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에서 즐기는 ‘이니스프리’ 신선영 기자 저녁 8시가 넘은 시각,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 본관 주변 조명이 하나둘 켜졌다.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청와대 모습을 담았다. 애견을 데리고 산책 나온 주민들도 보였다. 문재인 정부가 1968년 ‘1·21 사태(김신조 사건)’ 이후 50년 만에 청와대 앞길을 24시간 개방했다. 지정된 장소에서만 허용하던 사진 촬영도 어디에서나 가능해졌다. ‘열린 경호’를 자처한 청와대가 만든 낯선 풍경을 시민들은 만끽했다. 9개월을 기다려 세 글자를 고쳤다 신선영 기자 백남기 농민이 숨진 지 9개월여 만에 ‘사망신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6월20일 딸 백도라지씨(맨 왼쪽)와 부인 박경숙씨(가운데)가 서울대학교병원을 찾아 ‘외인사’로 기재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앞서 6월15일 서울대병원은 고인의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정정했다. 사망진단서는 바로잡았지만 경찰의 진압 과정에 대한 검찰 수사는 여전히 더디다. 1호선 철로 위 국화꽃 한 다발 신선영 기자 서울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철로 위에 고인을 기리는 하얀 국화꽃이 놓였다. ‘구의역 사고’가 난 지 1년이 지난 5월27일, 조영량씨(52)가 철로에서 작업을 하다 사망했다. 조씨가 맡은 입환(열차 연결과 분리) 작업은 원래 7인 1조가 정원이었다. 하지만 코레일의 인건비 절감 지침에 따라 2년 사이에 5명으로 줄었고, 사고 당일에는 4인 1조로 일했다. ‘18년차 베테랑’ 조씨는 여러 차례 인력 충원을 요구했지만 변한 건 없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이다. 시민들은 광운대역 출입구에 ‘이익보다는 사람의 안전을 위한 회... 지금 이 순간, 우리는 하나 신선영 기자 4월6일 강릉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이 우리 대표팀과 남북 대결을 펼쳤다. 남북 공동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를 연호했다. 3-0 한국 승리로 경기가 끝난 뒤 남북 선수들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선수들 손에는 ‘피스 앤드 스포츠’라고 적힌 엽서가 들려 있었다. 그래, 이게 나라지! 신선영 기자 “촛불이 승리했다! 탄핵은 시작이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3월10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은 축제의 광장이었다. ‘이게 나라냐’라던 시민들의 구호와 피켓 문구는 ‘이게 나라다’ ‘이게 정의다’로 바뀌었다. 2016년 10월29일 시작한 촛불집회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다시 썼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진정한 주인공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국회 탄핵 소추위원들도 아니다. 지난가을과 겨울 내내 촛불을 든 광장의 주권자들이다. 이 리본을 다시 맬 수 있을까 신선영 기자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장(38)이 어색하게 유니폼을 꺼내 입었다. 스물일곱 살, 처음 입었던 유니폼이다. 오랜만에 입다 보니 목에 리본 매는 법을 혼동했다. 20대에 꿈을 안고 취직했던 김씨는 2006년부터 긴 싸움을 시작해야 했다. 10년 하고도 11개월 9일이 지난 2017년 2월10일, 싸움은 4000일을 채웠다. 김씨는 1심과 2심 재판에서 불법 파견을 인정받았다. 2015년 대법원 최종 패소. 대법원의 반노동자 판례로 꼽히는 최악의 판결이었다. 김씨를 비롯한 여승무원들에게 회사가 미리 지급한 임금과 이자를 포함한 1... 뿔테 안경을 쓰고 온 준비된 ‘수감자’ 신선영 기자 유신 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법마(法魔)’로 살아온 그의 눈빛이 어느 때보다 흔들렸다. 1월20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 전 실장은 결국 구속되었다. 이날 그는 구속을 예상한 듯 평소 쓰던 금테 안경 대신 검은색 뿔테 안경을 썼다. 금테 안경은 구치소 규정상 반입되지 않는다. 어제는 실세 오늘은 숨어보세 신선영 기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국회 청문회 출석요구서’를 받지 않으려고 스스로 도망자 신세를 자청했다. 청문회 출석을 피하기 위한 꼼수인 셈이다. 12월7일 국회 경위들이 동행명령장을 가지고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씨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그를 만나지 못했다.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우병우 찾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떼창’, 곡명은 ‘하야’ 신선영 기자 11월1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 탑골공원 입구. 중고생 약 4000명이 전국청소년시국대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이러려고 학생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등 재치 있는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아이돌 트와이스의 히트곡을 ‘떼창’하며 ‘하야 페스티벌’을 만들어갔다.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그곳에서 신선영 기자 10월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에 고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애도와 추모의 벽’이 세워졌다. 