나가 북·미 불가침 협정 체결이다. 불가침 협정은 체제 보장을 원하는 북한의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면서,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불가역적인 보상을 제공하기를 꺼리는 미국 정부의 의중도 반영할 수 있는 조 ‘비핵화’ 회담 앞둔 미국의 막판 힘겨루기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월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비핵화 진의를 확인한 데 이어 5월8일 북·미 정상회담 막바지 준비 작업차 다시 북한으로 날아갔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미국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과 이란이 합의한 역사적인 핵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하며 폼페이오의 평양행을 알렸다. 그 직후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 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의 요구는 부분적으론 북한도 합의한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기초한다”라고 밝혔다.문제의 당의 미래 걸렸지만 경쟁력은, 글쎄올시다 김연희 기자 “6월에 1등은 3번이다!” 5월6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한 커피숍.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선대위) 발대식이 열렸다. 안철수 후보가 구호를 선창하자 지지자 400여 명이 따라 외쳤다. 흥분한 한 지지자가 “박원순은 시민으로, 안철수는 시장으로”라고 연호했다.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롯해 바른미래당 의원 18명이 자리를 지켰다. 선대위에도 의원들이 다수 차출됐다. 선대위 부위원장에 이혜훈·김성식 의원, 공동선대본부장에 오신환·이태규 의원 등이 인선됐다. 당력을 안철수 캠프로 집중했다. 바 여성 우울증은 달리 다루네 김민아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전공) 2016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요우울장애(우울증)의 평생유병률(평생 동안 한 번 이상 경험할 확률)은 남자 3.0%, 여자 6.9%로,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다. 이러한 양상이 한국만의 특징은 아니다. 2017년 세계보건기구가 발간한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이 남성(3.6%)보다 여성(5.1%)에게 더 흔하다고 보고한다. 여성은 왜 남성보다 우울할까? 전국 주요 의학대학에서 사용하는 정신의학 교과서들은 그 원인을 대체로 에스트로겐에서 찾는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호르몬이 주기성을 가지기 때문에 기분... ‘북·미 기 싸움’의 결과는? 남문희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탈퇴를 선언한 당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북한에 파견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이 “(북한에)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라며 대북 압박의 연장선에서 설명했다. 대다수 언론이나 전문가들도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대해 볼턴식 해석을 했다.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2차 방북 결과, 지난 4월 말 이후 북·미 관계에 형성된 불확실성이 제거되었고 정상회담까지 우울증 치료, 이렇게 이뤄집니다 장일호 기자 정신과의 심리적 문턱은 여전히 높다. 정신과에서는 우울증 치료가 어떻게 이뤄질까. 기간은 얼마나 걸리고 비용은 얼마나 들까. 안주연 마인드맨션 원장에게 물었다. 우울증 수기나 정신과 치료 경험을 담은 개인적 이야기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우울증이나 정신과에 대한 분위기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 ‘우울증을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다’ 정도는 대다수가 알고 있어도 ‘우울증으로 병원에 가야 하고, 치료를 받아야 하고, 재발될 수 있고, 약을 먹어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적극적으로 들리기 시작한 건 길게 잡아서 5~6년 전후인 거 같... 대한항공 직원들이 가면을 쓰는 이유 전혜원 기자 최소 한 정거장 전에 내려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오기. 유니폼을 입고 오는 경우 튀는 휴대전화 액세서리 하지 않기. 귀고리, 반지 등 장신구 빼기. 이름 부르지 않기. 모르는 사람과 말하지 않기. 해산 뒤 택시 여러 번 갈아타기. 당일이나 이후 참석 후기 말하고 다니지 않기…. 대한항공 직원들이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이하 단톡방)에서 공유한 집회 참가 지침이다. 지난 5월4일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대부분 가면을 벗지 못한 채 흩어졌다. 이날 가면을 쓰고 집회에 나온 한 대한항공 직원은 “외투 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