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의 경제 프리즘
워낙 황당한 이명박 정권의 등장은 자연스럽게 뉴 레프트를 형성케 했고, 비정규직 등 소외된 존재들의 문제를 한국 정치·경제의 전면에 세웠다.
지금 야 3당이 정치력을 발휘해서 정당 차원의 연정 구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촛불 민심을 비롯한 70% 국민이 바라는 방안일 것이다.
앞으로 한국 언론의 발전은 ‘미디어법’을 통한 신문·방송 통합이 아니라, 언론의 ‘독립성’에 대한 시민들의 ‘사회적 지지’에 달렸다.
7대3 사회, 대표 언론들이 자본주의 경제에서 사회의 지지가 필요한 대다수 약자를 버려두고 힘센 소수를 대변하는 현 상황은 정말로 그로테스크하다.
22조원 넘게 퍼부을 4대강 사업은 기존 토건적 결탁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는 파시즘적 지배체계를 만드는 장치가 될 것이다.
기술 연구 기반이 밑에서부터 붕괴하는 위기를 타개하려면 정부 내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이공계 출신이 끝까지 살아남도록 적절한 제도적 배려를 해야 한다.
원자력을 이용해 바로 수소 에너지로 가려던 부시의 전략으로 GM이 업계 1위를 도요타에 내주었다. 과연 미국 업체는 오바마의 연비 기준을 맞출 수 있을까.
‘규모의 경제’ 신봉자들은 ‘577’이라는 이름 아래 R&D 지출을 늘려 과학기술 강국이 되겠다고 말하지만, 기업이 이에 호응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한국의 연간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선진국 수준이지만, 이공계 연구원들은 여전히 군대를 방불케 할 정도의 인권 제로 지역에서 산다.
시민 회원제 형태로 특정 농가나 농장과 연대를 맺고, 지속적으로 농업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지원 농업(CSA)은 한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유전자변형식품 문제는 광우병보다 더 폭발력을 가진 사안이어서 그런지, 농림부의 태도는 예의 이명박 정부식 ‘속도전’보다는 눈치 보기에 가깝다.
쌀에 대해서만은 최소한 저농약 수준으로 환경 기준을 높이고 생태직불금 제도를 마련해 중요 생태 안전판이자 농촌 경제의 시발점인 논을 살리자.
농업 재생산 문제는 20대와 도시빈민을 어떻게 농업 고용정책과 연결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노동 집중 분야라 할 유기농업과 연계하면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에 유기농업 비서관을 두고, 총리실에 유기농업전환사업단 같은 것을 설치해 수십조원 쓰겠다고 하면, 슈퍼 추경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누가 반대할까.
자급률·식품 안전·생태계를 중시하는 선진국은 농업 생산성이 높을수록 농지 가격도 높지만, 한국에서는 가장 생산성 높은 땅이 가장 헐값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새롭게 농업 태스크포스를 꾸려 나아가려는 방향은 '대기업의 농업 진출’이지만 이는 경자유전이라는 헌법 원칙에 위배된다.
스포츠 영웅과 지도자들이 사실상 지방 토호와 한나라당의 전위대 노릇을 하는 한국 현실에서 진보의 스포츠 담론이 존재할 수 있을까?
국가가 주도하는 스포츠 쇼비니즘은 국제적으로도 창피한 일이다. 중국도 체육연금을 없앤 지금, 금메달을 돈으로 사는 짓은 그만하자.
생태와 문화가 살고, 한국이 정말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노무현-이명박-오세훈-김문수로 이어지는 이 지독한 두바이 신봉자의 시대가 끝나야 한다.
우리 문화 패러다임은 민주와 참여를 지나 창의로 가는데, 왜 한국의 창의 시정은 동대문운동장 죽이기, 경인운하 같은 토건 사업이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