이곳에서 지난해 11월14일 백남기 농민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추모의 벽을 설치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애도의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 권력의 무자비함에 맞서는 시민들의 추모 장소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백씨를 부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검은 옷을 입고 예술의 죽음을 애도하다 신선영 기자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월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난 이들은 춤과 노래로 검열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라는 플래카드에는 9473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여전히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한다. 받는 자, 찍힐 것이니 신선영 기자 10월7일 서울중앙법원 맞은편 서초동의 한 강의실. ‘란파라치(김영란법+파파라치 합성어)’ 강의가 열렸다. 문 아무개 원장이 명함집에서 명함을 꺼냈다. “명함 받으시겠습니까?” 그리고 그는 말했다. “벌써 다 찍히셨습니다.” 명함집에 난 작은 구멍으로 동영상이 촬영되고 있었다. 문 원장은 “김영란법 시행 후 공익 신고 파파라치 수강 인원이 종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3시간30분 동안 김영란법과 몰래카메라 쓰는 법을 배우면, 이들은 현장에 투입된다. 강한 자의 단식 신선영 기자 9월29일 오전 7시50분, 새누리당 대표실 ‘비공개’ 단식 농성장.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나흘째 단식 중인 이정현 대표를 살피려는 기자들이 쉴 틈 없이 오고 갔다. 이 대표는 읽던 성경책을 내려놓고 힘겹게 몸을 뉘었다. 곧바로 기자들의 셔터 소리가 이어졌다. ‘집권 여당 대표의 비장한’ 단식이라는 그의 말과 달리 왜 ‘특권 단식’으로 비칠까? 2년 전 이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에 동참한 야당 의원들을 향해 ‘의원 특권’이라 비난하며 ‘무노동 무임금’을 주장한 바 있다. 내리지만 말고 좀 올려주세요 신선영 기자 7월12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던 관광객들이 술렁거렸다. 세종대왕 동상으로 남성 1명과 여성 2명이 힘겹게 올라갔다. 이들은 곧바로 ‘대통령님, 개·돼지들이라서 최저임금 1만원은 아깝습니까?’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 이들은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며 ‘1만 시간’ 단식 농성을 이어온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알바노조) 조합원들이다. 기습시위 30 세월호특조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선영 기자 노란 리본 반지를 끼고, 노란 팔찌를 차고, 노란 손수건을 묶은 어머니는 ‘특조위’ 글자를 매만졌다. 6월30일, 청와대 인근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 유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특조위(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보장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특조위 종료 조치로 이곳에 파견된 공무원 29명 가운데 12명을 복귀시켰다.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8 빼앗긴 꿈은 누가 반납해주나 신선영 기자 원금 8640만원. 예금주 한국철도공사. 납입 이자율 (송달일 다음 날로부터) 연 5%. ‘귀하가 제기한 소송이 종결됨에 따라, 귀하에게 지급된 금액에 대하여 반납하여야 함을 알려드립니다.’ 차미선·문은효·강영순·오미선씨(왼쪽부터)를 포함한 KTX 해고 여승무원 33명은 한국철도공사로부터 빚 ‘독촉장’을 받았다.KTX 해고 여승무원들은 법정투쟁 끝에 1심과 선관위의 ‘성급한’ 인쇄 신선영 기자 20대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가 만들어내는 잡음의 끝은 어디일까. 중앙선관위의 투표 독려 광고가 성차별 논란 등으로 입길에 오르는 가운데, 3월31일 아침 경기도 파주시 한 인쇄소에 난데없이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이날 경기도 남양주시의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작업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투표용지 인쇄는 공직선거관리규칙 제71조 2 646일 만에 돌아온 수학여행 가방 신선영 기자 엄마 아빠는 아들이 마지막까지 만지고 쓰던 물건을 하나도 찾지 못했다. 아들은 돌아왔지만 입고 나온 옷도 찢기어 버려졌다. 여름휴가가 사라진 지난해 8월 아들 물건을 하나라도 찾고 싶은 마음에 진도를 찾은 고 백승현군의 어머니 임현실씨와 아버지 백용성씨는 세월호 유류품이 임시 보관되어 있던 진도군청에 갔다가 개별적 인계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허무하게 돌 2년 전, 이들은 엄마아빠였습니다 신선영 기자 2년 전, 이들은 엄마아빠였습니다.사흘 내내 세월호 청문회장을 채운 아이들의 엄마아빠 얼굴에는 슬픔, 분노, 고통 등이 떠나질 않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을 위한 진실은 밝혀질까요? 이승환, ‘한쪽 눈을 가리지 마세요’ 신선영 기자 4일 저녁 가수 이승환씨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콘서트 '한쪽 눈을 가리지 마세요'를 열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이승환 밴드와 뜻을 모은 피아, 10cm, 데이브레이크, 가리온, 로큰롤라디오, 타틀즈, 강풀 작가, 주진우 기자가 함께했다. 첫 무대에 오른 이승환씨는 "0.1%의 어리석은 어른들 때문에 99.9%의 국민, 청년들이 피해를 보는 더보기